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가하는 지휘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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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범준 | 작성일1999-09-06 | 조회수1,854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안녕하세요 부천 심곡본동 성당 고등부 교사입니다. 아참 조범준 고스마이기도 합니다. 학생 성가대 지도를 겸하고 있는데.. 연습을 하다보니 모 지휘같은걸 하게 되더군요.. 전문가들이 보면 "쟤는 저걸 지휘라고 하나.. " 하며 한심해 할만한 그런 지휘를 하는데.. 그냥 제가 지휘하는걸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아마추어도 아주 아주 아마추어인 조범준 지휘는 이렇습니다. 우선 시작기도를 하고.. 오늘 우리가 모여 노래하는 이유를 짧게 설명합니다. 하느님께 받은 목소리를 바친다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있고.. 흠.. 간지럽지만.. 그래도 좋은걸 어떻하나.. 후후 그리곤 발성연습을 하는데.. 저는 발성을 교육받은 적이 없어서.. 이걸 어쩐다.. 후후 엉터리가 될 지언정 책보고 연습한대로 그동안 쌓은 엉터리 지식을 동원하여 연습을 시작합니다. 시작 된 연습에서 학생들은 절 따라하느냐구요? 아니죠.. 저를 따라하다가 어떻게 될려구 저를 따라하겠습니까. 그냥 제가 발성연습한다구 입을 옆으로 벌리고 웃고 눈은 웃음인지 인상인지 모를 희한한 모습을 해 가지구선 노래하는걸 보고 같이 웃으면서 그냥 그냥 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고 왔다리 갔다리 오선 위를 뛰어 다닙니다.
아 .. 길어져 버렸네요 무슨 이야기가 디게 길다 싶으시겠져. 근데 참 재미있는게 있어요 비교하는걸 싫어하고 비교당하는걸 싫어하는 게 인간이죠. 저도 비교 당할때 마음 아픈 구석이 있답니다. 예전에 선생님은 피아노도 치시고 아이들을 음악적으로 가르치더라.. 근데 지금 선생님은 피아노도 못치구 맨날 춤만 춘다. 푸푸.. 내가 치는 피아노는 소리없는 바닥이라나.. 춤추고 연기하고 그녀석들을 보면 좋아서 웃어버리는 내 지휘를 이제는 아이들이 익숙해져 버렸네요. 노래도 악상을 내 맘대로 바꿔보고 박자도 이랬다 저랬다 바꿔보기도하고 물론 대부분은 악보대로 하지만.. 이렇게 지내게 된 성가대 지도선생 시절이 1년이 채 안되었는데.. 그냥 아이들은 이제 재미있어져 버렸나봐요. 이젠 늦는 학생도 없고 성가 연습하면서 다투는 녀석도 없고. 그냥 1시간 반동안 막 웃다가 연습이 끝나기도 하고.. 끝날때 마무리하는 나눔의 시간동안 둥그렇게 앉아서 자기들끼리 한주일의 나눔을 하기도 하는 녀석들이 제법 진지한 시간을 가지는걸 보면 저녀석들이 중고등학생들인가 싶을 때가 있기도 한데..
아주아주 긴 이야기가 되었죠? 그래요 저는 지휘를 모르죠.. 지금은 지휘 교육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대학교때도 가끔 합창단 지휘를 했던 일.. 지금 학생들을 지휘하는 일.. 난 이런게 너무 좋군요.. 누가 이야기 해도 봉사한다는 생각조차 들지도 않는걸요.. 히...
난 모하는 녀석일까... 레지던트에요.. 후후 음악하고는 더욱더 상관없는.. 그럼 게시판에서 가끔 뵙기를 빌면서 인사를 마칩니다. 저와 비슷한 지휘자를 만나게 될 수 있으면 그분과 코메디 지휘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군요.. 후후 마칩니다.
부천심곡본동 고등부 교사 조범준 고스마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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