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공연 매니저가 되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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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섭 | 작성일2000-07-02 | 조회수668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제가 공연 매니저가 될 줄이야... 음악 하는 wife를 만난 덕에 단단히 일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제 사흘밖에 안남은 ’오르간과 성가의 밤’을 준비하느라 한동안 정신없이 지내고 있거든요... (성가게시판 1459번 / ’악보 및 감상실’의 해설서 및 nwc 파일들 참조.) 해 본 것도 아니고, 잘 하긴 잘 해야겠고~~ 처음 한 사람의 생각이 엄청나게 발전해서, 제가 생각하기에도 독특하고 내실있는 연주회로 준비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다 보니 새로운 경험들도 많이 하게 되더군요.
** 오르간 실시간 중계 오르간 주자가 2층에 있는 관계로 오르간 연주시에는 관객들이 귀만 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귀보다 눈이 더 열려 있어서 멀뚱멀뚱(?)해 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럴 때는 앞에 뭐가 좀 보였으면 싶더군요... 이번 연주회 목적 중에 ’교회의 악기인 파이프오르간의 세계를 알린다’는 것도 들어가 있는데, 그렇다면 확실히 중계(!)해 주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은 파이프오르간과 피아노 또는 초등학교 교실의 풍금이 어떻게 다른지 거의 모르시기도 하고요. 예컨대 발로 건반을 연주한다는 것이라든지... 실은 저도 페달 연주하는 걸 고등학교 때 TV에서 봤을 때는 무슨 기인열전(^^;)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다들 하는 것이었지만요. 그래서 오르간 연주 장면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해서 무대 옆 스크린에 영사하고, 조명을 통해서 필요할 때 해설자, 합창단, 또는 스크린에 관객의 시선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였습니다. 역시 목5동 권 임마누엘, 곽 바오로 선생님께서 주선해 주셨는데 그런 경험이 있는 목5동성당 청년연합회에서 흔쾌히 돕겠다고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르간의 구조와 다양한 연주법을 생생히 보여 주는, 보다 나은 ’관객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발 건반으로만 무려 수십 마디에 이르는 빠른 음표들을 연주한다든가, 발로 트릴을 연주한다든가, 몇 개의 손건반과 많은 스톱들을 필요에 따라 활용하며 연주하는 모습 등등...
** 팜플렛 만들기 뭔 돈이 있다고 호화로운 걸 만들겠습니까? ^^; 팜플렛 B4크기 한 장으로 만들었는데, 한쪽 면을 펴서 붙이면 포스터, 접어서 다른 면을 보면 프로그램이 됩니다. 제가 일일이 워드프로세싱 해서 가져다 주고 인쇄를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나온 것을 봤는데, 인쇄 질이 ’더 좋을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아주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포스터 아래에 연주의 취지를 적어 놨는데 "성교회의 전통적인 전례음악..."이 "선교회의 전통적인 전례음악..."으로 둔갑해 있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포스터 작업할 때는 호환성 문제가 있어서 작업자가 직접 손으로 타이핑을 하면서 실수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어떻게 ’성교회’를 ’선교회’로 써서 성당에 붙이고 관객들에게 나눠 드리겠습니까? T_T 이게 포스터라서 스티커 처리를 하는 것도 영 그렇고... 그래서 만든 분께 얘기를 했더니, 의외로 순순히 다시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였습니다. 종이가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서 잘 해결되었습니다... 일 끝난 다음에는 나몰라라 하는 곳이 많은 지금, 그곳은 직원 세 명의 소기업이지만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음악회 전문으로 인쇄하는 곳인데, 을지로의 지음사(tel. 2265-9235)라는 곳입니다. (가톨릭신자 같지는 않았습니다.) 저희한테 해 준 일로 봐서는 추천해도 될 것 같습니다.
** 홍보 좋은 일이니까 홍보는 많이 할수록 좋다는 지휘자님의 강력한 의견을 받아서 여러 홍보방법을 모색하였습니다. 양대 교회신문인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 기자와 연락을 취해서 기사로 실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Fax로 팜플렛 원고 및 취지 등 자세한 자료를 송부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이번 7월 2일자에 양쪽 모두에서 실렸더군요. 처음 가톨릭신문을 보았을 때, 이건 거의 ’숨은 기사 찾기’ 수준이라 실망했는데, 평화신문 웹사이트를 보니 거긴 꽤 크게 나온 것 같았습니다. 성가정, 라우다떼, 쌍띠따스 성가대에서 여러 분이 하고 솔로, 해설도 있으며 결정적으로 ’http://chant.catholic.or.kr에 참고자료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문제는 그 웹페이지 기사에 독창자, 해설자 성함까지 다 나왔는데 오르가니스트와 지휘자 이름은 안나왔더군요~^^; (음악회 기사 보다 보다 이런 건 처음 봤습니다.) 하긴 공짜로 기사 실어 준 게 고맙다고 해야겠지요... 서울주보 알림란에도 4줄짜리 작은 광고를 실어서 역시 7월 2일자에 나왔습니다. 인터넷으로도 물론 열심히 했고... 무엇보다 좋은 취지의 일인데다 내적으로도 알찬 무대가 될 것 같아서 약간의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열심히 알리려고 했습니다.
준비하던 중의 에피소드야 끝도 없지만... 자꾸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어지네요...
처음 저희 부부가 생각했던 작은 연주가 기획이 진행되면서 생각지 못하게 일도 커지고, 모인 분들의 앙상블도 좋고, 취지와 내용도 알차게 발전해 갔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과정이 저희가 제어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이루어져 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사람들의 움직임마저도 주님께서 당신의 사업에 쓰시고자 인도하시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기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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