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10) 서러운 눈물 씻고 주님께 나가리

#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F.P Schubert / 1797-1828)

문학 작품인 시와 음악이 만난 장르를 가곡이라고 부르는데요. 시의 내용을 가사로 해서 선율을 입히고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며 연주하는 장르입니다.

클래식 음악사 안에서 이 가곡이라는 장르를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는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F.P Schubert, 1797-1828, 오스트리아)입니다. 슈베르트는 31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사는 동안 1,000여 곡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에서 600여 개가 넘는 가곡을 만들었습니다. 작품 수만으로도 슈베르트가 가곡에 어마어마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로 슈베르트는 어렸을 때 고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오스트리아 빈 궁정 소년 합창단에 들어가 변성기가 찾아올 때까지 노래를 불렀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합창단에 있는 동안 기본적인 음악 교육을 받으며 음악 실력을 쌓았다고 하죠. 그의 가곡은 친근하면서 감미롭고 그 시대의 시인들이 지은 시를 선택하여 시대와 소통하려고 했습니다.

슈베르트는 병으로 죽기 전까지 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았는데요. 그가 죽기 1년 전 “독일 미사”를 작곡합니다. 이 작품은 가톨릭 성가 329장부터 336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슈베르트 이전의 작곡가들은 미사곡 하면 모두 라틴어를 가사로 해서 작곡하였는데, 슈베르트는 모국어인 독일어를 사용하여 미사곡을 완성합니다. 슈베르트는 미사 안에서 모두 잘 따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슈베르트는 죽음의 문턱에서 남긴 일기에서

“매일 잠이 들 때마다 나는 다시 눈을 뜨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침이 찾아오고 또다시 슬픔에 잠긴다…. 나의 슬픔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슬픔은 정신을 강하게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독일 미사” 8곡 중 첫 번째 ‘미사시작’(329장)을 좋아하는데요.

“기쁨이 넘쳐 뛸 때 뉘와 함께 나누리. 슬픔이 가득할 때 뉘게 하소연하리.

영광의 주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오니. 서러운 눈물 씻고 주님께 나가리.”

작곡가 슈베르트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간절하게 드리는 기도 같지 않나요? 성가 속의 가사처럼, 인생은 때로 어둠 속에 길을 잃고 방황하고 아프고 힘듭니다. 하지만 희망의 주님께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언제나 불쌍히 여기시어 눈물을 씻어주시고 평화를 주십니다. 우리의 하루를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슈베르트가 작곡한 감미로운 가곡의 멜로디처럼 소중히 아름답게 살아야겠습니다. 아멘.

[2021년 9월 26일 연중 제26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춘천주보 2면, 김수연 클라우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