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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견] 그레고리오 vs 그레고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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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우 쪽지 캡슐 작성일1999-11-03 조회수1,365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래 윤신부님께서 그레고리오 성가가 맞는가 아니면 그레고리안 성가사 맞는가의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그레고리오 성가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라는 것은 어정쩡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형용사형 어미 '-ian'은 영어 에서나 사용되는 것이지 그것이 한국어로 왔을때는 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통계학에서 '가우스 분포'라는 것이 있는데 영어에서 '가 우시안 디스트리뷰션'이라고 한다고 해서 우리도 '가우시안 분포'라 고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영국의 역사중에 빅토리아 왕조가 있었는 데 이것을 영국식으로 '빅토리안 왕조'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더군 다나 그레고리오 성가는 이태리와 상관이 있으면 있겠지, 영국이나 미국과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원명인 '깐뚜스 그레고리아누스'에 서 출처를 밝혀 '그레고리아누스 성가'라고 하면 모를까 그냥 영어 식으로 '그레고리안'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우리가 미국식의 연구자 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외에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 니다. 말이 나온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영어권에서는 이러한 성가를 '플레 인(plain)'성가라고도 이 의미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저 단순한 하나의 장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장르에 깊이 연루되 어 있어보았던 분이라면 과연 그렇게 단순하고 고졸한 장르만은 아니 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신부님께서는 '그레고리안'과 '그레고리오'의 차이를 전자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후자는 저작자의 의미로 보셨는데, 다시 '가우시안 디스트리뷰션'의 예에서 볼때 그가 이러한 종모양의 통계분포를 창 시한 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형용사어미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꼭 그러한 구분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명칭 문제와 관련되어,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에 대한 평소의 생 각을 적어봅니다. 제목인 'ein deutches Requiem'은 여러가지 뜻을 담을 수 있겠으나 제가 보기에는 기존의 라틴어 텍스트 대신 독일어 텍스트를 사용했다는 것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 레퀴엠'이라는 두리뭉실한 제목보다는 '독일어 레퀴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현재 대세는 전자이지요. 또한 '바하'냐 '바흐'의 문제를 보면 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본래 움라우트가 있는 '바흐'가 맞는데 단지 일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카 다가나의 한계에 의해 그동안 '바하'를 써 온 것입니다. 이외에도 찾아보면 새로이 집고 넘어갈 음악 단어들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수백년에 걸친 대 성전을 짓는 노력으로 여 러 권위자들의 합의를 통해 하나둘씩 가장 좋은 이름을 지어나가는 정 지작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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