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바이올린의 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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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11-23 | 조회수1,859 | 추천수0 | |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18) 바이올린의 기도
바이올린은 나무를 깎아 만든 울림통에 현을 묶어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입니다. 이 울림통에 사용되는 나무는 가문비나무인데요. 고지대에서 자라는 나무이고 나무 위쪽에만 가지가 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두운 산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의 가지들은 햇빛을 향해 오르고 빛이 미치지 못하는 가지들은 떨어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지가 없는 나무는 바이올린을 만들기에 아주 적합한 나무라고 합니다.
고지대의 척박한 환경에서 몇백 년에 걸쳐 자란 나무들은 나이테가 매우 촘촘하고 나무의 세포벽이 매우 단단하다고 하는데, 바로 이러한 나무는 좋은 울림, 아름다운 사운드를 내는 바이올린이란 악기로 탄생이 됩니다. 그러고 보면 나무가 자라는 척박한 환경은 가문비나무에게는 혹독하지만 악기의 울림에는 크나큰 축복입니다. 나무들은 자라기 힘든 환경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기 때문이죠.
바이올린으로 탄생한 가문비나무의 이야기는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의 삶을 보면 순탄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평온하기만 한 삶은 없습니다. 수많은 굴곡과 아픔, 역경 속을 살아내는 우리는 빛을 보지 못하는 가지들을 땅에 떨구는 가문비나무처럼 잊고 떨쳐야 할 것들은 포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고난의 시간 속에서 얻게 되는 지혜와 용기, 마음의 근육은 우리 삶을 진정 아름답고 성숙하게 가꾸어 나가게끔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어떠한가요? ‘우리의 믿음은 시련과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연주자의 삶을 살면서 연주를 앞두고는 수많은 반복 연습으로 훈련의 시간을 갖습니다. 힘든 연습 시간 속에서 바이올린과 교감하고 좋은 울림을 위해 노력합니다. 연주를 위한 혹독한 연습 과정은 제 기도와도 같습니다. 제가 바이올린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아름다운 울림을 추구하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은 주님을 향한 간곡한 기도, 감사의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악기의 울림을 만들어 갑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드신 훌륭한 악기이신 여러분, 진정한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연주하며 각자의 소명을 묵상합시다. 아멘.
(유튜브 영상은 제가 연주한 “사명” 입니다.)
[2021년 11월 21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춘천주보 2면, 김수연 클라우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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