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72번: 다볼 산의 예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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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7-05 | 조회수7,033 | 추천수0 | |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72번 “다볼 산의 예수”
찬미 예수님!
이달의 성가는 8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맞아 가톨릭 성가 72번 <다볼 산의 예수>로 정했습니다.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가사는 2절 “사도들 보는 앞에 모세와 엘리야 수난의 복된 신비 주 말씀하셨네.”입니다. 이는 구약의 위대한 두 예언자 ‘모세’ 그리고 ‘엘리야’와 함께 말씀을 나누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마르 9,2-8 참조) 구약 성경에는 다른 수많은 예언자와 위대한 지도자도 등장하는데, 왜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난 것일까요?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께서 이에 대해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모세’는 당대 최고의 권력자 파라오와 싸운 예언자입니다. 파라오는 요셉의 은혜를 잊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고 수탈한 독재 권력자였습니다. ‘엘리야’ 역시 당대 최고 권력자 아합 왕과 싸운 예언자입니다. 아합은 왕후 이세벨과 함께 우상 숭배를 하기로 유명한 왕이었고, 나봇의 포도밭 강탈 사건에서 드러나듯이 백성을 수탈하는 독재자였습니다. 그래서 모세와 엘리야가 등장한 이유가, 예수님도 당대의 권력자, 즉 왕, 대사제, 율법 학자 등과 갈등을 겪으시다가 그들에 의해서 목숨을 잃게 되시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사실 성인 역시, 사치를 일삼고 백성을 돌보지 않은 동로마 황제 아르카디우스와 황후 아일리아 에우독시아를 강력하게 비판하다가 박해받았고, 유배를 가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제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은 정확하게 아셔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패한 권력자들과 싸우셨고, 그들에게 박해를 받아 돌아가셨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제자로서 우리가 걸어야 할 길도 드러납니다. 신앙인이라면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파라오, 아합, 아일리아 에우독시아 같은 권력자들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항상 약자들을 우선으로 생각하시는 하느님의 정의를 실현하려 하지 않는 권력과 싸울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박해가 따른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우리가 이 예언직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는 정의를 실현하며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모습으로 변하시어 당신이 참 구원자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신 그리스도께서 이 길에 함께하시어 힘을 주시고 축복해 주십니다. 결국 우리는 그분의 영광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에 이 성가를 부르면서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걸어야 할 길을 묵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8년 7 · 8월호, 송재영 신부(이문동 성당 부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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