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의 참맛: 임두빈 안드레아의 온 세상에 주님 사랑 전하리라 | |||
---|---|---|---|---|
이전글 | 그레고리오 성가 이전의 전례 음악 | |||
다음글 | 전례 ·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14: 함께 부르기 좋은 성가 |1|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07-18 | 조회수1,672 | 추천수0 | |
[성가의 참맛] 임두빈 안드레아의 <온 세상에 주님 사랑 전하리라>
“쿵!” 24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다. 추락이었다. 떨어지는 도중 어딘가에 걸려 다리부터 떨어졌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목숨은 건졌지만, 다리의 모든 관절이 산산조각 나서 뼈가 피부를 뚫고 나왔다. 그로부터 1년여간 8번의 수술을 거치며, 외로운 병원 생활이 이어졌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고통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시작된 기도는 이렇게 이어졌다. “이 다릴 낫게 해주신다면, 하느님, 저 당신을 위해 살아갈게요.”
1995년, 어머니께 등 떠밀리듯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는 이태리의 로레또로 향했다. 두려웠다. 추락으로 심하게 다친 다리는 절단 위기였다가 겨우 뼈와 살점이 붙은 상태였다. 조금만 걸어도 피부가 찢어질 수 있었기에, 비행기를 타면 혹시라도 피가 철철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마음에 가득했다. 그렇게 함께한 형과 누나의 달램과 보살핌을 받으며 15일간의 순례길에 올랐다. 그런데 그곳에서 마주한 한 광경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 커다란 미식축구 경기장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30만 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모두 함께 성가를 불렀다. 뜨겁다 못해 불타오르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내 삶의 한가운데에 성가가 들어왔다. 마리아 성모님의 신앙이 나의 신앙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성가가 부르고 싶어졌다. 들려주고 싶다가 아닌, ‘내가 부르고’ 싶었다. 주님을 노래하고 싶었고,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고 싶었다. 그리고 온 세상에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졌다. - 임두빈 안드레아 형제의 인터뷰 중 -
병상에 누워 다시는 걷지 못할 거라 울던 청년은 먼 유럽 땅에서 30만 명의 전 세계 청년들과 함께 뜨겁게 찬양한 그 날부터 쉼 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샬롬 선교단을 시작으로 ‘마제스티’라는 록밴드의 보컬로서 생활성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2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임두빈 안드레아’라는 이름으로 4개 정규앨범의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을 하며 100여 곡에 이르는 성가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또한 찬양하는 동료 선후배들이 좀 더 풍요롭고 안정적인 음악 활동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 천주교회 유일의 저작권협회인 한국가톨릭음악저작권협회의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여정을 어떻게 걸어올 수 있었냐는 물음에 그는 말합니다.
“계획하지 않았어요.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저 주님의 손을 잡고 하루하루 돌탑을 쌓듯이 걷다 보니 지금이 되었어요. 제 걸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늘 깨어있고 싶어요. 주님의 말씀이 저를 오늘까지 살게 해주셨으니까요.”
[2022년 7월 17일(다해)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의정부주보 7면, 까뮤(이새론 안토니오, 이운형 마리아, 최슬기 마리아, 김구환 루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