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청년 성가집' 출판의 논란, 그 방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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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무한슬픔 | 작성일1999-07-15 | 조회수2,351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소위 청년성가집에 대한 말들이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책이 나온다면 생길 여론의 논란을 어느 정도 예상한 바는 있었으나, 여러 가지의 오해도 낳은 것으로 압니다.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그 성가책이 그대로 제 1판으로 제작되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요즈음의 청년들이 만들고 각 본당에서 사용되는 창작성가들이 모여져 만들어진 데모판입니다. 이것은 게임이나 Software의 베타버젼과는 사실 다릅니다. 새로운 곡에 대한 수집과 선곡으로 인해 모이는 노래들을 매년 새로 추가 및 삭제하여 수년 후에 진정으로 완성될 청년 성가집을 제작코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 데모판에 실린 노래들 중에는 아마도 현 교회 음악의 category를 넘어선 곡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러 pop의 장르를 담고 있고 - 이것을 기존 교회 음악의 시각으로 보면, 당연히 장르의 폭이 좁은 것들로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가톨릭 성가집에 실려 있는 곡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곡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성가집을 서울교구 각 성당에 약 10부씩 배부하여 성가대나 신부님, 수녀님들의 폭넓은 의견을 듣고 나아갈 방향을 수정하며, 또한 여론의 관심을 통해 한국의 청년 성가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이 곡들이 본당청년 사목부에서 수월하게 수집된 것도 아닙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본당에서 음악적으로 활동하는 서울교구의 청년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본당의 음악 분야에 봉사하고 있는 청년들은 기존의 성가책 노래들의 한계를 느끼면 그들 스스로 자료를 찾아 이용하기만 했지, 자료의 database화를 하기에는 교구 단위의 행정이 미비했습니다. 재정적인 지원 없는 순수한 봉사의 형태였지요. 또 새롭게 등장하는 미래의 청년들에게도 공감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젊은 층의 의도를 반영하다 보니 오랫동안 성가에 대해 고민하던 분들의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지만 힘들게 모은 100여곡이 만일 여론상 아무 무리가 없다면, 1999년말에 초판을 출판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에 수록되어 있는 노래 중 문제가 생긴 곡들은 당연히 배제될 수 있지요... 문제가 지금처럼 많이 보인다면 당연히 초판의 발행은 미루어질 수 있습니다. 무슨 책을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것도 아니고, 성가집을 만드는 사람들 또한 여러분과 같이 본당에서 성가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교우들입니다. 그들의 음악성과 신앙심, 그리고 전례에 대한 기초지식들을 문제삼는다면, 많은 프로뮤지션(교회음악의)들이 변화하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면서도 전례적으로도 무리가 없는 곡들을 만들어서 교회의 인가를 받았어야지요... 움직이지 않는 기성 교회의 음악에 어쨌든 화살을 쏘아 시비를 건 건(?) 사실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 무언가의 열정이 쌓여있는 청년들의 순수한 곡들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들이 스스로의 좋아하는 장르로 곡을 쓰다보니,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분위기(장르 혹은 스타일, 화성이나 등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러한 곡들에 대해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작곡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정 및 배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본당청년사목부가 곡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CCK(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다루는 현 가톨릭성가집 및 청소년성가집의 노래를 배제하였습니다(떼제 성가도 일단 배제하였습니다. 종이의 절약도 있구요... 사실 그 노래들은 대부분의 청년신자들이 아는 것 아닙니까?) 만일 저작권의 문제가 없고 이 성가집의 발간이 완전히 결정된다면 그 노래들 중에 청년들이 선호하거나 좋은 곡들을 뽑아 함께 실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여러 가지 제시되고 있는 오해와 비판을 대변해서 잘 설명하려고 했는데, 저도 새로운 것에 대한 기호가 있다보니 설명이 한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생각에는 더 많은 의견이 필요하고, 더 정기적이고 큰 선곡단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동안 짧은 시간동안 운영되었던 각 지구별 선곡단은, 참석인원 저조와 준비미숙으로 인해 해체되었고 지금의 성가제작팀의 모습으로 변하여왔습니다. 이러한 일에 대해서 공감대를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너무도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가 아닌가 지금에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만, 저는 그들이 특정 분야에 대해서 닫혀있는 사람들이 아닌 것을 알기 때문에 슬기롭게 이 문제에 대처해 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제 생각에는 이 성가집 자체의 존폐 여부로 논쟁하기보다는, 성가집의 방향과 쓰임새 등의 운용적인 면들을 고려하셔서 의견을 개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례에 적당하지 않은 곡들을 빼내어 모임에서 즐겁게 부를 수 있도록 부록화하여 편성한다든가, 또는 전례에 훌륭히 쓰일 수 있는 곡들을 여러분들께서 본당청년사목부로 보내주는 것이 어떨까요? 또 차라리 청년들이 모인 미사 외의 집회 때에 쓰일 수 있는 찬양집이나 그런 쪽으로 흘러가도 좋겠지요...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청년들이 스스로 교회 내에서의 공동체를 확고히 하기 위하여 이 성가집이 쓰여야 하겠습니다.
신자인 청년들의 욕구와 그들이 처한 사회의 분위기가 변화하는 데에 따라서 교회 분위기도 당연히 변화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교회가 모든 분야에서 보다 유연한 자세로 사회 변화에 대처함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음악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노인성가집은 필요하지 않으나 청년성가집은 필요한 것입니다.
이 책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이러한 의견을 통해 좋은 쪽으로 수렴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아울러 통신상의 익명성을 통해 좌시하며 비판하지 말고, 여러분들의 생활 속에서 가톨릭이 살아있듯이 깊은 숙고를 통해 나오는 성숙된 글들을 부탁드립니다. 또 덧붙이자면, 서울대교구 청년들의 공동체 입장을 대변하는 본당청년사목부가 현재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는 묘목과 같은 상황입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밟아버릴 자격이 있는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잘 클 수 있도록 받침대와 비료, 그리고 기도와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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