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라우다떼복음묵상]연중제5주일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그레고리오성가 열린강좌(무료)입니다. | |||
작성자김지성 | 작성일2000-02-07 | 조회수728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안녕하세요? 잠원동성당 청년성가대 라우다떼 복음묵상입니다. 이번 복음묵상은 알토파트의 박난주 율리아 자매님께서 준비해주셨습니다.
연중 제5주일(2000. 2. 6)
<준비 및 진행 : 박난주 율리아>
오늘 복음 말씀은 마르코 복음 1장 29절부터 39절까지입니다.
성서 읽기
†얼마 뒤에 예수께서 회당에서 나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에 들어 가셨다. 때마침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사정을 예수께 알렸다. 예수께서 그 부인 곁으로 가서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열이 내리고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해가 지고 날이 저물었을 때에 사람들이 병자와 마귀들린 사람들을 모두 예수께 데려 왔으며 온 동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들었다. 예수께서는 온갖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시며 자기 일을 입밖에 내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마귀들은 예수가 누구신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새벽 예수께서는 먼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외딴 곳으로 가시어 기도하고 계셨다. 그 때 시몬의 일행이 예수를 찾아 다니다가 만나서 "모두들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근방 다음 동네에도 가자. 거기에서도 전도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갈릴래아 지방을 두루 찾아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며 마귀를 쫓아내셨다.
이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날 저녁부터 시작해서 많은 병자들과 마귀들린 사람을 낫게 해 주셨습니다. 하루동안 그렇게 많은 일을 하셨으니까 그 날은 느긋하게 충분히 수면을 취하시면서 피곤을 푸셔도 되셨을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시고 먼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십니다. 그리고 외딴 곳을 찾아가서 혼자 조용히 기도하십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많은 일을 하신 예수님께 절실히 필요했던 외딴 곳. 외딴 곳이란 단지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의 내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고요한 상태.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만날 수 있는 고독의 상태.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외딴 곳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피곤하고 지치고 사람들에게 너무 시달렸을 때에는 간절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외딴 곳에 홀로 던져졌을 때 그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하고 바쁘게 만들어 버리는 게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 전화를 비롯해서 온갖 전파로부터도 완전히 차단된 고독의 상태를 과연 우리는 견뎌 낼 수 있을까요? 예수님처럼 먼 동이 트기 전 외딴 곳을 찾을 용기가 우리에게 있는지 우리 자신을 한 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저도 아주 가끔, 제방에서 혼자 있을 때, 낮게 음악을 틀어 놓고, 촛불 하나 밝히고, 기도 드릴 때가 있는데요. 진짜 솔직하게 하느님께 마음 속에 있는 모든 걸 보여드리고, 마음으로 의논드릴 때 마음이 편해 지는 걸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드리는 기도는 큰 힘이 느껴지구요. 혼자 드리는 기도는 그것과는 다른, 하느님과 나만의 비밀얘기를 나눈 것 같은, 그래서 하느님과 한없이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모두들 그런 경험 해 보셨으리라 믿고 하느님과 나만의 대화 시간이 많아지는 우리 라우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2분간 묵상하시겠습니다.
-2분간 묵상-
사람들 틈에서 지치고 피곤하신 예수님께서는 그 다음날 편히 쉬시는 대신 먼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셔서 홀로 외딴 곳을 찾아 가십니다. 외딴 곳을 찾으신 예수님. 그 곳에서 예수님. 당신께서는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셨겠죠? 예수님. 외딴 곳에서 하느님을 만나 당신이 받고 싶었던 것은 위로였을까요, 칭찬이었을까요. 아니면 새로운 가르침이었을까요. 지칠대로 지치신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받기를 바란 것은 아마 계속해서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니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하느님의 뜻을 계속해서 따르기 위해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셨던 예수님. 그래서 제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홀로 외딴 곳을 찾아 하느님과 만나시는 예수님. 외딴 곳을 찾으시는 당신의 지혜와 용기를 저희들이 본 받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 조용히 자기 내면을 들여다 보는 시간. 고독 속에 던져지는 시간. 그래서 그 고독 속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기 위해서 저희들도 나만의 외딴 곳을 찾게 하소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