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의 참맛: 가톨릭 성가 156번 한 말씀만 하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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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6-20 | 조회수2,511 | 추천수0 | |
[성가의 참맛] 가톨릭 성가 156번 「한 말씀만 하소서」(Mon doux Jésus ne paraît pas encore)
성가 「한 말씀만 하소서」는, 1835년 프랑스에서 출판된 『새롭게 고른 500개의 성가들: 영적 활동과 지침이 수록된 가장 갖추어진 총서; 교정되고 수정되었으며 각색된 가장 아름다운 선율들』에 「나의 사랑하는 예수님은 아직 오지 않으시네요」(Mon doux Jésus ne paraît pas encore)라는 제목으로 실린 게 가장 오래된 기록입니다. 출판되자마자 인기를 얻어 다른 다양한 성가책에도 연이어 수록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으로 넘어가, 필라델피아의 루터파 출판협회가 1885년에 출판한 『주일학교와 다른 예식을 위한 오즈버그 노래들』(Augsburg Songs for Sunday Schools and other services) 성가집에서는 새로운 영어 가사와 함께 「들어주소서, 성령이여」(Holy Spirit, hear us)라는 제목으로 실렸지요.
이 성가는 이후 태평양을 건너 1924년 「따헤 업대어」라는 제목으로 『죠선어셩가』에 실리게 됩니다. 이후 1956년 출판된 『정선 가톨릭 성가집』에 41번 「땅에 엎디어」라는 제목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성체 찬미가”를 바탕으로 한 가사로 성체와 성혈을 높이 들어 올리는 예절인 “거양성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프랑스 원전에도 각각 3절의 가사들이 “성체 전에”(avant la communion), 그리고 “성체 후에”(après la communion) 부를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 있지요. 그리고 마침내 1985년 『가톨릭 성가』에 백인대장의 고백인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루카 7,6-7)라는 성경 말씀으로 새롭게 만든 가사가 1절로 추가되어 지금 우리가 부르고 있는 가톨릭 성가 156번이 되었습니다.
1절은 성경 말씀, 2절은 성체 찬미가, 3절은 원전 프랑스어 가사의 가장 마지막 절을 번역한 성가 「한 말씀만 하소서」. ‘성체’라는 하나의 주제 안에서 다양한 나라, 문화, 텍스트를 아우른 알찬 가사와 시대를 관통하는 깊은 맛이 우러나는 선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성가를 부르며 그 안에 숨어 있는 하느님의 섭리와 성령님의 관심, 예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지요.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루카 22,19-20). 매 미사에서 만나는 성체와 성혈, 즉 성찬례를 제정하시며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거룩히 변화된 빵과 포도주, 그 성체와 성혈을 모심으로써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의지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고 말이지요. 사랑을 하고 또 사랑을 받는다는 것, 우리네 삶에서 바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요?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일상에서 꼭 실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백하는 마음으로 함께 이 성가를 불러보면 어떨까요?
“몽 두 줴-주- 네 파-해 파-젱코-헤 ♬”
[2022년 6월 19일(다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의정부주보 7면,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이운형 마리아, 김구환 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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