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쾌한 클래식: 헨델의 주님이 말씀하신다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유쾌한 클래식: 하이든의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 |1| | |||
작성자주호식
![]() ![]() |
작성일2022-04-13 | 조회수1,917 | 추천수0 | |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44) 헨델의 ‘주님이 말씀하신다’ 합창으로 듣는 다윗 시편의 말씀
지난 3일 사순 제5주일에 본당에서 복음 환호송을 읽었다. 매일 미사 책에 이렇게 씌어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니 이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이 부분을 읽으니 떠오르는 곡이 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의 라틴어 원어는 Dixit Dominus다. 독일 할레에서 태어났지만 폭넓은 음악 공부를 위해 1706년부터 1709년까지 이탈리아에서 청년기를 보낸 22세의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은 1707년 4월 로마에서 Dixit Dominus(주님이 말씀하신다)를 작곡했다.
다윗 시편인 라틴어 성경 시편 110편을 가사로 사용한 이 곡은 헨델이 작곡한 악보 중 친필 서명이 남아있는 가장 초기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말씀하신다’ 부분인 Dixit에서 리토르넬로 양식(합주와 독주가 되풀이되는 형식)이 솔리스트는 소프라노1ㆍ2, 알토(메조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가 맡으며 5성부 코러스와 현과 콘티누오(베이스 파트)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바로크 스타일의 합창 음악이다. 교회를 위한 그의 최초 합창곡이며 카를로 콜론나 추기경의 후원으로 1707년 몬테 산토의 산타 마리아 성당 가르멜회 저녁 기도에서 초연됐다. 이 멋진 작품이 박종원 음악감독의 지휘로 서울시합창단에 의해 4월 15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된다.
헨델의 종교 합창 작품하면, 대부분 인생 후반에 쓴 ‘메시아’ ‘유다스 마카베우스’ 등 합창이 강화된 오라토리오들을 먼저 떠올리지만 ‘주님이 말씀하신다’가 뿌리가 되는 작품이다. 헨델이 이탈리아에 머물렀을 때 왕성한 활동을 한 작곡가로는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와 아르칸젤로 코렐리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작곡가들로부터 독일 출신의 젊은 예술가인 헨델은 많은 영감을 받았다.
헨델에 앞서 ‘주님이 말씀하신다’를 먼저 쓴 작곡가는 몬테베르디, 카리시미, 스테파니,스카르라티, 클라리, 비발디 등이 있을 정도로 ‘주님이 말씀하신다’는 바로크의 수많은 작곡가들이 앞다투어 작곡하던 소재였다. 그 중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1660~1725)의 영향을 헨델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데 밝고 유려한 분위기의 선율, 관현악 반주를 중시한 점, 2ㆍ3악장을 독창곡으로 만든 점이 같고 피날레에 영광송을 첨가한 점도 그렇다. 아르칸젤로 코렐리(1653~1713)도 다양한 대조기법을 쓰며 현악기를 중시하고, 16분음표의 빠르고 화려한 선율, 독특한 셋잇단음표 주제 사용 등이 헨델의 작품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헨델의 ‘주님이 말씀하신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4월 10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