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청주교구 Angelus Domini 연주회 참관기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교정사목 40주년 기념 [가톨릭심포니오케스트라 초청음악회] | |||
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12-10 | 조회수1,218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대희년 2000년 12월 9일(토). 저녁 7시,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는 청주교구 어린이 합창단의 정기 발표를 겸한 성탄음악회를 청주 시립 국악단과 함께 개최하였다.
정식 이름이 Angelus Domini(주님의 천사)인 이 소년 소녀 합창단은 1998.2.15 에 창단하여 작년에 창단발표회를 한 신생 합창단이다.
지도신부는 옥산주임 윤창호 신부님이다 [세상은 참 넓고도 좁은 곳.... 가고 보니 내가 오래 전에 진해 해군성당에서 지휘자일 때 윤신부님은 신학생으로 군종병 근무를 하셨고 성가에 조예가 있어서 성가대에 짬짬이 올라와 합창을 돕기도 한 인연이 있다].
지휘자는 전선숙 아네스 자매로 세종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원에서 전례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반주자 김기숙 실비아 자매도 같은 대학원에서 같은 전공 중이고....
단원은 모두 34명이다. 이 중 사내아이는 단 두 명이다.(이 두 명의 존재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두 명이 빠지면 이 합창단은 소녀 합창단이 되고 만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까지의 연령 분포이고 소프라노, 메조, 및 앨토의 3성부이다.
공연장인 청주 예술의 전당은 도심에 위치한 큰 예술 단지이다. 대공연장은 서울 예술의 전당보다는 작지만 2층까지 약 1천 2백석 규모의 연주 홀이다. 2층은 너무 급경사라서 관람에 적합치 않은 듯 하다. 저녁 6시 30분에 가 보니 관객들이 이미 차기 시작한다. 어린이와 학부형들이 대부분이고 공연 시작 때는 1층은 꽉 찼고 2층은 적당히 찼다. 정각 7시에 지도신부의 안내 멘트와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고 이어서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님의 축사가 있었다. 주교님은 끝까지 관람하셨다.
제1 무대 시/편/성/가 강수근 수사 작곡(초연)_
소년 소녀 34명이 연 분홍 저고리에 진 분홍 치마를 입고 입장하는데 진짜 천사들 같다. 무대가 화사하다. 지휘자는 연분홍 치마, 저고리...
협연할 청주 시립 국악단은 악기 때문에 미리 입장해 있었다. 15명으로 구성되어있고 악기 구성은 피리, 아쟁, 대금, 소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및 장고, 타악기 이고 양악으로 오르간과 첼로가 가세했다.
연주 곡은 국악 성가 작곡자로 유명한 강수근 수사(신부)님이 특별히 써 주신 곡으로 - 주님께서 과연 저희에게..........(대림 2주 화답송) - 기뻐하며 외쳐라,................(대림 3주 화답송) - 알렐루야
약 10분간 연주되었다. 3성부간에 음색과 음역의 차이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후렴과 독송부분이 모두 제창으로 불리었다. 성량이 극히 제한된 아이들 특성에 시편성가의 창법이라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국악기 반주가 아니라면 양악과 국악의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할 곡이며, 창법으로 이해하였다. 알렐루야는 완전한 3성부 화성 음악이다. 대위법도 응용되어 다성음악 같은 느낌도 든다. 노래하는 아이들의 고개를 까딱 까딱 하며 부르는 모습도 귀엽다.미사에 바로 응용할 수 있는 곡 들이다.
제2무대 한/국/미/사. 역시 강수근 수사 곡(초연)
자비송은 옛날 자비송과 비슷하게 나가다가 대영광송은 매우 경쾌하고 신나게 연주한다. 대영광송 사제 선창부분은 남자아이가 불렀다. 제법이다. 연주 시간 약 7분의 짧은 미사곡이다.
노래에 변화를 주기위하여 고학년 6명을 뽑아 앞 쪽 좌우에 3명씩 배치하여 교창과 성가대 역할을 하고 합창대는 교우 부분을 노래하도록 시각적 배려도 한 것이 인상적이다 합창과 기악 협주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음량 문제이다. 합창대는 비록 34명이라고 해도 아이들의 성량은 어른 의 반의 반 정도라고 본다. 기악이 합창 소리보다 클 수 밖에 없는 형상이었다. (미사곡 중간에는 박수가 없는것이 더 좋은데...)
제3무대 우/리/가/곡
다듬이 소리(조원경 곡)과 눈(김효근 곡)이 신나게 연주되었다. 합창단 아이들의 소리가 시편성가와 미사곡 부르느라 절제되어 있다가 모처럼 물만난 물고기 처럼 신나게 부르니 비로소 어린이 합창다웁다. 피아노 반주도 한 몫 했다.
