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울대교구 사제서품 장엄미사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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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12-13 | 조회수1,022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성가 가족 여러분 잘- 지내십니까? 연말이 되니 회식이나 출장이 잦아서 성가대 남성들의 결석이 많아 애로가 있지요? 아마 본인도 미안해 하며 악보를 챙겨갈 겁니다.
오늘은 서울대교구 사제서품 장엄미사에 다녀온 소감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2000년 12월 13일(수) 오후 2시에 서울 올림픽 제 1체육관(체조 경기장/수용인원 약 1만5천명)에서는 많은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제대 뒷 쪽 방향만 좀 빼고 꽉 찼음) 35명의 새 사제가 탄생하였다.
서울대교구는 우리나라 15개 교구중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인구대비 복음화 비율도 높다. 본당 수 도 220개를 넘었고 신부님 수 도 930명이 넘었다. 한국 신부님 전체의 약 30%나 된다.
오늘 사제 서품미사는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님이 주례하셨고 김수환 추기경님, 모란디니 대주교님(교황대사), 김옥균 주교님과 강우일 주교님을 비롯, 약 600명의 사제가 참석하였다. 35개 성당에서 새사제가 탄생했는데 전체 본당중 1/6에서만 나온 셈이다.
오늘 성가전례는 가톨릭 신학대학 성가대, 약 70명이 맡았다.(당연히 남성합창이다) 지휘자는 제5학년 이종경 학사 반주자는 박래숙 (가톨릭 합창단 반주자이고 알아주는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이다)
오후 1시 50분 경 입장해 보니 신자들은 거의 다 입장했고 서울 대교구 성음악감독 (명동 대성당 주임) 백남용신부님이 화답송과 착의식 시편성가 및 감사송 대화구 등을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성가 교육 중이다.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시작예식
오후 2시 5분 전에 복사단을 필두로 입장이 시작되었다. 오르간 주악 후 성가대가 주교환영가 ECCE SACERDOS(보아라 우리의 대사제, 성가책 304장)를 라틴어로 합창! 여러 주교님들이 입장하고 긴 행렬이 이어지므로 성가 부르는 시간이 본당과 달리 길어졌다.
이어서 오늘의 입당송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하느니라...)를 성가대가 합창하고 공동체의 입당성가로 성가책 329장(슈벨트 곡 미사시작)을 제창했다.
이 노래는 옛날에는 "설음이 북받칠 때 뉘게 하소연 하리......" 해서 정말 슬펐는데 요즘은 "기쁨이 넘쳐 뛸 때" 로 바뀌어 참 좋다. 누가 개사했는지 잘한 사례이다. 행렬이 길어서 3절까지 계속되었다. 곡도 좋지만 가사 내용이 참 좋다. 3절 가사는 "부당하온 이 영혼, 주 앞에 어찌 가리.... 불쌍히 여기시어 받아주옵소서" 인데 오늘 예식에 합당하다.
다음에 미사곡(이문근 신부 곡 성가책 325 부터 328까지)인데 이것이 문제이다.
자비송은 성가대 합창과 신자 교창이 잘--되었다. 대영광송이 문제다. 오늘은 대림 기간이지만 지역 교회의 경사스로운 날 이므로 대영광송을 노래한다. 전 공동체에 배부된 안내책자의 악보는 이상이 없다. 다만 성가대가 1997년에 잘 못 인쇄된 악보로 익혀서 "주-님을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하고 음표를 4.8.8.로 하니 신자들도 따라서 (틀리게)4.8.8로 부른다. 내가 들고 있는 악보는 보고 또 보고 해도 8.8.4 인데.....(경사스런 날 화도 못내겠고...) .. 2.사제품
제1독서 후 화답송은 시편 23장으로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이다. 성가대와 신자가 악보대로 합창/제창 . 4절로 되어있는 독송 부분은 성가대 깐또르(독창자)가 노래하는데 과연! 전례적으로 잘 한다. 시편성가에 익숙한 신학생 2명이 부르는 것 같았다. 음색이 너무 같아서 유전자까지 같지 않을 까...할 정도였다. 나중에 알아 보니 4명이 불렀다고 한다. 나는 또 놀랬다. 낭낭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가사 전달을 잘 하며 한 사람 소리처럼 부른다. 이 점은 일반 본당에서 배워야 한다. 특히 성악을 전공한 지휘자나 독창자들은 이런 창법을 좀 익혀야 한다. 전례용 발성과 무대용 발성은 다르다. 제2독서 후 알렐루야는 생소한 곡인데 쉬우므로 제창을 하고 독송부분은 성가대 깐또르가 불렀다. 그레고리오 선법을 응용한 곡 같다.
