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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구 가톨릭음악원 연주회 참관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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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11-26 조회수1,337 추천수13 반대(0) 신고

성가 가족 여러분! 잘-지내셨습니까?

 

교회력으로 벌써 금년의 마지막 주일이며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오늘은 대구에 다녀온 음악 얘기를 가볍게 하고자 합니다.(그대신 좀 깁니다)

대구에 가게된 사연은 대충 이러합니다.

 

제가 금년에 전국 33개 성당을 순례하며 미사참례기를 올린 바 있는데

일반 음악회나 성가 발표회는 모두 서울과 인천, 성남(분당)에 국한되어 지방 공연

실태를 못 보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큰 맘먹고 대구에서 개최된

대구 가톨릭 음악원 제 12회 정기연주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에도 가보기를

희망하지만 평일 공연이라 참 어렵군요. 왜 어려운지 저의 이틀간 일과를 써 볼께요....

 

11월 23일(목) 저녁 7시30분부터 늦 밤 11시까지 성공회 대성당에서 공연된

              아카데미아 스꼴레 깐또룸 연주회 참관 및 소연 참석.(다른 중요한 약속은 파기)

              밤 11시 50분  귀가하여 바로 참관기 작성시작  

 

11월 24일(금) 03시 작성완료, 가톨릭 성가게시판에 띄우고 03시 30분 취침.

              07시 기상, 세면 및 식사 대충 하고  07시 40분 차량 운전하여 출근.

              08시 30분부터 회사 업무, 외국인 만나 중요한 담판짓고 여기저기 전화.

              16시 회사 조퇴, 김포공항 향

              17시 30분 탑승 대구 향.

              18시 30분 대구 공항 도착 , 택시를 타고 대덕 문화전당 향   

              19시 20분 대덕 문화전당 도착.

              19시 40분 공연 시작

              21시 20분 공연 끝. 김종헌 신부님 얼굴만 보고 새 책(미사 전례성가의 이해)

                 드림. 밖으로 나와서 30분간 택시를 잡으려다 실패(헛탕, 택시가 안옴),

                 22시에 시내 완행 뻐스로 파티마 병원 향

              23시 파티마 병원 사제관에 도착, 박대종신부님(대구 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 교수 겸 파티마 병원 지도신부,

                    베네딕도회 수사신부)  만남 새 책 드림.

              23시 -24시 박신부님과 전례음악에대하여 둘이 심야토론

                   (우리교회의 전례성가 현실에 대한 우려에 대하여 의견일치)

 

어떻습니까?  코피 안 터지는게 다행이고 이런 건강을 주신 주님께 감사해야겠지요?

자정이 되기까지 제가 저녁 식사를 못한 것을 아시고 "밥도 제 때 못 얻어 먹으며 돌아 다니는

김 빠뜨리시오가  측은하다" 며 냉장고에서 우유 한 팩을 꺼내 주셔서 감사히 마셨습니다

 

이제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1.프로로그

 

 공연장인 대덕 문화전당은 대구에서 변두리인 것 같다. 교통이 좋지는 않은가 보다.

 공연장은 외관이 훌륭한데 극장식 좌석은 불과 650석 규모이다. 출연자 수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 아이들 하여 200명이 넘으니 가족 수 만해도 꽉 차게 되어 있다.

게다가 수녀 연합 성가대가 출연하니 수녀원 본원 식구들이 단체 관람하러 왔고 사제가

출연하니 본당 식구들이 와글 와글....

 

내가 도착한 시간(저녁 7시 20분)에 들어가 보니 벌써 대부분의 좌석이 찼다.

뒷 쪽에 빈자리가 보여서 임자 없는 좌석임을 확인 후 간신히 앉았다.

연주가 시작 될 때는 입석이 상당히 많았다. 걱정이 될 정도로...

 

옆 관객이 수녀원 단체팀이어서 어느 수녀원에서 오셨나고 물으니 세상에......

그 유명한 포교 베네딕도 수녀원이란다. 내일 시간이 되면 아침미사에 참례하며

전례성가를 견학하려던 그 수녀원일 줄이야....김피텔리스라고 소개한 수녀님과

공연 시작 전 까지 많은 얘기를 했다. 뭔가 통하는 분이다.

