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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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8 조회수2,019 추천수0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16)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라는 타이틀로 주보를 통해 매주 여러분을 만나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와 함께 가톨릭 교회음악에 뿌리를 둔 클래식 음악사 안에서 여러 작곡가의 신앙을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알아보는 칼럼을 쓰고 있는데요. 몇 회 동안 칼럼을 기고하면서 과연 가톨릭 신자이자 음악인인 제가 제 신앙을 어떻게 나누며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다른 클래식 음악가가 아닌 저의 신앙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어려서는 불교 신자였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가톨릭 신자인 제 친한 친구가 명동성당에서 주일 미사 때마다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음악 봉헌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주일에 점심 식사를 같이하자며 명동성당 앞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는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친구를 기다리기 위해 성당 앞을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안에서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 성가대의 노래에 이끌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성당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지요. 그리고는 출입구 가까이 빈자리에 조심스럽게 앉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미사 전례의 봉헌을 한 후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경험한 그 순간은 말할 수 없는 벅참으로 기억됩니다.

 

그 후 몇 달을 명동성당에 주일 미사를 드리러 나갔고 세례를 받기 위해 예비신자 교리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신앙은 느닷없이 무심코 저에게 다가왔고 “클라우디아”라는 세례명을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교회가 저를 필요로 하시어 찾아주실 때 제 스케줄이 가능하면 모두 협조하려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주신 감사한 달란트를 신앙 안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은 몇 배의 기쁨이고 행복이니까요.

 

저는 교회 밖 많은 무대와 강연장에서 연주자이자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무대이든 긴장되고 설렙니다. 하지만 가장 저의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하고 제가 스스로 위로를 받는 무대는 바로, 교회 안에서 바이올린의 울림으로 연주할 때입니다.

 

성당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시고 ‘자매님, 묵상 중에 자매님 바이올린 연주에 눈물이 났어요.’라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십니다. 저에게는 어떤 칭찬의 말보다 몇 배로 감사한 말씀입니다. 주님께 온전히 마음을 다해 기도드리는 순간, 저의 바이올린 연주가 여러분이 드리는 기도를 더욱 간절하고 풍성하게 한다면 저의 소명을 다하는 것이니까요.

 

주님께서는 늘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십니다. 그 기도에 저의 바이올린 연주로 함께 하고 싶습니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아멘.

 

(큐알코드를 찍으시면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를 저의 연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21년 11월 7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춘천주보 2면, 김수연 클라우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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