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형진님께 답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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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1999-08-06 | 조회수1,954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답변을 망설였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형진님의 질문은 제 머리로 이해가 안 됩니다. 지금도 질문의 요점 파악이 안 된 상태라 답변이 제대로 된 것인지 자신이 없습니다. 양해하시길 바랍니다.
1. "이 게시판에 있는 김종헌신부님의 글은 성가제작하는 곳에서 모두 받아들인 의견인가요? 아닌가요? 김종헌 신부님께 답변 부탁드립니다."
제가 올린 글을 성가 제작하는 곳에서 받아 들였는지 안 받아 들였는지를 저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합니까? 그 쪽에서 저한테 주실 답변이 아닌가요? 제가 오히려 물어야 할 성질의 질문입니다. 제가 지적한 문제점들을 성가집 출판 때 조금이라도 참작해 주실 작정입니까? 그러나 답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2. "성가제작하는 곳에도 지도신부님이 계실텐데, 그 신부님하고는 어떤 말씀을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당연히 공적인 이런 곳에 의견을 게재하셨으니까 같은 사제로서 마땅히 담당하시는 신부님과도 사전에 어떤 얘기가 있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당연히" "마땅히" 라는 말들을 계속 사용하시면서 저를 압박하시는 것 같은데... 이 형진님의 그런 추궁의 근거가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물어보아도 될까요? 이 게시판에 글 올리는 사람들은 누구랑 미리 이야기를 하고 글을 올려야 합니까? 비록 공개적인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 곳은 성가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 이형진님이 저한테 답변을 요구하기 위한 글을 사전에 누구와 이야기하지 않고 올려도 되듯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성가에 관해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을 여러 성가 가족들과 같이 나누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장소입니다. 서로가 개인적으로 올리는 글이지만 독자들이 그 글을 신뢰할 수 있고, 사리에 맞다고 판단하면 각 개인들은 그 글의 내용을 받아들여 교회음악에 대한 지식을 넓히든지, 올바르게 활용하려고 변화를 꾀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느끼면 그냥 한번 읽어보는 것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글을 올리는 저 역시 우리 성가 가족들이 무언가 제대로 알고 교회에서 활동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많이 읽어주시고 깨우치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글을 씁니다. 그렇지만 제 자신이나 제 글이 어떤 강제성을 가질 수 있는 곳은 못됩니다.
이 게시판은 그런 곳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예의만 지킨다면 어느 누구라도, 설령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이라도 글 올리는 것을 막지 않는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 저의 글도 교회의 가르침과 다르고 신자들에게 신앙이나 도덕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면 당연히 어디에선가 그런 글을 더 이상 올리지 말라고 통지가 올지도 모릅니다. 또 이 게시판에서도 마땅히 저의 글을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번도 그런 글을 올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게시판의 성격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저 역시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누구와 미리 협의할 필요가 없는 게시판입니다.
"같은 사제"이기에 제가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담당하시는 신부님과 사전에 어떤 이야기가 있으셨으리라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왜 마땅히 제가 사전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성가집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 미리 이런 글을 쓰겠노라고 이야기해야 합니까? 신부들은 꼭 서로 상의한 후에 글을 써야됩니까? 저는 마땅히 상의해야 한다고도 생각지 않으며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형진님 말씀의 근거가 전혀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사제들은 어떤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땅히, 물론 상의를 거쳐야 한다는 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법이 있다면 그 법을 지키든지 아니면 글을 안 쓰고 말든지 제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형진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법은 없습니다.
저는 청년성가집의 데모판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책을 구입했고, 살펴본 결과를 문제점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여러분은 여론을 듣고자 원하셨죠? 청년 게시판 번호 336에 "드디어 성가집(데모판)이 나왔습니다. ... 여러분의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저희는 어떻게 1판을 만들어야 할지 또 고민의 구렁텅이에서 헤메일 것입니다.... 불만일수록 더욱 좋고, 격려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또 가톨릭신문에서도 "의견 수렴과정을 거친다"고 확실히 나와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그냥 해 본 소리입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책에 대한 소감을 요청 받지 않았다고 해서 의견을 낼 자격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만드신 성가집을 보고 의견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보는 문제점들을 지적해 글을 올렸습니다. 물론 근거로는 교회의 공적인 문헌을 바탕으로 하였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공개적인 장소에 어느 개인의 의견이 실린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공적인 단체의 지침이나 의견이 되는 것이 아님을 구별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어느 교구의 교회음악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의 글은 공적인 글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이 볼 수 있듯이 제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 아닙니까? 만약 교회 단체의 공식 의견 내지 지침이 시달된 것이라면 글쎄요? 이런 식의 반대는 있을 수가 없겠죠. 저의 의견을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건 글을 읽는 사람들 각자의 자유입니다. 본당 청년 선교 사목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글에서 제시한 문제점을 받아들이시건 무시하시건 그 쪽에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3. 당부의 말씀 마지막으로 청년 성가집 관계자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너 번에 걸친 글을 통해 제 자신의 의견을 모두 밝혔습니다. 다른 분들도 반대의견을 내신 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더 나은 책의 출판을 위해 여론을 듣고자 원하셨으니 만치 반대의 의견도 받아들여 한번 생각해 보시면 그만입니다. 예를 들면 제 의견이 더 나은 책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이시고 그렇지 않다면 무시해 버리면 되는 겁니다. 왜 성가집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들마다 해명을 하려고 하며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키려고 계속해서 토론(?)으로 이끌고 가는지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반대의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반대되는 모든 의견들을 남김없이 제압하고 싶으신 가요? 그래서 찍소리도 못 내게 하고 싶으세요? 여러분 몇 명을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신자들의 여론을 들으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성가집 출판이라는 거창한 작업을 하셨든 만큼 거기에 따른 비판도 수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성가집에 대한 비판을 해 주십시오 하고 공포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올린 글들이 아닙니까?
여러분! 누가 무엇이라 반대해도 그냥 진행하실 작업이라면 해명하고 질문하실 필요 없이 그냥 진행하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옳은 의견은 겸손하게 수용하십시오. 제가 보기에는 이제 의견도 나올 만큼 나왔으니 여러분이 더 이상 해명하고 질문하고 말꼬리를 잡아 토론하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사소한 표현에 사족을 달기보다 그분들이 주시는 비판의 내용을 성가집 편집에 고려하느냐 하지 않을 것인가를 이제 여러분이 회의하셔서 결정하시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의견을 달리 하시는 여러분의 뜻을 더 좋은 성가집을 만들기 위해서 수용하시든지 말든지 성가집 관계자 여러분의 판단에 달린 것입니다.
그러니 만큼 이제 저는 더 이상 여러분과 청년성가집에 대해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위에서 충분히 밝혔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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