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전 전민동성당 미사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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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09-17 | 조회수1,599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대전 전민동성당 미사참례기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또한 태풍에 고생이나 않으셨습니까? 요즘 우리나라 매스컴은 온통 시드니 올림픽과 북한 예찬 얘기만 열을 올리는 듯 합니다. 저는 "변치 않을 분, 홀-로 천-주 뿐이로다...(성가집 27장 이 세상 덧없이)를 부르며 대전에 다녀 왔습니다. 내려갈 때는 폭우를 만나 운전하면서 성호를 여러번 그었습니다.
대전 교구인 대전직할시 유성구 전민동 성당은 약 3년 전 인근 대화동성당에서 분가한 신설 본당인데 멋진 새 성전을 신축중에 있습니다. 비도 개이고 파아란 가을하늘을 만끽하며 유성 엑스포 과학 공원으로 가니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전원 도시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숲이 많고 정돈된 도시입니다. 게다가 유성 특구라는 온천과 유흥가 이미지와 달리 이 쪽은 유수한 연구단지가 모여 있어서 고급 두뇌들이 많은 학구적인 지역이지요. 성당 위치는 전민동(엑스포 코아)네거리라고 하는 신흥 상권과 올림픽 아파트에 접해 있어서 아주 요지에 잘 잡았습니다. 네거리 모퉁이에 약 1천평의 땅에 지은 것(외관은 거의 드러남)을 보니 몇 년 후에는 대전 교구의 명물이 되겠다는 느낌도 듭니다. 미사는 아직 지하 강당에서 드리는 데 완공 시기는 주님만 아신다고 합니다. 공사비 문제로...... 신자 수 불과 3천 여명인데 성가대가 3개라니 이것 만 봐도 A학점 아니겠습니까?
꿈(영어의 드림이 아니고 라틴어 Cum....(성령)과 함께의 뜻) 성가대는 장년 혼성이고 샛별 성가대는, 눈이 초롱 초롱한 주일 학교 성가대가 아니고 황혼의 노인 성가대인데 교구 성가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명성이 자자하고 평화신문에 나기도 했습니다. 이 두 성가대가 10시 30분 교중미사를 격 주로 맡았다는 데 가고 보니 저는 운이 좋았는지 그 반대인지 모르겠으나 오늘은 홀수 주 로서 장년 성가대가 하는 미사에 참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샛별 성가대에는 할머니 약 15명과 할아버지 5명 정도라니 거기도 남성이 귀합니다.거..참.. 성가대는 청년이나, 장년이나, 노인이나 남자가 문제라니 까요..)
오늘도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본론에 들어 가겠습니다.
9시 40분에 전민동 성당에 도착해 보니 공사 중이라 글자 그대로 난장판이다. 그래도 성가 연습 소리가 나기에 1층 강당(미완성)에 가 보니 여성 지휘자가 열 댓 명의 성가대원에게 화답송을 가르치고 있다. 음..잘 하고 있구나..독백하고 지하 성당에 내려 가니 삼십 여명의 신자들이 성전 건축을 위한 묵주 기도를 열심히 드리고 있다. 10시 10분 경 성가대원들이 내려오는데 말이 장년이지 젊은이 들이다. 연구 단지를 끼고 있는 동네라 그런지 얼굴이 뽀얗고 키도 크니 모두가 석사, 박사들 같다. 다른 성당과 달리 30대 초반 연령이 많아서 그렇게 보인다. 녹색 까운(십자가 형상의 미색 디자인)을 모두 입으니 진짜 성가대 같다.
지휘자와 반주자도 똑 같은 까운이다. 내가 올 해 스무군데 넘게 다녀 봤지만 외적으로 이런 우수한 성가대는 첨이다. 내가 대학 교수라면 이런 성가대는 노래를 못해도 A++이겠다. 성가대원은 여성 15명, 남성 9명으로 보통 정도는 되고 성가대석이 단층이기도 하지만 제대앞, 즉 신자석 좌측에 옆으로 의자를 놓고 앉는다. 피아노와 오르간이 맞 붙어 있어서 피아노를 쓰는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이 미사에는 오르간만 쓴다. 고마운 일이다. 미사 10분 전에 신자들에게 성수예절 노래 성가 67장 성전 오른편에서를 가르친다. 이것도 신선하게 느꼈다. 이어서 퇴장성가 47장 형제여 손을 들어를 연습하고 10시 30분에 미사 시작!!(지하 강당이므로 음향학적 공명은 아예 볼 수 없다. 신자 수는 약 삼백여명...)
입당성가 286장 순교자 믿음을 2절까지 합창/제창 이어서 사제가 성수예절을 한다. 예 전에는 대부분의 모든 성당에서 매 주 했다는데 요즘은 대축일 때나 볼 수있는데 이 곳은 순교자 성월에는 매 주일 마다 한다니 얼마나 좋은가! 모두가 성수 뿌리는 방향으로 향하고 성가 67장을 부른다. 성전 오른 편에서 흘러 내리는 .... 이 곡은 성가집에 있는 유일한 성수 관련 곡으로 김대붕 교수님 곡이다. 1절 밖에 없고 다른 곡이 없으니 예절이 끝날 때 까지 세 번을 불렀다. 교회 음악가들이 이런 성가를 작곡해 주면 참 좋을텐데...하는 생각이 든다.
