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124번: 은혜로운 회개의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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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2-06 | 조회수8,855 | 추천수1 | |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24번 “은혜로운 회개의 때”
찬미 예수님!
사순 시기를 기억하며 이달의 성가는 124번 <은혜로운 회개의 때>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은혜로운’ 회개에 대해서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회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자랑스러운 면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아도, 단점을 떠올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은혜로운 회개’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진정 자신의 모습에 관심이 있고, 자신의 부족함과 죄를 겸손되이 인정하는 사람은 ‘회개’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죄를 보고 아파할 줄 아는 사람만이 회개의 기쁨을 알 수 있습니다. 양심이 무뎌진 사람은 자신이 죄인인줄도 모릅니다. 설사 피상적으로 안다고 해도 자신이 치유와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 간절함도 없습니다. 하지만 자아에 관심이 많고 자신의 죄를 정확히 아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죄를 용서 받고 싶어 합니다.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자신이 소중하기 때문에 자기 죄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습니다. 자신이 사악하고 추악한 존재임을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세상 어떤 일보다도 자신이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지는 용서의 의미를 깨닫고, 그것이 가능하다면 세상 어떤 일보다도 소중하고 기쁜 일로 여기게 됩니다.
회개의 과정은 더욱더 아이러니합니다. 세상의 재미있는 일들을 뒷전으로 하고 자신의 죄를 돌아봅니다. 당연히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죄를 왜 지었는지 생각합니다. 그 죄를 지은 이유가, 자신의 본성이 죄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악한 본성을 정확히 보게 됩니다. 이 시간은 내 재산을 잃었다거나, 내가 아끼는 물건을 잃었다거나 하는 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그야말로 절망의 시간입니다. 나 자신이 파괴되고 하느님과 멀어졌다는 것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시간이니까요. ‘내 것’이 아니라 ‘나’를 잃은 것입니다. 이러한 절망의 시간을 거치면 이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내 죄가 눈 같이 희어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지 않은 자는 용서에 대한 간절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 간절함을 가진 자만이 용서의 은총에 대해 진정한 감사와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주셨습니다. ‘우리 죄를 아파하고 뉘우치게’ 해 주십니다. 이는 이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만 그 의미가 전달됩니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은 돈을 돌려받을 때 기뻐합니다. 그처럼 죄책감이 있는 양심적인 사람은 죄를 용서 받을 때 기뻐하게 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는 그 용서가 얼마나 큰 은총인지 알게 됩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이번 사순 시기는 하느님의 용서가 얼마나 큰 사랑이며 은총인지 기억하는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성가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부르며 진정한 은총을 느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8년 2월호, 송재영 신부(이문동 성당 부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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