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음악칼럼: 헨델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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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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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7-11 | 조회수3,283 | 추천수0 | |
[음악칼럼] 헨델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랑스러운 나무 그늘이여
나무는 제자리에서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사시사철 모습을 바꿔가며 다채로움을 줍니다. 해마다 새잎을 내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죠. 또 가지만 앙상한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 어떤 것보다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훌쩍 커버린 키로 우리를 놀라게 하죠. 이렇게 믿음직스러운 나무 아래서 여름날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 영혼마저 쉴 수 있다면 어찌 그 나무가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그런 심정으로 나무에 한껏 애정 표현을 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Serse) 또는 크세르크세스(Xerxes)>에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아리아 ‘어디에도 없던 나무 그늘이여(Ombra mai fu)’입니다.
바흐와 더불어 바로크 음악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작곡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 독일-영국)은 바흐와 같은 해, 같은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행보로 종종 비교되는 음악가입니다. 바흐가 평생 독일을 벗어나지 않고 주로 교회음악과 교육용 음악을 작곡하며 스무 명의 자식을 둔 가장으로서 역할을 다했다면, 헨델은 결혼도 하지 않고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각지를 다니며 오페라를 비롯, 다양한 음악을 작곡한 음악가이자 흥행사였습니다.
<세르세>는 1738년 런던 초연 당시 관객으로부터 외면받았습니다. 이유는 이전 오페라와 달리 짧은 아리아들, 진지한 내용과 희극적 내용이 섞인 어색한 분위기 때문이었죠. 다행히 20세기 초 재조명되면서 오늘날 헨델의 가장 사랑받는 아리아로 살아났으니, 사람이 그렇듯, 작품의 운명 또한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이 오페라의 주인공은 기원전 470년경 고대 페르시아의 왕 세르세(크세르크세스의 이탈리아어 표현)입니다. 실존 인물이지만 오페라의 내용은 다분히 허구입니다. 이미 약혼녀가 있으면서 동생의 연인을 사랑하는 세르세 왕과 또 다른 엇갈린 사랑들이 일대 혼란과 질투, 복수를 일으키다가 마지막에 용서와 화해로 끝맺죠.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무 그늘, 여러분만의 그 나무 그늘을 하나씩은 가지고 계시겠지요?
[2022년 7월 10일(다해) 연중 제15주일 서울주보 6면, 임주빈 모니카(KBS프로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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