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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299번 한몸이 되게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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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8-08 조회수7,230 추천수0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27) 299번 한몸이 되게 축복을


톨릭 성가집 유일의 혼인 찬송가

 

 

- 작사가 Gurney.

 

 

299번 성가는 우리 성가책에 유일하게 실려 있는 혼인성사와 관련된 성가다. 이 성가는 서방 그리스도교에서도 혼인 찬송가로 대단히 유명한 곡인데 이 곡의 가사는 영국 사람인 거니(Dorothy Gurney, 1858~1932)가 1883년에 쓴 ‘오, 완전한 사랑 (O Perfect love)’에서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애초에 한국 성공회 성가집에 실렸다가 1981년에 미완성 출판사에서 나온 「가톨릭 성가집」에 수록되었고 이것이 조와 가사가 조금 바뀌면서 현행 「가톨릭 성가집」에 실리게 되었다. 

 

거니는 영국 런던에서 출생한 시인으로서 아버지는 영국 성공회 신부였고 할아버지는 주교였다. 애초에는 배우로 활동하다가 훗날 성공회 성직자가 된 제랄드 거니(Gerald Gurney)와 결혼을 했다. 그녀는 이렇게 성공회 성직자에 둘러싸여 대단히 신심 깊은 가정에서 지냈던 사람이었다. 후에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거니는 서양의 많은 정원에서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유명한 ‘하느님의 정원’이라는 시를 비롯해 많은 시를 썼지만, 이 시는 성가의 가사로 쓰인 그녀의 유일한 시다. 이 시는 그녀가 결혼을 앞둔 자신의 자매를 만나 함께 어울리던 중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거니는 이렇게 들려준다. “토요일 저녁에 우리는 함께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가 함께 불렀던 찬송가는 ‘O strength and stay’였는데, 내 자매가 즐겨 부르던 노래였다. 우리가 이 찬송가를 끝냈을 즈음, 누군가 얘기하기를 ‘이 아름다운 노래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혼식에서 부를 수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운 일이네’라고 말했는데, 그때 내 자매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 아름다운 선율에 새 가사를 붙일 수 없다면, 시인인 내 자매는 과연 어떤 선율에 가사를 붙일 수 있을까? 새 가사를 만들어 주면 내가 결혼식에서 사용할 수 있을 텐데….’ 나는 찬송가 책을 들고 말했다. ‘내가 지금 도서관에 가서 한번 써 볼 테니 아무도 방해하지 말아 줘.’ 그리고는 불과 15분 만에 돌아와서 내가 쓴 것을 그들에게 읽어 주었다. 나는 내게 떠오른 결혼에 관한 처음의 아이디어, 곧 그것은 사랑과 인생의 온전한 결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혀 망설임 없이 가사를 쓸 수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나의 것이 아닌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이 가사는 1883년에 세상에 나왔고, 6년 뒤인 1889년에 ‘고대와 근대의 찬미가들(Hymns, Ancient and Modern)’에 수록되면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평화신문, 2016년 8월 7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28) 299번 한몸이 되게 축복을 (하)

 

혼인성사의 신성함과 아름다움 노래

 

 

- 영국의 음악가 반비.

 

 

299번 성가는 영국의 시인 거니(Dorothy Gurney)가 만든 ‘오, 완전한 사랑’(O Perfect love)에서 온 것이다. 애초에 이 시는 그녀의 자매가 즐겨 불렀다는 ‘O strength and stay’라는 찬송가의 선율에 맞춰 불렸다.

 

이 가사는 애초에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가 만든 라틴어 찬미가인 ‘하느님 만물에게 생기 주시며’(Rerum Deus tenax vigor, 현재 성무일도서 ‘낮기도’ 중 ‘구시경’의 찬미가로 수록돼 있다)를 영국의 엘러톤(J. Ellerton)과 호르트(Fenton J. A. Hort)가 1871년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 이 찬미가의 선율은 우리 성가집의 96번, 232번, 458번 성가 작곡자인 다익스(John B. Dykes, 1823~1876)가 1875년 작곡한 것이다. 애초에 거니의 시는 다익스의 선율에 맞춰 불렸다.

 

그런데 이듬해에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새 선율을 만나게 된다. 새 선율은 영국의 음악가인 반비(Joseph Barnby, 1838~1896)가 1890년 작곡한 선율로 ‘완전한 사랑’ 또는 ‘산드링햄’(Sandringham)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반비는 영국의 ‘길드홀 음악학교’의 학장으로 재직했던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 겸 지휘자였다. 그는 런던음악협회 설립자의 한 사람으로서 246곡의 찬미가 선율과 오라토리오, 그리고 여러 전례 음악들을 작곡했다. 이 성가의 선율은 1889년 버킹엄 궁의 왕실 예배당에서 치러진 루이제 공주와 조오지 공작의 결혼식에 사용하기 위해 거니의 가사에 붙여서 만든 것이다.

 

이렇게 새 선율과 합쳐진 악보는 1898년 영국의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였던 슈타이너(John Stainer)가 출판한 ‘교회 찬미가집’(The Church Hymnary)에 수록되었다. 본래 가사는 ‘오, 완전한 사랑이시여, 저희가 당신 앞에 무릎 꿇어 겸손되이 기도하오니…’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완전한 사랑’이란 주님을 일컫는 용어다. 작사가인 거니의 말에 의하면 ‘결혼이란 사랑과 일생의 완벽한 결합’으로서 완전한 사랑을 보여주신 주님의 사랑에 동참하는 것이고 그 사랑을 두 사람이 자신의 삶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율과 자살률뿐 아니라 이혼율도 OECD 국가 중 1, 2위를 다툰다고 한다. 이혼 사유 중 으뜸을 차지하는 것이 ‘성격 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이해심이 부족해서일까? 혹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는 이 사회의 구조적 요인 때문에 배우자와의 성격의 차이를 받아들일 만한 여유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혼해서는 안 된다는 교조적 내용만 끝없이 되풀이하며 신앙인들의 마음에 짐만 지울 것이 아니라 건강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 또한 교회에 맡겨진 책무라는 것을 이 성가를 부를 때마다 되새기면 좋겠다. [평화신문, 2016년 8월 14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 가톨릭 성가곡들은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www.catholic.or.kr)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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