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쾌한 클래식: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오묘한 조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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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6-01 | 조회수2,724 | 추천수0 | |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3)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오묘한 조화’ 비운의 운명을 모른 채 부르는 희망의 아리아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는 음악 축제의 도시로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잘츠부르크 축제는 전통적으로 여름에 열리는 페스티벌이지만 모차르트의 생일(1월 27일)을 기념하는 모차르트 주간과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성령 강림 대축일(Whitsun) 페스티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작년 잘츠부르크 축제는 겨울에 있는 모차르트 주간만 정상적으로 열리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부활절 페스티벌과 성령 강림 대축일 페스티벌은 취소되고 여름 페스티벌은 축소 공연됐다.
금년 성령 강림 대축일 페스티벌도 보통 일주일 정도 치러지던 것에 비해 5월 21~24일 일정으로 줄었고, 하루에 여러 차례 공연하는 것 역시 한두 개 공연으로 축소됐다. 올해의 성령 강림 대축일 페스티벌의 주제는 ‘영원한 로마’(Roma Aeterna)로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예술 감독을 맡았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 출신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메조소프라노로 이탈리아 음악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대단히 훌륭하게 해내고 있으며, 2012년부터 바로크 성악 음악에 특히 집중해오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올해 공연 작품들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언제나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는 오페라다. 청중들은 볼거리가 많은 오페라 티켓을 가장 먼저 사려하고 가격도 가장 비싸다. 이번 성령 강림 대축일 페스티벌 중에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를 오페라로 만든 작품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 그리고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가 화제작이었다. 헨델의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는 1707년 헨델이 이탈리아 오페라를 공부하기 위해 로마에 도착해서 자신을 후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썼던 최초의 오라토리오였고 티토 황제는 서기 79년에서 81년까지 3년간 짧게 로마 제국을 다스렸던 티투스 황제였다. 그리고 푸치니의 토스카 역시 로마의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였다. 세 작품이 모두 ‘영원한 도시’(Etrenal city) 로마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푸치니의 1900년 오페라 ‘토스카’ 1막에는 1650년에 건축된 로마의 산탄드레아 델라 발레(Sant’Andrea Della Valle)성당이 등장한다. 로마를 대표하는 성당은 아니지만 바로크 건축양식의 전면을 가진 성당으로 비오 2세(1464년†) 교황과 비오 3세 교황(1503년†)도 이곳에 안장된 유서 깊은 장소다.
수려한 용모의 젊은 화가 카바라도시는 산탄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성화다. 카바라도시는 최근 성당에 와서 자주 기도를 드리는 아름다운 아타반티 가문의 여인의 모습을 마리아 막달레나로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사귀는 여인은 당대 로마에서 가장 인기 많고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프리마 돈나 플로리아 토스카. 누구나 자신만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기녀다.
카바라도시는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면서 첫 아리아를 부른다. ‘오묘한 조화’(Recondita armonia)다.
“내가 그리고 있는 마리아 막달레나는 금발에 푸른 눈인데 나의 애인 토스카는 검은 눈에 흑발. 정말 아름다움이란 ‘오묘한 조화’야. 나의 토스카는 정말 아름다워!”
이렇게 감탄하면서 노래하는 멋진 곡이다. 우리가 오페라 ‘토스카’ 중 가장 멋있는 테너 아리아 하면 사형장에 끌려가기 전에 카바라도시가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을 먼저 떠올리지만 이 탄식의 아리아 말고 이 비운의 주인공이 같은 날 자신의 운명이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행복했을 때 성당에서 부르는 희망적이며 빛나고 반짝이는 아리아 ‘오묘한 조화’를 들어보자. 마침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도 성령 강림 대축일인 지난 5월 22일 오페라 ‘토스카’를 공연해서 매우 반가웠다.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2bHLv7Mlyk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5월 30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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