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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성가로 교회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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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6 조회수5,141 추천수0

생활성가로 교회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상) 생활성가계 현 주소


젊은 찬양 사도들, 설 무대가 없다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생활성가 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PBC창작생활성가제에서 찬양 사도들이 노래하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평화방송ㆍ평화신문(사장 안병철 신부)이 매달 생활성가 가수들과 함께 서울 각 본당에서 생활성가(CCM)의 매력을 전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교회 매체가 나서서 대중(신자)에게 생활성가를 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교회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다.<본지 1260호 3면 보도>

문화 복음화를 위한 이같은 활동을 계기로 주님을 찬양하고 싶어도 현실적 어려움 속에 살아가는 생활성가계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생활성가의 현실

가톨릭 생활성가는 1980년대부터 1세대 김정식(로제리오)ㆍ신상옥(안드레아)ㆍ고영민(안드레아)ㆍ유승훈(프란치스코)씨 등에 이어 2세대 현정수ㆍ이철ㆍ이용현ㆍ김태진 신부, 권성일(미카엘)ㆍ이형진(가브리엘)씨 등이 이끌어왔다. 문제는 3세대에 이르는 지금의 젊은 생활성가 가수들도 1ㆍ2세대가 겪어온 '각개전투식' 활동에 그치고, 1500~3000만 원에 이르는 앨범을 빚을 내 제작ㆍ홍보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급'으로 불리는 생활성가 가수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설 무대도 부족하지만, 공연 한 번에 20~40만 원 선의 행사비를 받는 데 그친다. 그나마 생활성가를 하는 사제들은 본당 신자들을 비롯한 신자 팬층이 확보돼 있다고 하지만, 3세대에 속하는 젊은 생활가수들은 1만 원 남짓한 음반을 들고 각 본당과 매체에 홍보하러 다녀야 한다. 그 결과는 뻔하다. 게다가 기획사를 사칭하며 열정 하나로 노래하는 젊은 찬양사도들의 생계와 의욕마저 꺾는 심각한 사태도 생기곤 한다.

가톨릭문화기획 IMD 박우곤(알렉시오) 대표는 "간혹 개신교에서 생활성가 가수들에게 접근해 수백만 원의 월급을 보장한다며 개종해 찬양 리더, 문화선교사가 돼달라는 '캐스팅' 제의도 해온다"며 "생활성가를 업으로 삼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가수들이 겹벌이(two job)로 생활하는데, 이런 구조는 교회와 가수 모두에게 손해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생활성가 가수들은 생명력이 짧다. 뚜렷한 지원체가 없을 뿐 아니라 본당에서도 이들을 그저 청년 밴드쯤으로 여기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관심이 늘고는 있지만 생활성가는 아직도 기존 정통 교회 전례음악에 비해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뿐 아니다. 생활성가 가수들은 더 배우고 싶어도 합당한 교육기관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개신교 신학대 CCM학과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주님을 더 깊이 깨닫고 싶어 가톨릭 교리신학원 과정을 이수하는 생활성가 가수들도 있다.

한국천주교생활성가찬양사도협의회 이형진 회장은 "점점 더 많은 청취자들이 평화방송 라디오를 통해 생활성가를 듣고, 젊은 찬양사도들이 배고픔을 이겨내며 생활성가를 하려는 모습은 모두 생활성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찬양 같이 해볼래?'라고 말하지 못하고, 챙겨줄 수 없는 현실이 가장 큰 아픔"이라고 말했다.

협의회 담당 이건복(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신부는 "찬양을 통해 얼마든지 기도하고 체험할 수 있는데 교회 인식과 다양성 부족으로 많은 찬양곡이 빛을 못 보고 있다"며 "전례에 맞지 않는다고 터부시할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공동체가 함께 부르며 시대에 따라 생활성가로 하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20일, 이정훈 기자]

 

 

생활성가로 교회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중) 생활성가 존재 이유


신앙생활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교회 문화


 

- PBC창작생활성가제 본선에 앞서 열린 예선 무대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제14회 PBC창작생활성가제 본선은 5월 23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린다.


제14회 PBC창작생활성가제 2차 예선이 열리던 지난 3월 31일 서울 명동 평화방송 사옥.

올해에도 성가제 본선 무대에 오르기 위해 전국 각지의 참가자들이 출사표를 던져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알록달록 단체복을 맞춰 입고 준비한 율동을 선보인 초등학생 어린이부터 군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군종교구 장병들, 그리고 수도복처럼 하나된 화음을 선보인 수사들까지. 연령과 지역을 막론하고 주님을 찬양하고자 열정 하나로 뭉친 이들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이들이 생활성가를 부르는 이유가 궁금했다.


