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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악칼럼: 인간은 늘 흔들리지만 주님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사랑하십니다, 베버 마탄의 사수 중 구름이 태양을 가릴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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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2006년 3월(나해) 성가안내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9-11 조회수1,364 추천수0

[음악칼럼] 인간은 늘 흔들리지만 주님은 그런 우리를 언제나 사랑하십니다, 베버 <마탄의 사수> 중 ‘구름이 태양을 가릴지라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중요한 시험, 경쟁을 앞두고 우리는 늘 전전긍긍하기 마련입니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갑자기 실력 발휘가 안 되거나 자신의 실력이 조금 미흡하다고 느낄 때면 더욱 초조해지죠. 초조함은 유혹을 부르게 마련입니다. 유혹에 빠져,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는 경우를 보면, 분노하면서도 과연 나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돌아보게 됩니다. 금방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믿음이 약한 탓입니다.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인간을 순결한 영혼으로 살려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베버(Karl Maria von Weber, 1786~1826, 독일)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입니다. ‘마탄(魔彈)’은 악마의 마법에 걸린 총탄을 말합니다. 이 오페라는 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효시라고 불릴 정도로 독일 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우리에겐 <무도에의 권유>의 작곡가로 알려진 베버는 어린 시절 병약한 몸으로 아버지의 악단을 따라 여기저기 다니느라 어느 한 곳에서 꾸준히 공부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악단이 연주하는 연극을 보면서 장차 오페라 작곡가로 성장하는 기본을 익힐 수 있었으니, 이런 환경이 오히려 인생에 도움이 됐죠. 그는 1817년 서른한 살에 드레스덴 궁정 가극장의 지휘자가 됐는데,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습니다. 베버는 당시 이탈리아와 프랑스 오페라에 비해 열세이던 독일 오페라를 살리고자 각고의 힘을 쏟았는데, 그 노력의 일환으로 작곡된 곡이 오페라 <마탄의 사수>입니다. 이 오페라를 시작으로 독일 오페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특히 독창적인 독일 악극을 만들어 낸 바그너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마탄의 사수>는 독일의 전설집 <귀신 이야기책 (Das Gespensterbuch)>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헤미아의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인간의 고뇌와 절망, 사랑, 욕망, 이기심 등을 짜임새 있게 다루었죠. 영주의 숲을 관리하는 산림관의 딸 아가테와 사랑하는 사이인 사냥꾼 막스가 결혼 조건인 사격 대회 우승을 위해 악마와 거래했다가 아가테를 위험에 빠트리고 악마와 한 거래까지 들통나서 추방당할 위기에 몰리지만, 순수한 아가테의 영혼과 숲속 은자(隱者)의 도움으로 구제된다는 내용입니다.

 

‘서곡’, ‘사냥꾼의 합창’과 더불어 이 오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은 막스의 사격 시합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든 아가테가 부르는 믿음의 노래 “구름이 태양을 가릴지라도”입니다. “구름이 태양을 가릴지라도 태양은 언제나 하늘에 머물 것입니다. … (중략) … 하느님이 나를 돌보아 주실 것이니, 나의 어린애 같은 순수한 마음을 믿고, 비록 이것이 나의 마지막 아침일지라도 … (중략) … 순수하고 맑은 그분의 눈이 나를 사랑으로 돌보아 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런 믿음이 결국 아가테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고 막스를 추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구름 위에 태양이 건재하듯, 어떤 어려움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어도 주님께선 늘 사랑으로 우리를 지켜봐 주십니다. 그 믿음이 우리를 유혹으로부터 지켜줄 것입니다.

 

[2022년 9월 11일(다해) 연중 제24주일 서울주보 6면, 임주빈 모니카(KBS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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