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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 중앙성당(주교좌)미사참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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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07-23 조회수1,262 추천수14 반대(0) 신고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멀리 부산에 날아가 부산교구 주교좌 성당인 중앙성당에서 두 번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흔히 남천동 성당이 주교좌인것으로 아시는 분도 있을것입니다만 둘 다 (복수) 주교좌 입니다.

다만 공식(교황청에 등록된) 주교좌는 예나 지금이나 중앙동 성당이 주교좌라고 교우들은

긍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교구는 성음악에 관한 한 시작은 비록 서울 대교구나 대구 대교구 보다 늦지만 요즘

한마디로 떠오르는 교구입니다. 불과 10년의 짧은 역사이나 성음악 연구와 작곡,자료를 다루는

성음악 연구소와 교육기능을 맡은 음악교육원이 독립적이면서 서로 유기적인 협력을 하여 발전해 나아가는 진척을 이뤘고 무엇 보다도 음악감독 신부와 평신도 음악인 들이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진정 하느님을 올바로 찬양하는 사업을 모범적으로 추진하고있습니다.

실제로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성음악 연수인 여름학교(8월 18일-20일,부산 광안동 은혜의집)에 수용능력 부족으로 지원자를 못 받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합니다.

 

이러한 분위기의 교구에서 대표적인 성당의 성가전례 실태를 보고자 다녀온 것입니다.

 

주일 미사를 연속 두 번 참례하게된 동기를 설명해야 하겠습니다.

아침 일찍 중앙성당을 물어 물어 찾아가 보니 바로 유명한 용두산 입구에 있더군요. 노인들은

산책도 할 겸 평일미사에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간판은 고색 창연하여 한문으로 중앙성당 이라고 되어 있고 밖에는 재미있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운동하며 선교하자 , 천주교중앙성당 축구부 회원모집.

 

옛 날에는 조용하고 좋았지만 지금은

사회가 너무 발달하여 유흥가 중앙에 위치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무장에게 교중미사 시간을 물으니 원래 10시 30분 이었다가 최근 12시 미사로 바꿨는데

10시 30분 미사는 ( 청,장년) 세실리아 성가대가 맡고 12시 미사는 그레고리오 (장년) 성가대가 그대로 맡고 있답니다. 그래서 나는 "서울에서 성가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온 사람인데 어느 성가대가  본당을 대표하는 본 성가대이냐" 고 물으니 둘 다 실력이 같고 둘 다 본당을 대표한다고 마치 황희 정승이 황소얘기 하듯 합니다. 주일 미사를 연달아 두 대 참례하는 것도 그렇고 고민하다가 저도 솔로몬과 같은 지혜를 냈습니다.

 

좋다, 두 대 다 참례하자. 여기까지 왔는데 잘 보고 가야지.....   

 

그래서 10시30분 미사와 12시 미사를 두 번 연속참례하게 되었습니다.

 

중앙성당은 1948년에 축성되었는데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에 지은 것이라 건물과 의자가

매우 쇠락하여 마치 군종교구의 전방 성당을 규모만 크게 옮겨 놓은 것 같았습니다.

신자석 약 7백석으로 많고 2층 성가대석은 공간이 많음에도 의자는 최대 50석 정도입니다.

그래도 부산교구에 유일하게 파이프 오르간이 척! 설치되어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 하지요

 

 

 신자 수는 약 1만 3천명으로 육군 1개 전투사단 병력 보다도 많다는데 모두 해운대로, 광안리로 피서를 갔는지  10시 30분 미사에 약 250명, 12시 미사에 약 350명 정도가 참례했습니다.

 

본론에 들어 가겠습니다.

 

 

세실리아 성가대는 약 45명 정도의 젊은 혼성이고 지휘자는 남성이며

그레고리오 성가대는 약 35명 정도의 장년 혼성이며 여성이 지휘한다.

두 성가대 모두 단복을 입지 않았고  봉헌 성가는 앉아서 부르기도 한다. (이상하지요?)

 

10시 30분 미사 - 정시에 시작(세실리아 성가대)

 

입당성가 ; 성가 51장 주 나의 목자 되시니 를 합창과 제창.

 

성가대 볼룸이 좋다. 혼성 4부 소리가 고르다. 마치 엔진출력 좋은 자동차가 언덕을 쉬이 오르듯

편한 마음으로 부르고 듣게 한다. 사제 입당 모습이 참으로 거룩하다. 즉 제대 바로 옆에 제의방이 있는데 바로 나오지 않고 복사와 성서 받든이가 사제와 함께 입구 쪽으로 행열했다가 다시 중앙 통로로 해서 제대로 향한다. 걸음걸이도 황소걸음으로 천- 천히 걸으니 온 공동체가

성가를 5절까지 다 불렀다. 하느님이 보시고 참 이뻐하시겠다.

 

자비송 ; 성가 325장을 성가대 교우 교창.  잘 알려진 곡이라 그런지 교우들도 잘도 따라한다.

오르가니스트가 매우 익숙한 듯 하다(12시 미사 반주자도 마찬가지). 성가대 부분은 오르간 소리가 성량을 덮지 않을 만큼

줄여서 연주 하고 교우 부분은 음색도 바꾸고 볼룸을 높여 힘찬 제창이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다만 성가대의 첫 선창, 첫 마디에서 (주 님)가사의 길이는 8분음표+점 4분음표로 되어 있는데 4분음표+4분음표로  부른다. 의도적인 것이 확실한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대영광송 ; 사제 선창후 성가대와 교우 교창이 신난다. 필자도 오랬만에 힘차고 기쁘게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했다. 다른 성당에서는 맥이 빠질 정도였다.