미사곡은 성가집 325장 자비송부터 씨리즈로...이 미사곡은 이문근 신부님곡으로 매우 보편적인 곡이다. 성가대와 신자의 교창이 되기는 되는데 연습을 한 번쯤 하면 좋겠다. 가사가 바뀐 후 정식으로 다시 배우지 않고 옛날에 부르던 곡에 새 가사를 붙이려니 우물 우물 하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 공통 지적 사항이다. [엄밀히 말하면 하도 많이 자르고 줄여서 옛 곡 맛은 안남니다.] 화답송은 좀 특이하다. 연중 제 24주 후렴은 나는 거닐리라 주님 앞에서, 생명의 지역에서 거닐리라(손상오신부의 시편성가) 였다. 후렴과 독송을 모두 성가대가 혼성 4부로 노래했다.
[많은 성가대들이 시행착오를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 성당도 신자들과 후렴을 합창하고 독송부분을 성가대가 해 본 모양이다. 신자들은 음악 감상하듯 음을 꽉 다물고 있고 독송 부분 합창은 가사 전달이 잘 안되게 된다. 이 노래는 시편 핵심부분을 후렴으로 노래하므로서 머리 속에 넣자는 것이 그 취지임을 알면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른 성당에서 그렇게 잘 하는 것을 보았다. 다만 매 주 주보에 악보를 그려 넣어야 하니 누군가 부지런 하지 않으면 못한다. 아니면 미사 10분 전에 악보 없이 가르쳐도 많은 신자들은 생각 외로 잘 따라한다.]
복음환호송으로 알렐루야는 합창/제창 후 독송 부분은 베이스가 독창. 잘 불렀는데 서두르는 느낌이 없도록 하고 듣는이 입장에서 가사전달이 잘되게 부르면 더 좋겠다. 봉헌성가는 성가집 332장 봉헌으로 평이한 곡은 아니다. 이 곡은 매우 느린 곡으로 지휘자를 잘 안 본 탓에 뒷 줄에 서 서 부르는 남성들의 리듬과 박자가 여러군데 틀렸다. 테너 음이 미 까지 올라가는데 자신 없는 소리가 나오고.... 베이스는 약하고... 다른 곡들, 신앙의 신비여, 아 멘 등 모두 노래로 진행되었다. 아 멘은 좀 더 박력이 아쉽다.
평화의 인사때 두 사제가 신자석으로 가서 거의 대부분의 신자와 악수를 했다. 그동안 평화의 노래(김정식 곡)을 다 함께 부르고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들어 갔다. 아름다운 전례의 한 모습이다. 이럴 때 준비없이 침묵을 지킨다면....상상하기도 싫다.
성체성가는 성가대 특송이 먼저 있었다. 선입감없이 들을 때는 개신교풍의 찬송가로 들었다. 나중에 악보를 보니 구노의 십자가 군병이다. 제법 공을 들인 듯 강약과 템포 조절도 있었다. 성당 구조 때문인지 합창 소리(공명되는 발성)은 별로 못 느꼈다. [미사 후 주임 신부님의 특송 칭찬이 있었고 신자들의 박수도 받았다] 이어서 성가 제 157장 예수 우리 안에 오소서를 제창했다. 쉬운 코랄이다. 그런데 영성체 시간이 길어지자 지휘자는 3절이 끝난 후 1절은 다시 하고 또 그래도 안 끝나니까 2절을 지휘했다. 왜 다른 성가를 하지 않고 똑 같은 곡의 가사를 반복할까??
우리 가톨릭 성가집에만 500곡이 넘는 곡이 있는데 시간적으로도 다른 성가를 충분히 할 수 있는데...개인적으로는 유감이다. 다른 본당 미사나 평일 미사도 이런 현상이 있는데 전례는 물 흐르듯 해야한다. 흘러간 물을 되 담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 새 물이 얼마나 많은가?
파견성가는 성가집 47장 형제여 손을 들어를 제창했다. 사제는 2절 중간까지 함께 제대에서 부르고 퇴장했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이후 후주는 없었다. 대전교구 모든 성당의 관행이 아니면 좋겠다.
성가대가 앞에 있다보니 지휘자가 성가대와 신자석을 다 지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지휘대가 낮고 여성 지휘자 키가 크지 않다 보니 신자석에서 지휘( 두 손)이 안 보인다. (본인은 잘 보일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지휘대를 좀 높여 주던지 지휘자가 손 높이를 더 높이면 좋다.
제가 봐도 전민동 성당 성가 전례가 잘 되었다는 것인지 잘 안되었다는 것인지 헷 갈리게 쓴 것 같으나 결론을 정리하면 아주 잘 하고 있는 본당이고 성가대이다. 다만 다른 본당에 대한 계몽 목적상 이러 이러 하면 더 좋겠다고 쓴 것임을 양해해 주기 바랍니다.
성가 이외의 사족 1.영성체때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엄마에겐 성체를 주고 아기에겐 손을 머리에 얹어 축복해 주는 두 수녀님의 모습이 또한 아름답다. 2.강론 대신 중/고등부 학생들 순교자 성월 웅변대회 입상자들이 5분씩 웅변을 했다. 참으로 신선하게 보았다. 3.성체 후 묵상때 묵주의 기도를 해설자 주관으로 또 바친다. 성체께 대한 감사와 일치의 묵상이 아니고 성전 건축을 위한 묵주기도를 1단 바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사목적(?) 판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이 라틴어 전례를 잘 모르니까 미사 시간 내내 묵주 기도를 드린 사례가 생각나서 그럽니다.
다음주는 대축일 미사지요?
올림픽 메달도 많이 따고 따스한 햇살이 곡식을 잘 영글게 하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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