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러분,반주자 해 보셨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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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진기 | 작성일1999-08-30 | 조회수2,038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서울 오류동 본당의 양진기 아우구스티노입니다. 제 글 모두 삭제하고 나니(주교회의 게시판까지) 이 곳 게시판이 많이 조용해지더군요. 해서 저도 마음 편히 이 곳 글 읽으며 지냈습니다. 요즈음 김종헌신부님 글 읽으면 저 보라고 쓰신 듯 싶어 죄송함에 이 글 씁니다. (착각하고 있다는 것 압니다!) 아마도 또 시끄러워 지겠죠?
아래 몇 분 지휘자, 반주자의 글 잘 읽었습니다. 때로 감탄도 하면서 한편 피식 웃음도 나오더군요.
저의 집사람 얘기 좀 할까요? 피아노 전공했고, 5년 정도 우리 본당 반주자도 했고, 자기가 번 돈으로 백남용신부님, 박고영신부님, 차인현신부님께서 지도하시는 합창단교육, 파이프오르간교육, 지휘자교육, 등등 마쳤으니 지휘자 할만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동안 15년 정도 남편이란 이 사람은 어떻게 지냈을까요? 예? 주님의 은총 안에서 행복했을 거라구요? 그럴 수도 있겠죠. 헌데 저는 그 동안 일주일에 2~3일 애녀석이랑 밥해먹은 것만 생각나니….
저는 우리 본당에서 BAND 선생도 하지만 성가대 마이크 설치관계로 교중미사제외,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미사에 거의 관여하게 됩니다. 저야 당연히 반주자쪽에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지요. 행여 음 하나라도 틀리면 저부터 가슴이 덜컹 내려 앉습니다. 또 무슨 소리들을 할까 하고 말 입니다.
여러분, 반주자 해 보셨나요?
저에게 와서 반주자 누가 어떻구 저떻구 얘기들을 하십니다. "아이구 어쩌죠? 이 놈 연습을 안 했나? 음이 그렇게 많이 틀리던가요?" "아니요. 박자가 엉망이에요." "아! 예, 제가 연습 더 하라고 하지요." 성가대 여러분, 또 형제 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성가 연습들 많이 하시죠? 메트로늄 가져다 놓고 빠르기에 대하여 많이 연구들 하시죠?
주일 미사는 그렇다치고 평일 미사 반주자들 때문에 또 우리 본당이 시끄럽습니다. 기본 실력이 안되었고,거기에 신앙심 얘기까지 거론되면 저 정말 성당에 와 있는 것이 싫어지더라구요. 우리 본당 평일 미사, 성가 느린 것은 반주자들간에 악명(?)이 높습니다. 다른 본당도 비슷하겠지만 평일 미사 시간은 대개 중,고등부 애들이 반주를 맡습니다.(체르니 30번은 떼어야 하고, 40번 끝냈거나 치는 애들이니 자기 또래에선 피아노라면 빠지지 않는 애들이라고 할 수 있죠?) 전주야 제 맘이니 자기 박자로 갑니다만 성가가 시작되면서 어느 녀석 표현에 의하면 손가락이 따로따로 부들부들 떨린답니다. 끝내고 나면 박자에 관해 2가지의 욕을 먹습니다. 왜 이렇게 빠르냐? 왜 박자가 왔다 갔다 제 멋대로냐? 반주자 때문에 완전히 돌림 노래가 되었다. ………이렇습니다……. 그 애들 메트로늄 갖다 놓고 연습하고 요즈음 교회용 오르간에는 메트로늄이 장착 되어 있습니다.
청년이든,중,고등부든 BAND애들 연습시킬 때 저는 빠르기 엉망인 사람으로 팀원들이 아예 제껴논 사람입니다. 제가 명색이 드럼 친 사람이고 박자 노이로제까지 걸렸던 사람입니다. 애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이놈들아! 박자가 어딨어! 너네는 반주자잖아. 지휘자 있으면 지휘자에 맞추고, 없으면 성가대에 맞추고,성가대 없으면 신자들 박자에 맞춰!]
이런 사람한테 음악이라는 것을 배우는 애들 앞으로 정상적인(?) 음악활동이 어떠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주님께서 용서해 주실려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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