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교회음악 이야기: 비발디의 글로리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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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4-25 | 조회수2,776 | 추천수0 | |
교회음악 이야기 (1) 비발디 <글로리아>
바흐(J.S. Bach 1685-1750), 헨델(G.F. Händel 1685-1759)과 더불어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 1678-1741)는 1678년 베네치아에서 지오반니 바티스타(Giovanni Battista Vivaldi)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비발디는 성 마르코 성당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을 접하고 꽤 재능을 보였다. 병약했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작곡가로 명성을 얻어가던 그는 1703년 가톨릭 사제가 되었다. 이탈리아인으로서는 드물게 머리카락이 붉은 색이어서 ‘붉은 머리 사제’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우리에게는 <사계>(The Four Seasons, 1725)라는 작품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비발디는 당시 바이올리니스트, 작곡가로 유명세를 얻어 유럽 여러 곳에서 인기가 있었다. 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바흐와 같은 작곡가들은 비발디의 콘체르토, 아리아 중 다수의 작품을 편곡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어쩐 이유에서인지 생전에 그토록 인기 있었던 그의 음악은 비발디의 사후 그 명성이 차츰 시들해졌다. 그의 작품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이었다. 특히 1939년, 비발디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한 ‘비발디 주간’(Vivaldi Week)에는 <글로리아>(Gloria, RV589)가 새롭게 발견되었다. 연주홀, 교회에서 자주 연주되는 <글로리아>가 세상의 빛을 다시 본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부활, 성탄, 여러 축일에 연주되는 비발디의 <글로리아>는 미사 중에 발췌하여 연주하거나 연주회에서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영광송을 12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작곡한 이 작품은 다양한 바로크적 모습을 보여준다. 전체편성은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4성부에 현악앙상블, 바소 콘티누오(Basso continuo), 오보에, 트럼펫으로 구성되고, 가사의 주내용은 루카복음 2장 14절을 기반으로 한다.
- <비발디 ‘Gloria’, RV 589>
<글로리아>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음형은 제1곡 ‘Gloria in excelsis Deo’에서 나타나는 옥타브 도약의 8분음표, 16분음표 모티브로서 듣는 순간 ‘아..이곡!’을 떠올리게 한다(0:46-2:57). 동일한 모티브는 제11곡 ‘Quoniam tu solus Sanctus’에서도 짧고 임팩트 있게 연주된다(27:26-28:11). 호모포니와 폴리포니의 구분을 자연스레 인지할 수 있는 1번곡과 5번곡(11:32-12:19), 소프라노와 오보에 선율을 재기 넘치는 꾸밈음으로 장식하고 변주하여 바로크 아리아의 정수를 보여주는 6번곡(12:25-17:10), 알토 솔로에 카운터 테너가 등장하는 8번(19:27-24:07), 10번(25:17-27:22)곡에는 <글로리아>의 바로크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각 부분을 떼어 들어보았다면 이제 30여 분간 집중할 차례이다. 차분하게 연주 전체를 감상하다보면 부활의 기쁨이 점차 충만하게 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여럿이 모여 연주하고 노래한다는 것, 그 연주를 들으며 함께 호흡하는 일상의 삶이 더욱 소중해지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
[2021년 4월 25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대전주보 4면, 오주현 헬레나(음악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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