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402번: 세상은 아름다워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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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6-07-12 | 조회수10,164 | 추천수0 | |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02번 “세상은 아름다워라”
여러분의 세상은 아름답습니까? 여러분의 세상 안에서 그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만나셨습니까? 뜨거운 태양 아래 뭉게구름과 춤을 추고 있는 새파란 하늘, 온통 초록빛이 물든 크고 작은 나무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빨주노초파남보 형형색색 행복을 수놓고 있는 세상!! 우리는 이러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매우 흡족해 하시는 모습을 ‘창세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가톨릭 성가 402번 <세상은 아름다워라>는 악곡 처음에 ‘힘있게’를 제시합니다. 노래가 끝나는 타임까지 한결같이 힘주어 찬양하도록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노래에서는 세상 한가운데서 쏟아지는 축복을 받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으며 하느님께 감사의 찬미를 드리게 되는데, 음 하나하나를 강조하며 또박또박 밀려나지 않게 노래해야 할 것입니다.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는 이 곡은 D.C.(다카포)를 이용하여 세도막형식의 악곡으로 만들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아름답고 찬란한 세상 안에서 주님과 함께 살아갈 것을, 후반부에서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신 주님을 찬양할 것을 강조합니다. 또 전반부에는 당김음을 사용하여 음절 하나하나를 강조하였고, 중반부부터 단순한 4분음표를 이용하여 전반부에서 말한 아름다운 세상 안에서 주님과 함께 살아가리라는 다짐을 더 굳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곡 전체의 흐름은 단순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반복되는 악구이지만 흥분되는 마음을 고조시키기도 합니다.
이 성가는 벨기에 도미니크회 피셰르몽(Fichermont) 수녀원 소속의 쐬르 수리르(Seour Sourire)라는 예명의 한 수녀가 작곡한 곡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본래 쟌-폴 마리 데케르(Jeanne-Paul Marie Deckers, 1933~1985)이며 벨기에의 싱어송 라이터였습니다. 수녀회와 수녀는 해외 선교 활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1963년 첫 앨범 <노래하는 수녀(The Singing Nun)>를 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음반에 실린 노래 중 수녀의 대표곡 <도미니크(Dominique)>가 독특하게 명랑하고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미국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곧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때 앨범에서 썼던 그녀의 이름이 ‘미소를 지닌 수녀’라는 뜻의 ‘쐬르 수리르(Seour Sourire)’입니다. 그러나 대중의 호기심과 세속의 손길에 더 이상 수녀원에 머무를 수 없던 그녀는 수녀원을 나온 이후 돈 문제로 고통을 받다가 52세 나이에 친구와 함께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우리는 영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막다른 골목에 와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 간다. 하느님만이 우리를 파산에서 구원해 줄 것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곳곳에서 몸살을 앓는 지구의 아픔을 과연 의식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외면하고 있습니까? 세상 안에서 잘 산다는 의미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입으로만 찬미하며 노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정의와 평화, 생태환경의 보존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는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길잡이, 2016년 7 · 8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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