파이프오르간의 장점은 더 이상 강조해 무었하랴?

 

화답송 ; 주보 첫 머리에 후렴이 인쇄되어 있어서 "이 본당은 뭔가 다르구나..." 하고 기대했다.

후렴은 원래  성가대가 선창하고 모든이가 함께 복창을 한 후 시편(독송)부분을 노래한다.

그런데 성가대가  후렴을 노래하고는 바로 독송 부분을 노래하는데.......

 

우렁차고 기름진 테너 가수의 노래가 나온다. 정신이 버쩍난다. 이 소리는 무대에서 오페라 부르는 발성이 아닌가?  교우들은 아름다운 가수 소리의 화려한 발성에 심취 되었는지 혹은 기가 죽었는지 다음 후렴을 따라할 생각을 못하고 감상만 하고 4절 까지 성가대가 도맡아 불렀다.

시편성가 창법을 생각했던 나는  ’이런 창법도 있구나...??’ 하고 처음 들어본 경험을 했다.

 

알렐루야는 365장을 적정속도로 제창하고 독송부분은 성가대 남성들이 제창으로 잘 불렀다.

 

 

봉헌성가 ; 성가 433장 주님은 나의 목자 를 성가대가 앉아서 부른다.

          신자 수가 적으니 1절로 끝.

 

 

거룩하시도다 ; 성가대의 선창에 이어 공동체의 합창과 제창이  좋다.

신앙의 신비 응답 및 아-멘; 노래로 잘함

주님의 기도 및 응답환호 ;성가 387장 및 389장 잘함

하느님의 어린양;작고 고운 소리로 선창하고 오르간 소리도 작아지니 교우들도 소리를 줄여서  잘 부른다.

 

성체성가; 성가 166장 생명의 양식 을 빠른듯 한 속도로 잘 연주한다. 성가대가 워낙 잘 하니까 교우들은 행열때 노래를 안하는 현상도 있다. 2절까지 부르고 성가대 특송이 있었다.

 오 보네 예수 인데 작곡자는 토마스 바이런인 듯 하다. 소프라노와 테너가 고음이               나오는  다성음악인데 무리없이 처리하고 화성, 템포 ,감정표현 모두 훌륭하다.

 

         성전건립 기금 모금용 2차 헌금이 있고 성가대가 56장 목자를 따라서 를 1절을 불렀다.

         오늘 복음내용에 촛점을 맞춰 선곡했음을 알겠다.

 

퇴장성가;성가 439장 부드러운 주의 손을  2절까지 부르고 미사가 끝났다.

 

후주는 없었다(12시 미사 동일).

 

12시 미사--교중미사라고 하여 신자 수는 좀 더 많으나 그레고리오 성가대는 모든 면에서

           좀 약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반성가와 미사곡은 10시 반 미사와 같다. 그러나 성가 속도가 대체로 좀 쳐지고 성가대

 볼룸도 작다. 세실리아 성가대와 연주 곡이 다른 것이 있다.

 

 즉 화답송을 노래로 안하고 해설자가 낭송으로 진행했다.

 주교좌 성당의 교중미사에서 왜 화답송같은 성가대 몫인 노래에 인색할까?

전례의 의미를 (지휘자가) 몰라서일까?

 그대신 신자들의 기도 응답을 세실리아 성가대는 안 했는데 그레고리오 성가대는 했다.          성체성가 166장을 3절까지 함께 부른 후 연주가 끝났다.

 

 특송도 오르간 독주도 없었다. 긴 - 긴 침묵....

 너무 기니까 여기 저기서 노인들의 기침 소리만 침묵을 깬다.

 

 성체성가도 노래중에 영성체 하느라고 성가대 노래가 끊기고 교우들도 의례 성가대가 노래하려니 하고 안 하니 한동안 공백이 생겼다. 이럴 때는 지휘자가  순발력을 발휘하여 솔리스트가

 선창자 역할을 하도록 했으면 어떠했을까? 아니면 여성이 영성체 먼저 하게 하고 남성들이 단부로 부르게 하던지.....그리고 나서 임무 교대.....얼마든지 이어갈 수 있을것이다.

 

맺으며...

 

두 성가대가 모두 단복이 없다. 2층을 올려다  보니 키 큰 남성지휘자의 청바지 입은 두 다리와 궁둥이(순 우리말, 한문으론 둔부),가 눈에 들어온다. 2층 난간이 낮은데다가 지휘대에 서니 무릅 아래만 가려진다. 그래서 여성 지휘자는 지휘대가 아닌 바닥에 서서 지휘를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캐주얼 복장의 성가대는 멀리서 보면  알록달록 하여 마치 빨래를 널어 놓은 것 처럼 보인다.

 

오늘 성전 재 건축 기금 2차헌금이 있었음을 알렸는데 개인 생각을 말하라면 우선

성가대 단복 마련기금을 위한 특별헌금이라도 해서 그 실력있는 주교좌 성가대가 예복을

갖춰입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다. 더워서, 귀찮아서, 디자인이 맘에 안들어서.....

이런 이유들은 얼마든지 많고 한이 없다. 전례의 봉사자는 예복을 갖추어 입어야 한다.

복사서는  남자 여자 아이들도 덥지만 다 입었다.

 

개신교 성가대는 우리보다 전례가 엉성해도 그들은 단복을 꼭 입고 노래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힌트-->지휘자가 먼저 입으면 단원들은 겨울용이라도 다 따라 입는다.

 

여러분들의 본당, 성가대는 어떠합니까?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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