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교회음악 이야기: 북스테후데의 우리 예수님의 지체(Membra Jesu nostri, BuxWV 7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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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2-27 | 조회수1,134 | 추천수0 | |
[교회음악 이야기] 북스테후데의 『우리 예수님의 지체(Membra Jesu nostri, BuxWV 75)』
사순 시기에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기에 합당한 곡으로 『우리 예수님의 지체(Membra Jesu nostri, BuxWV 75)』를 소개한다.
이 작품의 작곡가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 ca. 1637-1707)는 17세기 후반 북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서 오르간곡과 기악곡들을 작곡했으며 그에 못지않게 많은 성악작품을 남겼다. 그가 작곡한 칸타타들은 바흐의 칸타타에도 영향을 주었다. 북스테후데가 성악작품을 많이 쓰게 된 배경으로는 《저녁 음악회(Abendmusik)》가 있다. 《저녁 음악회》는 뤼베크의 마리아교회에서 성 마르티노 축일인 11월 11일부터 대림 시기의 주일까지 5주간에 걸쳐 행해지던 연주회이다. 이 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시 여러 음악가가 뤼베크를 찾았고 이중에는 헨델과 바흐도 있었다. 이 음악회에서는 성경과 성시를 소재로 한 다양한 곡을 연주하였는데 『우리 예수님의 지체(Membra Jesu nostri)』도 그중 한 작품일 것이라 짐작된다.
『우리 예수님의 지체(Membra Jesu nostri)』는 일곱 개의 칸타타로 이루어져 있다. 일곱 개의 칸타타의 제목은 각각 「Ad Pedes(주님의 발)」, 「Ad Genua(주님의 무릎)」, 「Ad Manus(주님의 손)」, 「Ad Latus(주님의 옆구리)」, 「Ad Pectus(주님의 가슴)」, 「Ad Cor(주님의 심장)」, 「Ad Faciem(주님의 얼굴)」이다.
각각의 칸타타는 여섯 개의 악장으로 나뉘는데 여섯 개의 악장은 주로 1악장 기악 소나타, 2악장 합창, 3악장 아리아, 4악장 아리아, 5악장 아리아, 6악장 합창의 구조이다. 1악장과 6악장의 합창은 대부분 5성부이며 같은 곡이 반복된다. 3악장, 4악장, 5악장의 아리아는 솔로 아리아와 중창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리아에는 기악 후렴구가 따라오는데 세 개의 악장이 모두 같은 후렴구이다. 하지만 연주를 들어보면 같은 후렴구라도 각기 다른 장식음을 사용하여 연주하고 있으므로 악장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의 가사는 성경과 중세 시인이자 수도사인 아눌프의 시 《Rhythmica oratio》에서 가져왔다. 각 칸타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 그리스도가 못 박힌 십자가 앞에 엎드린 자세로, 아래에서부터 시선이 가는 순으로 고통받는 예수님의 일곱 지체를 보며 인간의 구원을 위한 신비를 묵상하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육체를 보며 그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는 내용이지만 그 음악의 흐름은 어둡거나 지나치게 장엄하지 않다. 오히려 신비스럽고 우아하며 때로는 리드미컬한 진행을 보인다. 이는 그리스도의 고통이 단지 수난에서 끝나지 않고 인간을 위한 구원으로 이어지는 신비를 표현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2023년 2월 26일(가해) 사순 제1주일 대전주보 4면, 신혜순 데레사(연주학박사, 지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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