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의 참맛: 세바스천 템플(Sebastian Templ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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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6-12 | 조회수2,934 | 추천수0 | |
[성가의 참맛] 세바스천 템플(Sebastian Temple)
1960년대 말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난 직후, 자국어 미사가 가능한 새로운 형식의 전례가 시작됨으로써 그에 따른 새로운 성가들 또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첫 움직임으로서 등장한 성음악이 바로 민중의 미사, 곧 ‘포크-미사’(folk mass)입니다. 오늘 성가의 참맛의 주인공은 세바스천 템플(Sebastian Temple O.F.S.)인데요, 바로 이 1세대 생활성가 찬양사도 중 하나였지요. 1928년 남아프리카의 프레투리아에서 태어난 템플은 세 살 때 남동생의 출산과 함께 어머니를 잃게 되어 외조부모의 보살핌 아래서 유년기를 보내게 됩니다. 이후 그는 하느님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며 힌두교, 사이언톨로지 등 다양한 종교들을 경험하였지만, 1958년 천주교인으로, 그리고 재속프란치스코회의 형제가 되어 40여 년간 찬양사도 및 포크뮤지션의 길을 걸었습니다.
우리가 친숙히 알고 있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 기억하시나요? 1967년, 템플은 프란치스코회로부터 성인의 가르침으로 앨범을 하나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요,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해진 곡으로 「당신 평화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Make Me a Channel of Your Peace)가 있습니다. 영국의 다이애나 공주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다고 하지요. 그래서 1997년 그녀의 장례식에서 웨스트민스터 수도원 합창단의 목소리로 이 노래가 불려지게 되고, 방송을 타고 전파된 이 곡은 종교를 불문하고 전 세계인의 귀를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당시 템플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청빈하고 가난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자신의 40년에 걸친 작품들에 대한 로열티를 거의 받지 못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마침내 이 곡의 성공으로 OCP 출판사에서 거액의 저작권료를 받게 되지만, 슬프게도 1997년 그해 바로 세상을 뜨게 되었지요.
“세바스천 템플의 성음악 앨범 『노래하여라, 하느님의 사람들, 노래하여라!』(Sing! People of God, Sing!, 1971)는 급격히 변화하던 교회의 상황에 큰 족적을 남겼다.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전례에 활력을 불어넣고, 무엇보다 성체성사(Eucharist)를 찬미하는 데 있어 ‘마음이 젊은 이’(Young at heart)들을 가까이 초대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사가 내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성체성사를 기억하고 찬양하는 데 내가 주님께 무엇을 봉헌할 수 있는지? 전례를 우리 안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을까?’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반영하는, 한 가지 해답의 제안이라는 것이다.”(앨범의 소개글에서)
『가톨릭 성가』 책에 수록된 템플의 곡은 총 4곡입니다. 399번 「주님 안에 하나」, 440번 「주님의 발자국 아는가」, 456번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497번 「거룩하신 성사여」지요. 오늘 성가의 참맛에 소개할 곡은 「주님 안에 하나」(We are One in Jesus)인데요, 앨범의 소개글에 따르면 이 곡은 템플이 힌두교 사원에서 요가를 배울 때 얻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성가라 합니다. 밝고 긍정적이며 유쾌한 곡들이 대부분인 템플의 곡 중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진지하고 무게 있는 곡이지요. 2021년 현재,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르침은 교황님을 통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진중하게 세상을 향해 선포되고 있습니다. 가톨릭 정신으로 서로를 생각하며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고 미래를 위해 공동체로서 행동할 때 비로소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하나, 한 형제 자매, 하나의 교회이니까요.
[2021년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 의정부주보 4면,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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