 

오늘 공연 프로그람을 보고 실제 연주회를 참관해 보니 내가 요즘 보고 들은

서울의 일류 성가대나 교회음악 전문 합창단과는 성격이 다름을 느꼈다.

이 들은 매우 정제되고 준비된 연주를 발표하는 개념인데

 

오늘 대구 연주는

대구 가톨릭 음악원 학생의 수료 발표회 형식을 갖췄으나 내용면에서는 은총의

대희년 기념 음악 축제여서 수녀 연합 합창단, 사제 합창단, 핸드 벨 연주 등, 타 교구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즉 특화된 프로그람으로 짰다.

 

그래서 오늘 이 연주에 대한 음악적 평가는 가급적 삼가하고 (내 마음속에 담고)

다른 음악회와는 다른 면모를 주로 소개하는 것으로 한다.

.

  .

 2. 공연 실황

 

  제 1부 지휘 김정선 수녀

 

  지휘자인 김 수녀님은 성가실력이 뛰어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 관구 소속으로

알고 있다. 70년대에 "새 전례 가톨릭 성가집"을 펴 낸 수녀원이다.

(김종헌 신부님의 누님이고...)

나와 일면식은 없으나 사진을 보고 또 지휘하는 것을 보니 야무진 수녀님이다.

 

제 1무대 핸드 벨 합주: 뿌에리 깐또레스( 노래하는 아이들)

 

 핸드 벨 합주를 보신 적이 있나요?

 

아이들이 입장하여 10명씩 두 줄로 서고 탁자에는 핸드 벨이 놓여있다.

단복이 흰 바탕에 빨간 배색으로 화려하다.

핸드 벨 연주단은 우리나라에 불과 몇 개 팀 밖에  없는데 대구 가톨릭 음악원 소속인 이들의 연주 실력이 최고일 것이다. 초등, 중등 학생 20명으로 구성되어있다. 글자 그대로 동 합금으로 만든 종을 손에 들고 연주하는데 키 작은 아이는 작은 종(높은 음)을, 그리고

키가 큰 아이일 수록 더 큰 종을 양 손에 들고 있다가 지휘에 따라 자기 음을 내야할 때

멋있게 흔들어 주는 연주 형태이다. (청각 장애 아이들이 연주하는 곳도 있다).

종 모양은 두부장수가 가지고 다니는 종과 비슷하디고 보면 된다.몇 개의 차임 벨도 있다.

 

연주곡은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곡 들이다.

 

 주님의 기도       말롯테의 유명한 곡이다. 개신교에서 많이 연주한다.

 놀라우신 은혜     브리테인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매우 부드러운 종교적 가곡이다.

 거룩한 성         아담스의 독창/합창 곡이다. 성지주일에 많이 연주한다.

 

약 10분간 연주했는데 지휘를 놓치면 틀리게 되어있다. 높은 음을 내는 종을 든 아이는

연주 기회가 거의 없어서 심심하게 생겼다.

 

이 합주단을, 악기 마련하는 일에서부터 훈련, 국,내외 연주여행 등 어려운 일을 맡아,

이끌어 가는 김 수녀님은 확고한 신념과 강력한 추진력이 있는 것 같다.

 

제 2무대 수녀연합 합창단 /반주 김현화 수녀(<-- 구명림 수녀를 정정)

 

대구에 본원이 있는 3개의 수녀회 즉,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및 예수 성심 시녀회의 수녀(대부분이 젊은 층의 수련 수녀, 이들은 본원에서 성가대 역할을 한다.)

3개 수녀원 이라 수녀복 3가지로 다르지만 합창단 구성은 골고루 되어 있다.

인원은 90명이다. 이렇게 많은 수의 수녀 합창단이 연주하는 곳은 대구 밖에 없을 것 같다.

(소수의 다른 수녀원 출신도 참여하여 총 6개 수녀원임을 나중에 어느 분이 알려주어서 알았다)

.

연주 곡은 위령성월에 걸맞는  페로시의 레뀌엠 미사이다.

