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음악칼럼: 메시아가 예수님임을 알려주는 음악 헨델의 메시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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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2-11-28 | 조회수1,736 | 추천수0 | |
[음악칼럼]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메시아가 예수님임을 알려주는 음악 헨델 <메시아>
그리스도 예수님을 맞을 4주간의 시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습니다. 지금부터 연말까지 전세계 교회는 물론 공연장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이 바로 헨델의 <메시아(Messiah)>죠. 메시아에 나오는 ‘할렐루야’ 합창곡을 듣지 않고서는 성탄절을 맞을 수 없고, 가는 해도 새해도 만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 독일-영국)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애초에 성탄이나 송년에 연주되도록 작곡된 것이 아닙니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 작곡가 헨델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20대 초반에 당시 음악의 종주국이었던 이탈리아에서 많은 것을 익힌 후, 음악이 귀족과 부르주아 계층의 오락거리로 성행하던 영국으로 건너가 작곡가뿐 아니라 음악 사업가로서도 크게 성공합니다. 이때 영국 관객의 인기를 끈 헨델의 음악은 주로 오페라였는데, 재미있는 것은 독일 사람이 영국에서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를 만들어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잘 나갈 때 시기하는 이들이 없을 수 없고, 외국어로 된 귀족 취향의 오페라를 누구나 다 재미있어 할 수는 없겠지요. 헨델의 승승장구에 배 아파하던 세력과 영어로 된 풍자적인 서민 오페라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헨델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고민 끝에 헨델이 타개책으로 고안해낸 것이 바로 영어 가사로 된 오라토리오(oratorio)였습니다. 음악적으로나 경험적, 사업적으로 빠질 것 없이 뛰어났던 헨델은 영어 오라토리오로 마침내 재기에 성공합니다. 오라토리오는 오페라처럼 이야기가 있는 음악극이지만 무대장치나 의상, 연기가 필요 없고, 일반 공연처럼 성악가들이 무대에 서서 연주합니다. 오페라와 비교해 제작비도 훨씬 적게 들고, 당시 고액의 출연료를 받던 콧대 높은 성악가들과 갈등 요인도 줄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메시아>는 이렇게 헨델에게 다시 성공을 가져다준 대표적인 영어 오라토리오입니다.
<메시아>의 초연은 헨델의 나이 57세인 1742년 4월 13일, 런던이 아닌 더블린에서, 교회가 아닌 음악당에서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성탄과는 전혀 관계가 없죠. 이 곡은 감옥에 수감된 죄수의 빚 탕감과 가난한 이를 위한 병원, 보건소를 후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주됐습니다. 600명을 수용할 음악당에 700명의 관객이 몰릴 정도로 공연은 성공했고, 이듬해 3월에 런던에서도 초연됐습니다. 서곡으로 시작해 총 3부, 53곡의 아리아, 중창, 합창 등으로 구성된 <메시아>의 가사는 헨델과 자주 음악 작업을 했던 찰스 제넨스(C. Jennens, 1700-1773, 영국)가 맡았습니다. 그는 성경에 대한 지식이 높았던 사람으로, 메시아의 가사를 성경의 구약과 신약 여러 곳에서 발췌해서 적절히 편집하는 방식으로, 주님께서 이사야 같은 예언자를 통해 하신 말씀이 ‘예수님의 탄생’으로 이루어졌음을, 즉 메시아가 예수님임을 확실히 알렸습니다. <메시아>는 초연 이후에도 모금을 위한 자선 공연에서 자주 연주되어 ‘구제(救濟)의 음악’으로 자리매김했고, 헨델 생전에만도 36회 공연될 정도로 인기 있는 곡이었습니다. 헨델이 세상을 떠나기 8일 전까지도 공연됐다고 하죠. 예수님 맞을 준비를 시작하면서, 자선 공연을 위해 작곡된 헨델의 <메시아>를 듣자니, 대림 기간 중에 어떤 형태로든 곤경에 처한 이웃돕기를 실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2년 11월 27일(가해) 대림 제1주일 서울주보 6면, 임주빈 모니카(KBS프로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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