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신앙과 음악: 미사의 통상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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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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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1-12 | 조회수201 | 추천수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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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음악] 미사의 통상문 1
미사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정점이자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입니다(「전례헌장」 4항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를 바치는 성찬의 희생 제사, 곧 미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이 미사 안에서 십자가의 희생이 현재화되어 우리를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일치로 이끕니다(47항 참조).
미사는 전례문에 따라 1 통상문, 2 고유문, 3 낭송 및 환호의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자비송은 주님께 자비를 청하는 간구이자 공동체의 환호이고, 고통 속에서 구원을 청하는 신앙의 외침입니다. 곧 신자들이 주님께 환호하며 그분의 자비를 간청하는 노래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참회의 표현을 넘어서 구원을 청하는 교회의 찬미와 신앙고백의 성격을 지닙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52항 참조). 자비송은 전례에 참여하는 이들이 회개와 신뢰로 전례의 신비에 참여하도록 이끕니다.
대영광송은 천사들의 찬미인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루카 2,14 참조)으로 시작해, 교회가 성령 안에서 성부와 어린양을 찬미하고 은총을 구하는 오래된 찬가입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53항 참조). 이 찬미가는 성부로부터 성삼위께 확장되며,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올려 줍니다. 신경은 말씀 전례에서 들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회중의 응답으로, 성찬례를 시작하기 전 신앙의 신비를 기억하고 고백하게 합니다(67항 참조). 곧 우리가 누구를 믿는지 한목소리로 확인함으로써 공동체의 믿음을 또렷하게 합니다.
거룩하시도다는 감사송 뒤에 온 회중이 하늘의 찬미에 합류하는 환호(79항 참조)이며, 이사 6,3과 묵시 4,8의 “거룩하시다”와 마태 21,9의 “호산나”가 합쳐진 노래입니다. 이 환호는 성찬의 중심에서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선포하고, 우리를 경배로 이끕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은 빵을 쪼개는 예식 동안 부르는 노래입니다(83항 참조). 이 노래는 우리가 모시는 성체가 구원의 어린양이심을 고백하고 자비와 평화를 간청하도록 인도합니다. 마침 예식의 파견은 미사 중에 받은 은총을 삶과 선교로 옮기라는 초대로서 미사가 일상으로 연결되도록 문을 열어 줍니다(90항 참조).
통상문은 매 미사에서 반복되어 노래됩니다. 통상문의 반복은 교회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기도하는 지를 몸으로 익히게 하고, 그 믿음과 기도가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 향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2026년 1월 11일(가해) 주님 세례 축일 의정부주보 4면, 김재근 대철베드로 신부(백석동 협력사목, 교황청립 성음악대학 그레고리오 성가 전공)]
[신앙과 음악] 미사의 통상문 2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통상문 부분의 노래는 미사곡 또는 키리알레(Kyriale)라고 합니다. 로마 미사 성가집인 그라두알레 로마눔(Graduale Romanum)에는 18개의 미사곡과 6개의 신경, 그리고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선율(ad libitum)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미사곡들 가운데에는 전례력에 따라 사용 시기가 제시된 곡도 있고, 전례와 공동체의 상황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는 곡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천사 미사곡>은 미사곡 8번(Kyriale No.8)입니다.
미사의 통상문 부분 전체가 한 작곡가에 의해 통일성 있게 작곡된 첫 사례로는 14세기 마쇼(G. de Machaut, +1377)의 <노트르담 미사>를 듭니다. 그 이전에는 자비송(Kyrie)이나 대영광송(Gloria) 등 일부만 따로 작곡하는 경우가 많았고, 서로 다른 곡들을 모은 ‘모음형 미사곡’ 형식이었습니다. 노트르담 미사는 통상문 부분을 하나의 흐름으로 조직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16세기에 다성음악이 발전하면서 통상문 부분을 다성음악 형식으로 엮은 미사곡들이 활발히 작곡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팔레스트리나(G.P. da Palestrina, +1594)는 균형 있게 정돈된 성부 진행을 통해 성부가 과도하게 얽혀 가사를 가리는 일을 피하고 텍스트가 또렷이 들리도록 했습니다. 여러 성부가 함께 노래해도 전례문이 흐려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미사곡은 모범으로 자주 거론됩니다.
팔레스트리나 <마르첼로 교황 미사곡> https://youtu.be/BRfF7W4El60?si=Zltu5KH36xnWmx20
이후에도 모차르트와 하이든을 비롯한 수많은 작곡가들이 새로운 미사곡들을 작곡하며 전통을 이어 갔습니다. 그리고 20세기 들어 신학의 토착화 흐름 속에서 지역적 특색을 가진 미사곡들이 작곡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콩고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미사룸바>(1958)와 남미의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한 <미사크리올라>(1964)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강수근 신부의 <국악미사>가 있습니다. 전통 가락을 회중이 따라 부르기 쉽도록 단순화했으며, 전례문의 억양을 살린 선율 구성으로 가사가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했습니다.
아리엘 라미레스 <미사크레올라> https://youtu.be/Ad6TSy7Vfew?si=ZM1trZCrwRJRbypI
전례음악의 아름다움은 장식이나 음악적 과시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례의 기도문과 말씀이 음악의 옷을 입어 회중이 더 잘 듣고 응답하며 기도에 집중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미사곡 레퍼토리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비롯해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는 음악적 효과가 아니라 회중이 전례에 더 깊이 참여하도록 돕는 전례적 배려입니다. 성가는 공동체를 하느님께 이끄는 기도의 노래입니다. 전례음악은 듣고 노래하는 이들이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가도록 도울 때 자기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 미사곡 9번(Cum Jubilo) 중 자비송(성모 마리아 축일과 대축일 미사곡) https://youtu.be/DMSKCmk51Ts?si=axHw8B84rQ5fRUTg
[2026년 2월 1일(가해) 연중 제4주일 의정부주보 4면, 김재근 대철베드로 신부(백석동 협력사목, 교황청립 성음악대학 그레고리오 성가 전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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