생활성가를 부르고 싶은 젊은이들

올해 생활성가제에 참가한 이들 가운데는 각기 4~10년 가량 생활성가 가수로 활동해온 팀도 있었고, 활동이 전무한 개인 참가자도 있었다. 참가 동기는 각기 달랐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신앙 이야기를 대중(신자)에게 전하고 싶다는 욕구가 컸다.

김현철(요셉, 부산 만덕본당)씨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성당에서 위로받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던 저만의 이야기를 곡으로 써서 전하고 싶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대중음악과 교회음악을 넘나드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부산교구 혼성 밴드 '소울 브릿지' 멤버 박성준(요셉)씨는 "4년간 활동하는 동안 멤버들의 각자 본업과 지역 이주 등 이유로 활동에 어려움이 잦았는데, 성가제 참가를 통해 작곡도 처음 해보고, 밴드가 다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교구 혼성 밴드 'Bliss' 보컬 김선미(안나)씨는 "교구 성가제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지만, '전국 무대'인 PBC창작생활성가제를 통해 더 많은 이들과 저희가 느낀 신앙의 힘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생활성가찬양사도협의회 이형진(가브리엘) 회장은 "생활성가 환경이 어렵다고 하지만, 지금도 각 본당에서는 청소년ㆍ청년들이 생활성가를 부르며 '즐거운 교회', '위로받는 교회'를 체험하고 있다"며 "대중문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신앙을 노래하고자 갈구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교회는 전례음악과 생활성가라는 다양한 장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성가는 문화적 흐름

김민수(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신부는 2010년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주최한 생활성가포럼에서 "새로운 교회문화로 확대 및 재생산되는 생활성가가 자연스레 하느님을 체험하고 찬미하는 신앙인의 삶이 되도록 문화사목을 통한 다각적인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매달 생활성가 가수들과 함께 서울 각 본당을 찾아 생활성가의 매력을 전하기로 한 것도 교회 내 문화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사이 몇몇 교구는 생활성가제, 신앙축제 등을 열어 찬양 사도들이 신앙을 풍요롭게 하도록 돕고 있다. 평화방송 TV와 라디오의 생활성가 관련 프로그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년 500개가 넘는 앨범이 발매되는 개신교 CCM 환경과 비교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많은 젊은이들이 이처럼 성가제와 젊은이 축제 등을 통해 꾸준히 '음악'과 '신앙'을 노래하려는 신앙적 욕구를 보이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음악에 목마른 신출내기 찬양사도들이 선배들에게 끊임없이 레슨을 부탁하고, 함께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하는 모습 또한 긍정적이다. 많은 방송 매체가 앞다퉈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놓고 이목을 끄는 요즘, 주님을 노래하고자 자신의 탤런트를 펼치려는 이들을 지원할 교회 관심이 절실하다.

이건복(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신부는 "새로운 찬양사도를 배출하고, 시대 감각에 맞는 새로운 성가가 꾸준히 생산되기 위해 생활성가제와 같은 무대가 꼭 필요하다"며 "교회 수요가 공급에 발맞추고, 다양한 문화 소프트웨어가 쓰일 수 있도록 교회의 생활성가 대중화를 위한 고민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27일, 이정훈 기자]

 

 

생활성가로 교회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 활성화를 위한 제언


"찬양은 복음화의 가장 큰 도구이자 기도"


 

생활성가는 지금도 우리 교회 곳곳에서 불리고 있다. 서울 대방동성당에서 생활성가 가수 최준익(오른쪽)ㆍ이경수씨가 생활성가를 노래하며 색다른 미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많은 생활성가 가수들은 본당 청년밴드 혹은 성가대 등에서 활동하며 찬양사도로서 걸음마를 뗀다. 그러면서 교회 가수로 성장해 성당이란 신앙 놀이터에서 겪은 기쁨과 감사의 기억을 노래하는 꿈을 꾼다. 청년미사에서 노래하며 자신의 재능을 확장해가는 것이다. 생활성가 가수의 꿈이 자라는 본당이 '작은 기획사'가 돼줘야 하는 이유다.

서울 성산동본당에서는 청년생활성가단 꿈(CUM)이 10년째 활동 중이다. 여느 청년단체처럼 본당은 활동비에 악기 구입비도 지원해준다. 매년 본당 정기공연에는 청년과 어른 신자 200여 명이 초대를 받아 이들이 부르는 생활성가로 즐거운 교회 공동체가 된다. 유동준(바오로) 단장은 "본당 지원에 힘입어 10여 명의 단원이 꾸준히 노래로 신앙을 전하고 있어 감사하고 든든한 마음"이라고 했다.

