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80번 “성 요셉 찬양하세”
마태오 복음서 1~2장과 루카 복음서 1~2장에 근거를 두고 있는 예수님의 양부 요셉은 다윗 왕가의 후손입니다. 베들레헴에서 온 요셉 가문은 갈릴래아의 나자렛에서 목수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약혼한 요셉은 아이를 가진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 예수를 잘 보살폈습니다.
성 요셉은 동방 교회에서 공경하기 시작하였으며, 서방 교회에서는 9세기에 왠거스 펠리르라는 사람이 기념했다는 설이 있으나 1479년에 ‘성 요셉 대축일’이 로마력에 도입되면서부터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1870년에 비오 9세 교황은 요셉을 보편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레오 13세는 가장의 모델로 선포하였습니다. 또 베네딕토 15세는 노동자의 수호자라는 칭호를 부여했고, 비오 11세는 사회 정의의 수호자로, 비오 12세는 5월 1일을 성 요셉 노동자 축일로 확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성 요셉은 노동자, 목수, 신혼부부, 임종자, 이민자 그리고 피난민의 주보 성인이시기도합니다.
이 성가는 못갖춘마디의 벗어난 두 도막 형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20마디의 4/4박자로 노래하는 이 곡은 마치 한국의 메기고 받는 형식을 보는 듯한 후반의 후렴구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mf 로 조금 세게 시작하여 곡이 끝날 때까지 힘차게 노래합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찬양의 의미를 그대로 담고 노래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4분 음표를 사용함으로써 리듬의 정확성을 한층 더 높이고 나팔을 불듯 우렁차게 표현합니다. 두 마디 노래 후 잠시 숨을 고르는 8분 쉼표는 다음에 나오는 8분 음표를 더욱 활기차고 박진감 있게 끌어 올리며 힘차게 노래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흐름의 리듬은 마치 성 요셉의 모습을 닮은 듯 보입니다. 일관성 있고 한결같으며 꾸밈없는 정갈한 단순함 그리고 말없이 조용하면서도 강한 이미지의 성 요셉을 노래합니다.
히브리어로 요셉은 ’하느님께서 더하신다’는 뜻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에 아버지로서의 삶을 더하기 위한 하느님의 계획이셨기 때문일까요? 더한다는 것은 주역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내 의지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더하셨습니다. 즉, 얹어 놓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셉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세상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 중에 이름 없이 피어나는 들꽃처럼 나의 의지도 나의 선택도 아닌 조연의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주목받는 주연이 아닌 소박하고 단순한 조연을 선택하시어 당신의 계획을 이루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나의 신앙과 나의 삶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연이 아니면 안 되는 삶, 주목받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는 반대로 말씀하십니다. ‘나를 버리고 따르라!’ 사순 시기를 지내는 오늘, 우리는 낮은 곳에서 낮은 이들과 함께 그들의 조연이 되어 하느님을 빛낼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5년 3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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