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신이여, 평화! 평화를 주소서 - 쥬세페 베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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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26 조회수1,825 추천수0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14) 신이여, 평화! 평화를 주소서

 

 

# 쥬세페 베르디 (G. Verdi / 1813-1901)

 

“pace, pace! mio dio” - “평화를, 평화를! 나의 하느님이시여”

 

많은 분이 클래식 음악 장르 중에서 오페라(opera)를 좋아하십니다. 아마도 노래, 연기, 무대 장치, 의상 등 많은 요소가 함께하여 관객들에게 감동 및 재미를 주기 때문이지요. 오페라는 이탈리아에서 탄생하였는데, 오페라를 최고의 인기 장르로 만들며 작곡한 작품마다 인기를 얻었던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쥬세페 베르디(G.Verdi, 1813-1901)입니다. 베르디는 어렸을 적 미사 때 오르간 반주를 하며 음악적 재능을 키워 나갔는데요. 하지만 집안 형편이 매우 안 좋아서 음악가의 꿈을 꾸긴 어려웠다고 합니다. 다행히 베르디의 실력을 알아본 베르디 부친의 친구가 후원해 주어 음악을 본격적으로 전공할 수 있었습니다.

 

26세라는 어린 나이에 베르디는 이탈리아에서 명성을 얻고 성공을 하는데요. 하지만 그 시기에 아내와 두 자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고통 속에서 좌절하였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고 주옥같은 작품들을 세상에 발표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굳힙니다. 이탈리아에서 베르디의 인기는 엄청났다고 해요. 국민들이 베르디가 사는 집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하고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일간신문 1면에 검은 리본을 프린트해서 베르디의 죽음을 추모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베르디가 사랑받았던 이유는 동시대의 이탈리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작품들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베르디의 음악에서 위로받고 기쁨을 얻었지요.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에 오페라 “운명의 힘”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저는 이 오페라가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되는 서곡을 참 좋아하는데요. 오페라의 줄거리를 몰라도 서곡만으로도 오페라의 내용 전개가 어느 정도 상상이 됩니다. 주인공 세 명의 운명이 서로 얽혀 모두 파멸하는 내용인데요. 이 오페라 속에서 흐르는 아리아가 있습니다. 바로 “주님, 제게 평화를 주소서”입니다.

 

비극적인 줄거리 속에 흐르는 이 아리아는 어쩌면 작곡가 베르디 자신이 주님께 간절히 청하는 기도인 듯합니다. 가족을 모두 잃은 아픔과 절망 속에서 매달리고 의지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였고, 주님께 오롯이 의탁하며 마음의 평화를 애원했을 겁니다.

 

저 또한 힘든 시간이 있고 혼란할 때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고요와 평화입니다. 휘몰아치는 운명 속에 사는 여러분, 주님께 자비와 용서를 청하고 진심을 다해 평화를 주시길 기도합시다. 아멘.

 

[2021년 10월 24일 연중 제30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전교 주일) 춘천주보 2면, 김수연 클라우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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