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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본당 음악감독 초청 광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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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쪽지 캡슐 작성일1999-10-25 조회수2,005 추천수13 반대(0) 신고

제가 받아보고 있는 Pastoral Music이라는 계간지에는 발행될 때마다 본당의 음악을 담당할 사람들을 구하는 구인 광고가 게재됩니다.  우선 그 광고 중 전임으로 교회에서 일할 분과 시간제로 일할 분을 찾는 광고 하나 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음악 전담 감독 구함

 

캘리포니아 샌 프란시스코 650 Parker Avenue에 있는 성 이냐시오성당에서 본당 내의 음악봉사를 전담할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1,350가족이 있는 이 본당의 음악 전담할 분의 자격은:

   - 로마 가톨릭 전례에 대한 지식에 정통해야 하며

   - 오르가니스트로서 그리고 합창단의 지휘자로서의 훈련을 받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 전례음악에 관한 광범위한 지식을 가진 분이어야 합니다.  

   - 다른 사람과 협동하여 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 음악 석사 혹은 전례음악 석사증을 소유하신 분을 우대합니다.

   - 저희 본당에는 무반주 합창단, 현대 음악 연주단, 어린이 합창단이

     있습니다. 이 세 개의 합창단의 연습과 연주를 책임지셔야 하며

     본당의 모든 혼배미사와 장례미사를 책임져야 합니다.

 

봉급은 자격자의 능력(학위)과 경험에 맞추어 협상이 가능합니다. 추천자 세 분의 추천서와 자기 이력서를 다음 주소로 보내 주십시오. (이하 생략)

 

2) 시간제 음악 감독 구함

 

뉴 저지에 있는 성 안드레아 성당에서 파트 타임 음악감독 겸 오르가니스트를 찾고 있습니다. 본당 1000 세대의 주일 미사 세대, 장년 성가대를 연습시키고 미사 때 지휘. 본당의 혼배/장례미사를 책임져야 하며 이 때에는 과외의 사례가 있습니다.  본당에 있는 오르간은 알렌 제품입니다.

- 지망자는 가톨릭 전례에 정통해야 합니다.

- 오르간과 피아노 등 건반악기에 능해야 합니다.

- 봉급은 학위와 경험에 따라 협상이 가능합니다.

- 두 장의 추천서와 이력서를 보내 주십시오.

(이하 생략)

 

 

[반성]

이 외에도 많은 본당에서 음악감독을 찾는 광고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광고들을 보고 제가 느끼는 점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1. 성가대를 가진 우리 한국의 교회들은 지휘자와 반주자가 따로 있습니다만 이곳 미국에는 아무리 지휘자라 하여도 반드시 건반 악기에 능숙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나가는 본당은 굉장히 큰 성당이고 음악 감독 (지휘자)은 한명 (년봉 6만불 상당), 박사 학위 소유 오르가니스트가 두 명 (물론 둘 다 유급자) 인데도 평일의 미사 3대를 지휘자와 교대로 반주합니다.  이 말은 곧, 교회에서 그 음악가의 생활을 보장해 주는 대신 일주일간 성당에서 근무하면서 전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예를 들면 화답송 등), 성가대들을 훈련시키고 (매 주 다른 미사곡을 연주합니다), 자원으로 봉사하는 지휘자들까지도 교육시킵니다.  아울러 평일미사의 반주도 책입집니다. 이렇게 큰 본당이 아닌 경우 지휘자는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음악감독이 성가대 연습도 시키고 미사 때에는 반주하면서 지휘도 합니다.

 

2. 어느 본당 가릴 것 없이 본당에서 음악을 책임진 사람은 교회의 전례와 음악에 정통하여야 하며 다른 사람과 팀을 만들어 일할 수 있는 협동심을 가질 것을 요구합니다. 전례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일반 음악을 전공하였다 하더라도 교회와 교회 전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의 두 가지를 살펴보면 아직 한국 교회가 생계를 책임지면서까지 고용할 음악인들은 상당히 드물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떤 분들은 음악인들이 교회에 대해 봉급을 요구하는 일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계시지만 저는 전문음악인들 중에 대접이 시원찮다 (봉급이 큰 이유) 하여 교회 음악 활동에 손을 떼고 있는 분들을 굉장히 많이 알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일주일을 본당에서 근무하면서 봉급을 받는 것과 한국에서와 같이 일주일에 한 두번의 활동을 하면서도 어떤 분들은 너무 큰 사례를 요구하는 수도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교회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도 교회는 공짜로 봉사해 주기를 강요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1988년에 대구 효성가톨릭 대학에 처음으로 종교음악학과가 개설되었고 현재 석사 과정은 서울에 소재한 가톨릭 대학과 효가대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은 학부 4년 그리고 석사과정까지 합하여 자신의 돈으로 오래동안 공부한 분들입니다.  그렇게 등록금을 내고 앞으로의 생활을 위해 공부한 사람들에게 공짜 봉사를 요구합니다.  이 점은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할런지요?

