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신앙과 음악: 전례 안에서의 음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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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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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12-16 | 조회수23 | 추천수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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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음악] 전례 안에서의 음악
전례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인간이 거룩하게 하는 교회의 위대한 행위이며 신앙생활의 정점입니다. 전례 안에서 울려 퍼지는 성가는 공동체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고, 말씀과 기도의 의미를 더욱 또렷이 드러내 전례를 풍요롭게 합니다.
교회 안에서 음악은 미사와 성무일도 같은 전례뿐 아니라 신심 행사, 교육, 여러 공동체 모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됩니다. 그런데 교회의 음악은 단순한 장식이나 분위기 조성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거룩한 예식들을 장엄하게 노래로 거행할 때에 그 전례 행위는 더욱 고귀한 형식”(「전례헌장」 113항)을 갖게 되며, 성음악이 전례의 “보완적이며 필수적인” 부분임을 분명히 밝힙니다(교황 비오 10세, 자의교서 「Tra le sollecitudini」 1항).
성음악과 전례음악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음악으로 “하느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전례헌장」 112항)를 목적으로 합니다. 성음악은 성경과 전례문에 선율을 입힌 것이며, 그 선율은 가사의 의미가 공동체 안에서 명료하게 전달되도록 봉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음악은 개인감정이나 유행에 앞서 성경과 전례문에 충실해야 하고, 거룩함과 예술성, 보편성을 갖춘 교회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가는 두 배의 기도”라는 말로 성가의 힘을 설명해 왔습니다. 특히 시편과 화답송, 미사의 여러 찬미가는 문학적이고 서정적 성격이 강해 단순 낭송만으로는 그 뜻과 정서가 충분히 전해지기 어렵습니다. 선율은 텍스트의 내용과 느낌을 섬세하게 표현하여, 듣는 이와 부르는 이 모두가 말씀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도록 돕는 통로가 됩니다.
전례 안에서 음악은 공동체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성가를 부를 때 흩어진 마음은 하나로 모이고, 공동체의 일치는 강화됩니다. 신자들은 같은 노래 안에서 믿음을 소리로 고백하며, 음악이 열어 주는 질서와 아름다움 속에서 전례의 신비에 더 깊이 참여하게 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47항 참조).
전례 안에서 성음악은 “기도를 감미롭게 표현”하며 신자들이 “한마음을 이루도록 북돋아”(「전례헌장」 112항) 줍니다. 성음악이 전례 행위와 긴밀히 결합할수록 그 고유한 거룩함이 더욱 충실히 드러나기에, 성가의 가사는 전례의 형식과 구조뿐 아니라 그 내적 정신과도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성가는 전례를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하느님께 드리는 교회의 기도가 소리와 선율 안에서 살아나는 표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2025년 12월 14일(가해)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의정부주보 4면, 김재근 대철베드로 신부(백석동 협력사목, 교황청립 성음악대학 그레고리오 성가 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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