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56번 목자를 따라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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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05-09 | 조회수5,266 | 추천수1 | |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63 · 끝) 56번 목자를 따라서 노랫말에 담은 ‘되찾은 양의 비유’
- ‘목자를 따라서’ 작사가 보나르.
56번 성가 ‘목자를 따라서’는 연중시기에 가장 많이 부르는 성가 중 하나다. 이 성가는 “우리는 모두 양 떼처럼 길을 잃고 저마다 제 길을 따라갔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이 그에게 떨어지게 하셨다”라는 이사야서 53장 6절과 더불어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라는 말씀이 담긴 마태오 복음 18장의 ‘되찾은 양의 비유’가 가사의 배경이다.
이처럼 이 성가는 당신을 떠나 죄악의 길로 헤매는 이들을 애타게 찾아다니시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부르는 성가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생명의 길에서 벗어나 종살이를 하면서 애타게 구원을 기다리던 이들의 구원에 대한 갈망을 마음속에 품고 부르는 성가이기도 하다.
이 성가의 원래 제목은 ‘나는 방황하던 양이었습니다(I was a wandering sheep)’이다. 작곡자는 독일 호흐도르프에서 출생한 오르가니스트 겸 작곡가 준델(John Zundel, 1815~1882)로서, 그는 에스링겐의 신학교에서 음악교사를 하다가 러시아와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오르가니스트로 일했으며, 1855년 미국에서 첫 성가집인 「플라이마우스 성가 선곡집(Plymouth Collection of Hymns)」을 출판했다. 이 성가는 그때 나온 성가로 타이틀은 ‘레바논(Lebanon)’이다.
작사가는 스코틀랜드의 개신교 성직자이자 시인 보나르(Horatius Bonar, 1808~1889)이다. 스코틀랜드의 비(非) 국교회의 연합회 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던 그는 많은 책을 저술하고 약 600여 편의 찬미가를 써서 ‘스코틀랜드 찬미 시인 중의 왕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성가의 가사는 1843년에 그가 쓴 총 5연의 시인데, 시집 「황무지의 노래들(Songs in the Wilderness)」에 수록 출판됐다. 이 노래와 관계된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다음과 같다.
중년의 전과자인 톰 에네킹은 이미 13살 때 범죄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고 일급 살인죄로 10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그런 그는 캘리포니아 감옥 독방에 수감되어 있을 때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비록 내 나이는 쉰두 살이지만 여전히 열다섯 살 때로 머물러 있구나.” 어느 날 미사가 거행된다는 소리를 들은 그는 갑자기 미사에 가고 싶어졌는데, 안전을 위해 몸수색을 받기 시작할 때 불쾌하게 여기며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되뇌었지만 스스로 옷을 벗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후에 그는 그때 자신은 성령의 감도 아래 있었다고 고백했다. 미사 중에 자리에 앉아 성가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성가가 바로 ‘목자를 따라서’였다. 그는 회개에 대한 강론을 듣고 “내가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새로운 삶을 찾기 시작했다.
감옥을 나온 후 그는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의 이 삶은 ‘목자를 따르는 양의 무리 안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며,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따르는 삶’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드러내 주는 것이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5월 7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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