 

본당에서 사례하는 것을 다시 본당에 봉헌하는 지휘자가 있는가 하면 개신교의 지휘자 만큼 사례가 많지않다 하여 활동하지 않는 전문 음악인들도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봉사할 음악가 (지휘자, 오르가니스트)가 없을 경우에는 신자들의 이익을 위하여 사목자들은 봉급을 주더라도 음악가를 구해서 미사 때에 찬미의 기도가 울려지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돈 안 준다고 활동하지 않는 음악가나 돈 든다고 전례를 시원찮은 혹은 음악없이 거행하는 사목자나 둘 다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결국 두 사람의 초점은 ’돈’이니까요.  

 

저는 이런 경우에 음악하는 사람보다 사목자가 더 시원찮게 여겨집니다. 개신교 신자들만큼 자신들이 받은 음악 재능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만큼 그 재능을 하느님께 돌려 드린다는 생각을 가진 가톨릭 신자 음악인들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음악하는 사람은 가정이 있고 생계를 이어 나가야 할 경우가 많으니 그렇게 고집한다 하더라도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전례음악과 전례의 중요성을 아는 사목자라면  본당의 돈이 나가더라도 신자들의 전례를 위해서 좋은 음악가를 구하여야 하는 것 아닐까요?  물론 본당에 예산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본당 사목자들이 하고 싶은 일들은 거의 다 하시는 것 아닙니까?

 

성가대 예산의 경우도 생각할 점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악보 구입의 경우 만 해도 새로운 악보를 구할 수 있는 예산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본당에서는 늘 하던 곡을 되풀이 하거나 불법으로 복사하여 사용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어떤 본당에서는 악보 복사하는 것도 힘들답니다. 백원필님은 본당 사정들이 어려우니 큰 축일을 마치고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지휘자나 반주자에게 사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본당에서는 알맞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하사(?) 하실 액수도 본당의 예산으로 책정되어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목자나 사목위원들이 무슨 큰 적선이라도 하는 듯 해서는 안 되고 일년  예산으로 세워 이왕 수령하는 것을 받는 사람 어느 누구라도 떳떳하고 기분좋게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산이 있는 본당이라도 성가대에서 자유롭게 그 예산을 활용할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예산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것도 아니건만 늘 구걸하여 얻다시피 해야 하는 관행은 없어져야 합니다.  본당 예산에 책정된 것을 사정하여 한푼 동냥하듯이 얻어 쓰는 것은 서로 간의 불쾌한 마음을 가지게 할 뿐이고 일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성가대 지휘자나 반주자의 사례에 대해 여러분들의 의견을 바라는 이유는 백원필님의 말씀대로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아 (여러 가지 반대 의견이나 찬성 이유) 저 나름대로 올 바른 이유와 논리로써 교회 음악의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음악을 전공하기도 했고 사제이기도 하기에 음악가들 혹은 성가대원들의 입장과 교회의 입장 양 쪽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 당국과 성가대원 내지는 음악인들이 서로 대립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로가 마음을 풀고 대화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합니다.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한국 교회도 가까운 시일 내에, 적어도 본당 전례음악 책임자와 주일학교 책임자는 유급자를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좋고 많은 의견을 기다립니다.

 

 

 

[사족]

 왜 주일학교 책임자이냐고요?  주일학교 교사는 지금까지 자원봉사자인 대학생이나 아마츄여 선생들로 충당할 수 있지만 이들 교사들을 교육하고 감독하고 계획을 짜는 사람들은 자격을 갖춘 유급자야여만 제대로 된 주일학교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봉사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는 본당도 많겠지만 교리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어야만 일관성있고 경험이 축적된 주일학교, 더 효과적인 주일학교가 이루어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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