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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음악27: 즈카르야의 노래(Benedic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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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2 조회수3,853 추천수0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27) 즈카르야의 노래(Benedictus)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리라 …



루카 복음(1,5-25.57-79)은 세례자 요한의 출생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즈카르야가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할 때,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즈카르야에게 천사가 말하길,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도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하고 말하자, 천사가 대답하길,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여드레째 되는 날, 아기 이름을 요한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아기 어머니의 말에, 이웃과 친척들은 즈카르야에게 아기의 이름을 손짓으로 물었다.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에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고, 그 순간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성령으로 가득 차 예언하였다.

“주여 이스라엘의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 당신 백성을 찾아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가문에서, 능하신 구세주를 우리에게 일으키시어,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으로, 예부터 말씀하신 대로,
우리 원수들에게서 또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리이다.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거룩한 당신 계약을 아니 잊으시려,
우리에게 주시기로,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신 대로,
우리 원수들 손에서 구원하시어, 어전에서 겁 없이
성덕과 의덕으로 우리 모든 날에, 주를 섬기게 하심이로다.
아기야, 너 지존하신 이의 예언자 되리니, 주의 선구자로 주의 길을 닦아,
죄 사함의 구원을, 주의 백성에게 알리리라.
이는 우리 하느님이 자비를 베푸심이라,
떠오르는 태양이 높은 데서 우리를 찾아오게 하시고,
어둠과 죽음의 그늘 밑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며,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리라.”

이 노래를 ‘즈카르야의 노래’(Benedictus루카 1,67-79)라고 하는데, 라틴어 가사 첫 줄 “Benedictus Dominus Deus Israel”의 첫 단어에 따라 ‘Benedictus’라고 부른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루카 1,46-55), ‘시메온의 노래’(Nunc dimittis루카 2,29-32)와 함께 복음찬가(Canticum evangelicum) 혹은 ‘큰 찬가’(Canticum magnum)에 속한다. 시간전례에서 즈카르야의 노래는 아침기도, 마리아의 노래는 저녁기도, 그리고 시메온의 노래는 끝기도에서 노래하는데, 그레고리오 성가의 8가지 시편창법에 따라 노래할 때에는 각 절을 매번 도입부(Initium)부터 장엄형식으로 노래하며 마지막에는 두 절의 영광송을 덧붙인다. 또한 이 찬가의 앞뒤에는 고유한 후렴(Antiphon)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교창형식으로 노래한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기본으로 하고, 페벵(Antoine de Fevin, c1470~1511/12), 코로이(Eutasche Du Caurroy, 1549~1609), 페르구시오(Giovan Battista Fergusio, 1582~1628), 스트라델라(Alessandro Stradella, 1639~1682) 등의 작품이 전해진다.


■ 스트라델라(A.Stradella)의 ‘즈카르야의 노래’

바이올린 연주자, 성악가, 작곡가로서 이탈리아 여러 도시(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제노바)에서 극적이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스트라델라의 음악은 그의 삶 만큼이나 뚜렷한 대비 효과, 풍부한 멜로디 선율, 그리고 감탄할만한 서정성을 드러낸다.

그가 작곡한 ‘즈카르야의 노래’ 역시 초기 이탈리아 바로크의 음악적 기초 위에 소프라노와 알토의 이중창과 독창을 통한 대비 효과, 각 선율의 역동적 풍부함과 서정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마지막에 첨가되는 영광송(Gloria Patri)이 생략된 점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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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가톨릭신문, 2014년 5월 4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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