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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106번 찬 바람 스치는 마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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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2-05 조회수5,105 추천수0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50) 106번 찬 바람 스치는 마구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캐럴 중 하나

 

 

- 106번 성가 선율을 쓴 미국 작곡가 커크패트릭.

 

 

사순 시기나 부활 때와는 달리 성탄 성가는 작고 귀여운 아기 예수님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성가를 많이 사용한다. 106번 성가 ‘찬 바람 스치는 마구간’도 그중 하나다.

 

본래 이 성가의 모태가 되는 가사는 “멀리서 구유에로(Away in a manger)”이다. 많은 선율이 이 가사에 붙여졌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단히 유명한 성가여서 많은 이들이 음반을 내기도 했다. 이 곡은 1996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럴 2위에 뽑히기도 했다. 이 가사는 모두 3절로 이뤄져 있다. 1, 2절은 1885년 미국 필라델피아 루터교회에서 출판한 「작은 어린이 노래집(Little children‘s book for schools and families)」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작사가가 미상으로 나온다. 그런데 1887년 출판된 「우아한 노래들(Dainty songs for little lads and lasses)」이라는 책에는 이 곡을 ‘루터의 자장가(Luther’s cradle song)’로 소개하며 ‘여전히 많은 독일 어머니들이 아기들을 위해 불러주는 노래’라고 소개하고 있어 작사가를 루터로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학자들은 이는 꾸며낸 이야기라며 작자 미상에 더 힘을 싣고 있다.

 

한편 3절은 1892년 출판된 「가브리엘의 포도밭 노래들(Gabriel’s Vineyard Songs)」이라는 책에 미국의 저술가이며 찬미가 선율을 쓰기도 했던 가브리엘(Charles H. Gabriel, 1856~1932)의 선율과 함께 처음 등장한다. 그는 이 3절도 루터의 것이라며 ‘자장가’로 소개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미국의 개신교 목사 맥파랜드(John T. McFarland, 1851~1913)의 것이라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확실한 것이 아니어서 대개는 작자 미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사에 붙여진 선율은 역사적으로 적어도 39개 정도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로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선율은 두 개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미국의 음악가 머레이(James R. Murray, 1841-1905)가 1887년 펴낸 「우아한 노래들(Dainty songs for little lads and lasses)」이라는 책에 실린 ‘무엘러(Mueller)’라는 선율이고, 다른 하나는 아일랜드 출신의 미국 음악가 커크패트릭(William J. Kirkpatrick, 1838~1921)이 1895년 뮤지컬 ‘성탄을 맞이한 온 세상’에서 사용했던 ‘자장가’라는 선율이다. 이것이 우리 성가책에 수록된 선율이다. 한편 제닝스라는 학자는 2절에 나오는 ‘아기 예수 울지 않으십니다’라는 구절을 언급하면서 이는 온전한 육화를 해치는 표현일 수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2월 5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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