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묵주 소나타 - 이그나츠 폰 비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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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8-17 | 조회수2,338 | 추천수0 | |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4) 묵주 소나타
# 이그나츠 폰 비버(H.I.F Biber / 1644-1704)
가톨릭 신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를 공경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신앙고백은 신앙인이 가져야 할 참된 자세를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바치는 묵주 기도는 성모 마리아에게 드리는 장미 꽃다발이라고 하는데요. 묵주 한 알 한 알이 장미 한 송이라고 합니다.
성모 마리아는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고통과 수난의 길을 가시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함께하셨습니다. 고통을 받으며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요?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겪으셨을 것이라 감히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성모 마리아의 애절한 마음을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작품으로 표현한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하인리히 이그나츠 폰 비버(H.I.F Biber, 1644-1704 체코)입니다.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비버는 체코에서 태어났습니다. 체코의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음악학교에 다니면서 바이올린 연주에 특히 뛰어난 실력을 보였지요. 그래서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들을 많이 작곡하였는데, 그 중에서 그의 신앙적인 믿음을 음악으로 담아낸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묵주(로사리오) 소나타”입니다. 묵주 소나타는 종교적인 내용을 가사로 전달하지 않고 악기의 연주로만 표현한 작품입니다. 성경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마리아 생애의 15개 신비에 대한 예찬’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고, 환희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까지 모두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지요. 수태고지에서 승천까지 성모 마리아의 일생 중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음악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세 개의 부분에 각 5곡씩 포함되어 있는데요.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음악을 들으면 감미롭고 신비한 느낌마저 드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3부 중 1부는 환희의 신비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인사를 드리며 시작하는데요. “안녕하세요! 마리아님”(Ave Maria - 라틴어) 인사를 드리죠. 많은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은 이 순간을 기억하며 ‘아베 마리아’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성모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순명을 받아들이며 인류 구원의 시작을 알리지요. 우리가 매일 바치는 성모송은 바로 천사의 인사말과 마리아의 응답입니다. 3부 중 2부 고통의 신비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고통과 그 의미를 묵상합니다. 2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 요한의 어머니로, 요한을 마리아의 아들로 맺어주는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사랑하는 제자 요한이 주님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처럼 우리도 어머니 사랑과 함께하며 예수 그리스도에게 인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음악에 표현됩니다. 마지막 3부는 영광의 신비이지요. 성모님께서 모든 천사와 성인들의 환호와 함께 하늘로 승천하시어 천상 모후의 관을 쓰시는 장면을 음악으로 표출하였습니다. “묵주 소나타”는 “미스터리 소나타”라고도 불리는데요. 묵주 기도와 함께 각 신비의 묵상을 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게 언제나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묵주 기도를 드리며 이 곡을 감상한다면 우리의 기도를 성모님을 통하여 더욱 주님께 간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21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춘천주보 2면, 김수연 클라우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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