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반주자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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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진기 | 작성일1999-08-30 | 조회수1,620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우리 본당 청년 반주자는 피아노 전공의 대학 졸업반 과년한 규수입니다. 이 친구 앞으로 3개월 동안 졸업 연주회, 교사임용고시 시험관계로 주일 청년 미사시간에만 참가하라고 했습니다.(시험 잘 못보면 죽을 줄 알라는 협박까지 한 후에 말입니다.) 지난 주일엔 찬미가 반주자 따로, 창미사곡 반주자 따로라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만 저는 한시적으로 그렇게 끌고 가려 합니다. 대학 4년 동안 성당반주 때문에 연애 한번 못 한 친군데…….
이 친구 어떻게 일주일 보내나 살펴 보실랍니까? 성가대 반주자니 성가대 연습에 참가 합니다.(하루) BAND 연습은 반주자 연습이므로 토요일 오후에 또 참가(이틀) 주일 오후 7시 청년미사 관계로 4시부터 연습참가(사흘) 주중에 반주자 펑크나면 비상대기조로 참가(나흘) 언감생심, 언제 연애 꿈이나 꿀 시간이 있었겠습니까? 한,두해도 아니고 일주일에 3~4일 꼼짝없이 성당일에 잡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른 본당에 뺏기기는 싫지만 어디 좋은 총각있으면 중매 좀 서 주세요.
평일 반주하는, 중,고등부 밴드 팀원 중 한 녀석에게 한마디 했죠. "인석아! 반주자는 아무리 잘 해야 본전이야. 틀리면 욕은 바가지로 먹고… 평일 미사라고 우습게 보지말고 연습좀 해서 올라가라!" 이 녀석 중학교 2학년 여자앤데… 일주일 내내 성당에서 살다시피하며 연습하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워낙 말들이 많아 내가 한마디 한거죠. 청년부 BAND 연습 끝내니 밤 10시 30분쯤 되었더군요. 나오는데 성가대 연습실에서 참 고운 성가를 누군가 연주하고 있습디다. 문을 열어보니 그 어린 중 2학년짜리가 눈물 질질 짜면서 그때까지 연습하고 있더라구요. 저 조용히 문 닫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면서 저도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래 너도 이제 주님의 매운 맛을 보기 시작하는구나! 고등학교를 가도, 대학교를 가도, 결혼을 해도 너는 틀림없이 주님 곁에서 항상 욕먹는 반주자의 길을 가게 될 텐데, 더욱 더 독해져야 한다.’
반주자 안 해도 좋으니 당장 집에 가라는 소리가 입안에서 쓰디쓰게 맴 돌았지만 저도 독하게 돌아서서 나왔습니다.
저를 부를 때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나이 탓이겠지요. 나야 선생놈이면 어떻고 ’그 새끼’면 어떻습니까? 허나 성가대 양반들! 반주자 탓하는 신자 양반들! 여러분이 우습게 던지는 불평 하나가 중학교 2학년 어린애 포함 모든 반주자들에게 얼마나 쓰라림으로 다가 오는지 아십니까? 5~10년씩 자기 돈들여 피아노, 악기 배우고 (보태준 것 있습니까?) 주님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왜 욕을 먹어야 하나요?
나이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반주자를 ’반주자님’ 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아무리 바르게 연주를 해도 웃기는 반주자 밖에 될 수 없고 , 성가 중에 분심만 일으키는 존재가 되는 겁니다.
여러분 음악 실력요? 제가 보기엔 영~ 아닌데요! 남들이야 뭐라든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잘 키운 반주자 하나, 열 성가대 안 부럽다!!!]
물론 이런 문제 우리 본당만 있는 거겠죠?
--- 열 받은 어떤 선생 놈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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