이어서 성인호칭기도가 있었다. 약 7분 걸린 긴- 탄원기도이다(원래는 약 15분 걸리는데 오늘은 좀 줄인 듯...). 수품자들은 바닥에 납삭 업드리고 주교단과 모든 신자들은 무릅을 꿇었다. 깐또르가 잘 하니 신자들이야 여부가 있나? 다 잘한다. [어제 부제 서품식 중계방송을 시청하니 성가대 수도 적고 오르간과 합창도 안 맞았는데 오늘은 아주 잘 하고 있다]
안수예식은 정말 길다. 주교님과 전 선배 사제가 수품자 머리에 두 손을 얹고 기도로 축복하는데 25분 걸렸다. 전례부에서 충분한 성가를 준비(임하소서 성령이여 성가책 142-147장)했지만 부족하여 한 번씩 다시 불렀다. 여기서 오르간의 중요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이 성가들은 모두 그레고리오풍이라 무료한 느낌이든다. 짧은 악보에 많은 가사가 입혀져서 그렇다. 익숙한 오르가니스트인 박래숙 자매는 이를 다양한 음색 조절로 변화를 주었다. 트럼펫 소리, 현악소리, 등 적절히 바꿔 연주했다. 모름지기 (내가 무식한 소이이지만) 유능한 연주자는 적절한 음색과 음량을 잘 조절하는 모양이다.
서품기도와 착의식, 그리고 성반과 성작수여, 평화의 인사 등을 마치고 성찬예식(본 미사) 에 들어 갔다.
3.성찬전례
봉헌성가는 성가책 61장"주 예수와 바꿀 수는 없네"와 221장"받아 주소서"를 제창. 감사송과 대화구 모두를 대주교님이 노래로 하셨다. 즉 전례형식상 가장 성대한 장엄미사이다. 신자들도 교육받은대로 "주님께 올립니다" 등을 노래로 했다.
여기서는 수 천명이 노래하므로 수 백명이 틀려도 상관없다. 그냥 아름답게 넘어간다. 성체성가는 성가책 188장 "천사의 양식", 179장"주의 사랑 전하리" 그리고 성가대 특송으로 짧은 곡 "주안의 기쁨"이 남성 3부 합창으로 곱게 불리었다. 다시 46장 "사랑의 송가"... 모두 쉬운 제창노래인데 179장같은 노래는 6/8 박자라서 박자가 잘 안맞는다. 이런 곡은 대규모 제창에는 좀 안 어울리는 곡 같다.
4.마침예식
"새 사제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하는 대주교님의 말씀후 장엄축복이 있었다. 서품을 준 대주교, 주교님들이 새 신부들로부터 강복을 받는 것이 신기히게 느껴진다. 군대로 말하자면 신임 소위에게 참모총장이 격려를 받는 셈 이랄까? 아무튼 신앙의 신비이고 가톨릭 신품성사의 거룩하고 고귀한 예식이다. 퇴장성가는 성가집 23장"온 세상 다스리심"을 불렀다. 신나는 성가이다. 후주로 사제의 마음 (성가책 300장)을 부르며 질서 정연하게 퇴장....!
재작년까지는 지구별로 나누어 서품식을 했는데 올해처럼 한 번에 다 하니 좋다. 미사가 끝난 시간은 오후 4시 45분, 그러니까 약 3시간 걸린 셈이다.
마치며.....
오늘 성가전례는 잘-되었다. 물흐르 듯 하고 모두가 참여하는 전례와 성가는 미리 연습을 지도한 백 신부님의 수고 덕이라고 본다. 성가대 몫과 신자들의 몫, 그리고 주례자의 역할에 따라 독창/합창/제창이 수준 높게 진행되었다. 신학생 성가대의 성가실력도 좋고 특히 지휘자가 세련되었다. 이런 분이 사제가 된다면....본당 전례성가도 활성화 되고 성가대는 사기가 올라갈텐데...하는 생각이 든다.
약 10년간의 노력과 번민 끝에 사제가 되신 분들에게 축하와 존경과 사랑을 드리며...
김빠뜨리시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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