 페로시는 이태리 교황청 음대 교수 신부이고 고풍스러운 교회 선법을 응용하여 현대 성가를 많이 작곡한 분이다. 고 이문근 신부님의 은사이고 가톨릭 성가집 304장,305장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주교영접 노래)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기리에(자비송)부터 시작하여 리베라메 도미네(주님,구원해 주소서)에 이르기 까지 약 21분간 진지한

여성 합창이 연주 되었다. 독창과 2중창도 있는데 아마추어이므로 성량은 작아도

기도하는 표현처럼 곱게 부른다.

미세레레 부분에서 아주 여린(ppp)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여성 합창에서 듣기 십상인 바이브레이션이 거의 없는것도 장점이다.  

 

여기서 나는 정통 오르간 반주의 진수를 보았다.

여러 참관기에서 주로 합창에 비중을 두었으나 오늘은 특별히 반주문제에 대하여

진솔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특히 반주자들의 관심을 기대하며......

 

이 날 반주자 김현화 수녀를 보좌? 한 구명림 수녀님은 성가집 57장 우리를 내신 하느님께의 작곡자이다.

(1987년 종교음악 연구소 시절부터 오르간을 지도하시는 터주 수녀님이다)

.

나는 이 한국적인 멜로디와 리듬이 마음에 들어  이 곡을 자주 미사 때 연주했고 이 성가를

통하여 구 수녀님을 좋아하게 되었다.(작년 12월 14일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님 서품미사에 안수 음악으로도 연주:서울 명동성당)

 

우선 오늘 오르간 설치 위치부터 다른 연주와 다름을 알 수 있다.

청중과는 거의 등진 상태에서 지휘자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배열되어 있다.

연주시간내내 반주자는 악보를 보는 시간보다 지휘자(김정선 수녀)를 주목하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지휘를 읽고 합창에 따라 음량과 음색을 정확히 바꿔주고 조절한다. 즉 최적(Optimal)의 음을 브랜딩 한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쉽지 않아요).

연주 중에도 스톱을 수시로 조절하기 위하여 보조 반주자(구명림 수녀,김수녀님 보다 선배라고,,,)가 옆에 앉아 도와준다

.

반주의 원래 목적대로 합창을 돋아 주고 받쳐 주며 도와준다.

사실 일선 본당에 가 보면 합창에 저해되는 반주가 많다.

입당성가부터 퇴장성가 까지 음량과 음색을 고정해 두고 연주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현실이다. 마치 고장난 오르간 처럼....

 

.오늘 이 합창은 특히 반주자들이 눈여겨 보아야할 연주였다고 본다.

 

제3무대 오르간 독주     함종순

 

바하의 Praeludium und fuge,Es-Dur BWV 552

 

약18분간 바하의 위대함을 느끼게한 연주

 

제 4무대 청소년. 소녀 합창단 (뿌에리 깐또레스)

 

앞에서 핸드 벨을 연주한 인원과 여타 인원이 합하여 43명의 합창단이 되었다.

이 중 남자아이는 일곱 명....어제 서울 PBC 합창단과 어쩜 그리 같은 수인지....

 

연주 곡은

바스크 케롤             The Angel gabriel

브람스의                아베 마리아  op.12

카리비안 전통곡인       Halle, halleluah

 

마지막 곡은 경쾌한 영어가사 노래이다. 밝고 맑은 소리이다.

 

이렇게 하여 제 1부 연주가 8시 50분에 끝나고 휴식 없이 바로 2부로 진행되었다.

 

제 2부 김종헌 신부 지휘

 

김종헌 신부님은 잘 알려진 성음악 전문가이다. 이태리에서도 수학 하셨고

뒤 늦게 미국 유학을 가서 10 여년동안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러니까 종교 음악연구소를

창설하고 그 직을 떠났다가 귀국하여 가톨릭 음악원 원장이 되어 10년만에 고국 무대에 선 셈이다.

 

제 5 무대 남성합창  반주 곽민제 신부

 

조명이 어두운 무대에 일단의 시커먼 옷을 입은 남자들이 어슬렁 어슬렁 걸어 나온다.

배 내민 사람도 있고 꾸부정...하기도 하여 나는 작업원들이 무대 정리하러나오는 줄 알았다.