기획사 대표에 해당하는 본당 사목자들은 생활성가 가수의 꿈을 꾸는 이들을 그저 미사 봉사자가 아니라 전례음악을 풍요롭게 하고 젊은이를 하나되게 하는 음악선교단, 생활성가단 내지 교회 음악을 위한 인재로 양성하고 그들을 위한 활동 무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설 곳과 성장할 곳

시야를 넓혀 지구별 혹은 대리구별 생활성가 거점 본당 마련 또한 필요하다. 서울 대방동본당은 격주마다 주일 저녁 9시 미사를 생활성가 미사로 봉헌한다. 생활성가 그룹 심플리시티 멤버 최준익(막시모)ㆍ이경수(안드레아)씨가 피아노 연주를 곁들여 모든 미사 음악을 생활성가로 부르면 청년들은 흥겹게 따라부르고, 어른들은 좌석에 비치된 청소년ㆍ청년 성가집 '마니피캇'을 들여다보며 신선한 생활성가에 매료된다. 생활성가가 전례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이 미사는 벌써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수원교구 안산대리구문화원은 매달 한 차례 생활성가 음악회를 개최한다. 생활성가 가수 2~3팀이 출연해 찬양하는 동안 젊은이 50여 명은 함께 율동하고 노래 부르며 하나가 된다. 부산에서도 가장 교통이 편리하고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에 위치한 부산교구 서면성당에는 젊은이를 위한 문화공연장 '센다'가 있다. 330㎡(100평) 남짓한 이곳은 매주 생활성가 가수들의 신앙 공연장이 되고 있다. 청년 200여 명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면 '젊은이가 없다'는 교회 푸념은 금세 잊힌다.

부산교구 가톨릭생활성가협의회 김인규(미카엘) 회장은 "부산교구 가장 중심에 있는 센다는 생활성가 공연을 비롯해 선택주말 등 젊은이 신앙을 위한 열정의 공간"이라며 "가정ㆍ섬김 등 신앙을 주제로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많은 생활성가 가수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고자 생활성가계에 뛰어들지만 현실은 나 홀로인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해 교회 내 음대나 방송매체 등이 '생활성가 가수를 위한 음악ㆍ신앙 아카데미'를 마련한다면 이들이 개신교 CCM대학 문을 두드리거나 따로 가톨릭교리신학원을 오가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

후배 가수 20여 명과 공동체를 이뤄 함께 생활하는 생활성가 가수 장환진(요한 사도)씨는 "후배 가수들과 똘똘 뭉쳐 군부대를 방문해 찬양하고, 틈틈이 함께 성경공부를 하며 신앙의 의미도 깊이 깨닫는다"며 "무대에 오르는 것뿐만 아니라 신앙과 예수님을 제대로 알고 생활 속 선교사로 살아가려면 신앙교육이 꼭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생활성가찬양사도협의회 이형진(가브리엘) 회장은 "레슨실 하나 잡는 것도 어려운 현실에서 교회에 찬양사도 아카데미가 마련돼 생활성가 가수들이 한데 모여 실용음악과 신앙을 논하고, 정규 강의를 듣고 정식 학위를 받는다면 가수들의 전문성 또한 고양될 것"이라며 "이처럼 생활성가 가수를 예술가로 여기고 제대로 관리해야겠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면 생활성가 30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앙으로 이끄는 힘

국민의 80%가 가톨릭 신자인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에서는 생활성가 가수의 인기가 일반 대중가수를 훨씬 뛰어넘는다. 브라질 주교회의가 1960년대부터 음악선교 활동에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까닭이다. 가장 인기 있는 마르셀로 로씨 신부는 음반을 내면 300만 장이 팔린다. 지역 곳곳 성당과 교회기관에서는 밤늦은 시각까지 생활성가 콘서트와 음악미사가 봉헌된다. 생활성가로 하나 되는 공연장은 어두운 골목에서 마약과 범죄에 얼룩졌던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해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을 치유하도록 이끈다.

브라질 국민의 역동적 민족성이 함께 작용한 것이지만 이 같은 모습이야말로 '찬양은 복음화를 위한 가장 큰 도구이자 기도'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다. 가수로서 음악으로 신앙의 기쁨을 노래하고, 사도로서 신앙 체험을 전하는 이들은 어쩌면 교회 유일한 엔터테이너들이다.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아시아 청년대회에서도 신앙을 노래하는 이들이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신문, 2014년 5월 4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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