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의 참맛: 보렐 수녀의 꿰뚫린 심장(Corazón traspasad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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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6-07 | 조회수1,630 | 추천수0 | |
[성가의 참맛] 보렐 수녀의 「꿰뚫린 심장」(Corazón traspasado)
“나의 사랑하는 여동생 소피야, 그동안 많이 무서웠지? 내가 성직자기본법을 다시 철회하지만 않았어도 우리 집안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모든 재산을 다 빼앗기고 어머니와 숨어 지내느라 힘들었을 걸 알아. 하지만 그 두렵던 로베스피에르도 이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고,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 한 몸 무사히 사제가 될 수 있었어. 나는 이제 파리로 가서 사목을 할 거야. 아버지께는 내가 이미 말씀드렸지만, 너도 이젠 열다섯 살인데...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
마들렌 소피 바라 성녀(St. Madeleine-Sophie Barat)는 1779년 12월, 미숙아로 태어났습니다. 갑자기 옆집에 난 화재로 어머니가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었지요. 또 아홉 살에는 프랑스 대혁명을 경험했고 열네 살까지는 독재자의 공포정치 속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작은 마을 주와니에서 아버지의 포도밭을 거닐며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영혼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샘물처럼 흘러나옴을 체험한 소녀 소피는 이 공포(Terreur)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795년 9월,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는 큰 결심을 합니다. 사제서품을 받은 오빠 루이 바라(Louis Barat) 신부와 함께 파리로 떠나는 것이었지요.
처음에는 가르멜 수도원에 입회하고 싶었던 소피. 하지만 곧 그녀는 기도 중에 예수 성심을 깊이 체험하였고, 전통과 당시 대중 신심을 결합한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됩니다. 성체 성혈에 대한 흠숭, 젊은이를 위한 교육, 사도직 활동과 함께 내면성을 지향하는 공동체였습니다. 이윽고 1800년 11월 21일, 프랑스 파리의 투렌 가의 작은 경당에서 새로운 수도회의 서약을 합니다. 바로 성심수녀회(Religieuses du Sacré-Cœur de Jésus)의 시작이었지요. 이후 222년 동안 성장하여 2,6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전 세계 41개국에 파견되어 성녀의 가르침과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발견하고 현양하라는 소명에 응답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어린아이를 위한 것이었을지라도, 나는 이 수도공동체를 만들었을 거예요.”
지난 2015년 11월 21일, 수녀회 창립 215주년을 맞아 성심수녀회 멕시코 관구의 세실리아 리베로 보렐(Cecilia Rivero Borrell) 수녀가 한 곡의 성가를 만들어 봉헌합니다. “세상 끝날 까지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 주님의 꿰뚫린 심장은 ‘구원의 예물이며 고통과 사랑의 신비’지요.”라는 간결한 소개 글과 함께였습니다. 어렵지 않지만 신선하고 깊이 있는 선율과 친근한 스페인어 가사의 이 성가를 함께 만나보지 않으시겠어요?
예수님의 꿰뚫린 심장 / 우리를 사랑해주신 마음 그 열린 상처에서 흐르는 / 마지막 한 방울의 삶은 사랑과 고통의 신비 / 구원의 봉헌이지요 예수님의 꿰뚫린 심장 / 우리를 사랑해주신 마음 그 마지막 삶의 호흡은 / 삶을 나누라는 가르침이지요
[2022년 6월 5일(다해) 성령 강림 대축일 의정부주보 7면,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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