 

청중들이 웅성대기 시작하고 킬킬 웃는 소리가 나더니 불이 켜지자

와아- 하고 환성이 나온다. 그 이름도 찬란한 대구대교구 사제합창단이다.

급조?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공동생활에 익숙한 수녀님들과 달라서 개인 생활을 하는 신부님들은 단 3명 모으기도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양에 이런 속담이 있다.

"말을 냇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

 

신부님들을 16명이나 끌어 모으고 노래를 가르쳐서 합창 무대에 올리신 김종헌 신부님은

정말 대단하다. 무슨 Know - how가 있기에...신부님들이 순한 양처럼 순순히????.

 

아무튼 신부 지휘, 신부 피아노 반주, 신부 노래...이런 무대는 처음이 아닐까...한다.

 

연주 곡은

 

영국 민요        산골짝 마다 이다. 들어 보니 오 데니 보이의 일부분이다.

                 음을 낮게 편곡했는지 16명 모두가 베이스 음색이다.

                 한 파트는 노래하고 한 파트는 아-아- 하고 화음을 넣기도 한다

                (할 것은 다 한다!)

 

Jacob handel     Ecce quomodo moritur 아까펠라로 남성 3성부 곡이다.

                 본격적으로 연습한 곡임을 알겠다. O.K

 

제 6무대  혼성합창

 

 드디어 가톨릭음악원 합창단이 나왔다. 재학생과 졸업생같은데 여성 31명 남성 13명으로

총 44명의 혼성 4부 합창단 규모이다. (세 줄이 여성이고 뒤 한 줄만 남성이다)

얼핏 보니 씨니어 급 장년이 많아 보이고 분홍색 통치마?를 입어서 그런지 영양상태가

좋은 여성이 많아 보인다. 반주는 윤수정  자매가 피아노를 맡았다.

 

연주곡 명은

 

  윌리암스의  만유의 주

  멘델스죤의  Beati mortui

  휄친의      알렐루야 펠리스

  포레의      쟝 라신느의 찬미가 (이 곡은 금년에 여러 곳에서 연주 되었다)

 

연주시간은 약 13분 걸렸다. 다성음악은 첫 음만 3화음을 주고나서  아까펠라로 불렀고

마지막 곡은 우리말 가사로 불렀다. 소화를 잘 해낸 것 같다.

주력인 소프라노가 인원이 많은데 비해서는 고음이 좀...불안..

 

제 7 무대 연합합창

 

오늘 출연진 모두가 나오니 장관이다.

신부, 수녀, 아이들 , 어른 ....

연주 곡은 이문근 신부님의 라틴어 합창곡 Te Deum이다.

 

이 곡은 주교 서품미사 같은 때 장엄축복을 줄 때 부르는 대곡이다.

연주시간 약 8분 걸리는 곡으로 남성 유니슨에서 시작하여 교창형식과 4부 합창, 독창이

나오고 장엄한 표현이 필요한 곡이다.소프라노가 쏠까지 올라가므로 많은 연습이 필요한 곡이다.

테너와 베이스 독창이 곡을 빛나게하는데 기여했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곡이 성음악 연주회때 자주 불리었으면 한다.

헨델의 할렐루야에 못지 않은 무게가 있는 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3.에필로그

 

공연후 가까운 곳에 계셨던 서행자 수녀님을 만났다.

가톨릭 성가집229장 (죽음에서 생명에로) 외에 여러 곡을 작곡하신 수녀님이다.

성심여대와 연대 대학원에서 작곡을 공부하신 분이고 오르간 반주를 도왔던 구명림 수녀님과 함께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원에 계신다. 시간이 없어 충분한 대화를 못 나눠서 서운했다.

 

오늘 대구 가톨릭 음악원의 음악제는 다른 음악회와는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사제합창단

수녀 연합합창단

음악원 재학생+졸업생 합창단

뿌에리 까또레스 합창단과 핸드 벨 연주.....

오르간 독주

 

모두가 타 교구나 단체가 이루기 어려운 프로그람이다.

음악 총감독 역할을 하신 김종헌 신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수고 하신 모두에게 두루 두루 감사하며 더욱 정진하시기 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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