<휴식>
제4무대 전/례/합/창/곡 그레고리오 성가 임동순 곡(초연)
합창단의 복장이 흰 수도복으로 산뜻하게 바뀌었다. 양 손은 소매 속으로 넣어 파리 십자나무 소년 합창단 같다. 지휘자도 배색을 고려, 까만 롱 드레스로 변신...
Ecce virgo (보라, 동정녀.... 대림 4주 영성체송, 제1선법) Puer natus est(아기가 태어나고...... 성탄 낮 미사 입당송, 제7선법)
첫 음을 오르간이 주고 그레고리오 성가를 무반주로 노래하다가 반주가 나오며 합창이 된다. 즉 그레고리오 성가를 주제로 작곡하되 화성을 응용한 것 같다. 성탄 성가답게 가볍고 빠르게 연주하니 좋다. (임동순 형제는 가톨릭대학원 교수로 알려져 있음)
제5무대 여성2중창
김현경(중1) 과 김안나(초6) 두 명이 유명한 C. Franck의 Panis Angelicus를 노래한다. 이 곡은 원래 테너 독창과 합창이 이어 받는 대곡인데 소프라노가 독창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라틴어 곡을 여자 아이 둘이서 한 명은 독창을, 또 한명은 합창부분을 한다니 호기심이 앞선다. (노래가 시작되자 나는 마치 내 아이가 무대에 선 것 처럼 마음을 졸였다. 주님...저 애 들이 선율이나 가사를 까먹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가 통했는지 아이들이 잘 불러서 나는 특별히 큰 박수를쳤다. 그래....소리가 작으면 어떠냐....음정이 불안 하면 어떠냐..... 너희들은 이 어려운 곡을 대중 앞에서 틀리지 않고 불러 본 것이 중요한 거야.... 앞으로 어른이 되고 성악 공부해서 진짜 더 잘 불러 보렴......10년 후에 보자꾸나...응? (조수미처럼 훌륭한 성악가가 되면 나도 부르려무나....)
다음 중창은 남자 아이 김경근과 김윤권은 5학년, 4학년이다. Duetto buffo Di due Gatti 라는 고양이 의성어를 내는 코믹한 노래인데 관중이 배꼽을 쥐었다. 윤권이의 무표정하고 진지한 얼굴에서 나오는 미야---앙! 하는 고양이 소리가 어찌나 재미있는지....객석의 아이들이 금새 흉내내어 따라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늘은 네가 캡이다!
제 6무대 즐/거/운/캐/롤
출연자의 복장이 또 바뀌었다.참 준비를 많이도 했다. 아이들은 귀여운 빨강색 싼타 모자와 방한 복, 지휘자는 까만 미디 치마...
연주곡은 가벼운 캐롤들이다. 고요한 밤 .... 우리말로 재미있게 잘 부르는데 가사가 가톨릭 가사가 아니고 개신교 가사이다. 곡도 어린이 합창에 맞게 많이 편곡 되었다. 더욱이 불을 끄고 촛 불을 들고 입장하여 부르는 노래는 우리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고 들어간다. 정말 거룩하고 찬란한 밤을 미리 맛 본 듯하다.
[가톨릭은 다 알다시피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만상이 잠들때 , 홀로 양친은..... 개신교는 일반적이긴 한데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O Holy night (경사롭다) 는 어린이 합창에 김광길 형제의 트럼펫 협주가 이채로왔다. 마치 주님 탄생을 예고하는 선발대의 나팔소리 같다. 여섯 무대에 걸친 음악회는 두 곡의 앙콜에 응답하고 1시간 50분만인 밤 8시 50분에 막을 내렸다.
에필로그
오늘 청주교구의 성탄 음악회는 다양한 장르의 서양곡과 우리 곡을 가지고 교구장님과 사제,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성탄의 기쁨을 미리 맛 본 즐거운 날 이었다.
이름도 귀여운 엔젤리꾸스 도미니는 그 많은 곡을 모두 외워서 불렀다. 지휘자 역시 악보 없이 지휘했다. 보통일이 아니라고 본다. 지휘자의 노력을 가늠해 볼 수 있겠다. 어른들과 달리 한가지부터 열 가지 까지 챙겨 주어야 하고 늘 조마 조마 하다. 음악 수준이 문제가 아니다. 내일의 주인공들인 이들이 저변을 이루고 각 본당에서 커 나아가야 한다.
오늘 공교롭게도 생일을 맞은 지휘자선생님께 합창단원들은 눈물로 축가를 불렀다. 영문 모르는 청중은 괜히 숙연했는데 이 공연을 끝으로 이임하는것이라고 어느 관객이 얘기한다. 지도자는 매우 중요하다. . 음악환경이 좋지 않을것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잘 키워온 노력에 감사하며 이 전통이 오래 오래 지속되기를 기원한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