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천주교 주교회의에 엄중히 항의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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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학윤 | 작성일2018-09-10 | 조회수6,266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천주교 모태신앙으로 오랜 신자로 살고있고 본당 반주자로서 역시 오랜 경력이 있습니다. 그동안 성가책은 여러 차례 변화를 주어 재발행되었으나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와 실망을 금할수 없습니다. 바로 호칭문제 입니다.
예를 들면 253번 '네 머리를 꾸미오리' 등에 등장하는 '네' 라는 호칭입니다. '네'는 '너'의 동의어로서 일반적으로 친구나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상대로 주로 쓰이는 반말입니다. 반말 중에서도 '네놈' '네년'이란 표현에서 보듯 상대방을 낮잡아 쓰는 말로 신과 마리아를 호칭하는 단어로서 절대 부적격입니다. 국어사전 어디를 보아도 이 단어가 높임말로써의 뜻과 쓰임은 없으며, 이는 국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위에 열거한 성가외에 많은 곡들에서 예수님과 하느님 성모님을 '너'라고 지칭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노래를 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마음이 불편하고 의구심을 거둘 수 없습니다. 더 솔직히 신자로서 제 정신이라면 이런 반말 표현을 쓸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톨릭 성가 출판 반 세기동안 이런 표현을 방치해온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고 묵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박할것입니다. '문학상의 아름다움을 고려한 것이다.' '리듬감을 고려한 고육책이다' '수십년간 문제없이 써왔다'..
제가 하나하나 반박해보겠습니다. '네 머리를 꾸미오리' '마리아여 네 주위에' '네 아들 예수 희생보사 ' ... 이런 가사에 문학적 아름다움을 느낄 사람이 있을까요? '네'라는 표현은 단순 인칭대명사일 뿐 수사적인 의도로 쓰인 경우는 문학작품에서 찾기 힘듬니다. 또한 요즘 시대에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사어가 되어가는 단어로서 어감 자체가 매우 촌스럽고 아름다움을 느낀다는것이 넌센스입니다. 물론 개인 취향으로 아름다움을 느낄순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반말을 써야 합니까? 존칭이 우선순위가 되어야합니다.
또한 리듬감을 해칠 우려도 없습니다. '네' 라는 단어 대신 '당신'이라는 극존칭을 쓰면 됩니다. 수많은 외국곡의 영어 가사가 한음표당 두 음절을 처리하는 경우가 흔하고 이때에 리듬감도 유지됩니다. 정말 불가피한 경우 리듬감을 어느정도 희생하더라도 반말을 쓰는 일은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하느님께 바치는 거룩한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의 뜻과 성가에서의 뜻은 다르다. 수십년간 문제없이 써왔다.'? 성가라는 것은 기도이고 기도는 일상의 언어가 모여서 만들어집니다. 즉 가톨릭 성가의 가사도 결국은 우리의 일상적 언어로서 우리의 삶이 반영이 된 작품입니다. 국어사전이 일상의 뜻을 반영하듯, 그 뜻이 담긴 성가 가사는 다른 뜻이 되는겁니까? 천년만년 관행대로 해야합니까?
물론 성가를 부르면서 그 단어를 곧이 곧대로 해석하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각자 마음에서 정화시키는 것일 뿐 그 단어 자체가 높임말이 되는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것은 바꾸어야 하는 것이지요.
결국 '네'라는 단어의 채용은 아무런 종교적 음악적 문학적 고민없이 편의에 의해 쓰여진 무지와 무개념의 산물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네놈 네년'같은 단어로 볼 때 '네'라는 말은 상대방을 무시할때 쓰는 말로, 이 단어를 성가에 쓴다는것은 신성모독에 가깝다는 것을 주교회의는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저작권료 지불이 아까워 주옥과 같은 성가를 제외시키고 거금의 예산으로 성가책을 재발행하면서 이런 문제는 방치한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미사통상문을 자주 바꾸는 것은 이해하고 신자들은 이를 마땅히 따라야합니다.( 솔직히 '또한 사제와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고 오히려 전자가 더 나아보입니다만 이런 부분에도 개정의미에 대한 해설과 소통이 부실합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이런문제부터 시급히 바꾸고 신자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열린 소통시스템을 갖추는게 먼저 아닐까요?
아무튼 추후 성가책 개정 계획이 있다면 이부분을 전면 수정하기를 엄중히 촉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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