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선곡의 예에 대한 생각(1)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Cantus Gregorianus] 9월 라틴어로 봉헌되는 그레고리오성가 미사 | |||
작성자이봉섭 | 작성일2000-12-18 | 조회수1,098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안녕하십니까? 이봉섭 바오로, 임진경 카타리나 부부입니다. 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점점 많은 성음악 애호가와 전문가 여러분들께서 이곳을 풍성하게 만들고 계시니 반갑습니다. 이 모든 노력이 모여서 보다 훌륭한 찬미를 주님께 바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례력에 따른 선곡의 예’에 대한 아래의 논의를 잘 보았습니다. 먼저 "전례성가는 전례안에서 거룩함을 더하고 생활성가는 생활속에서 신앙의 활력소가 되며 연주용 성가는 교회밖에서 주님의 영광을 화려하게 드러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 1991번 글의 결론에 깊은 동감을 표합니다. 그런데 정삭연, 이대성님의 글에 많은 부분 공감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의문점과 더불어 다른 견해도 가지고 있어서 여러 성가 가족분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1. 문제되는 대상의 구분
처음 올라온 1991번 글은 "연주용 성가의 전례 침투"라는 주제어 아래 선곡의 예에 있는 여러 곡들을 부적합한 예로 제시하고 몇 가지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1995번 글은 이에 대해 전적인 지지를 보내며, 기존의 선곡 및 그 선곡자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부적합의 이유로는 ’사랑하는 여인을 기리거나 특정 사람에게 헌정된 것’, ’화려하고 지나친 고음 / 빠른 스케일’, ’긴 연주시간’, ’아마추어가 대부분인 성가대에게 벅찬 것’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유들을 음미해 보면 우선 다음과 같은 구분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1991번 글에서는 한꺼번에 다루어졌지만, 사실 우리가 이 두 가지 종류를 대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야 합니다.
- 곡 자체가 전례가 아닌 연주회용으로만 적합한 것인가 - 잘 만들어졌지만 일반 성가대에게 어렵거나 긴 것인가
(1) 곡 자체가 전례가 아닌 연주회용으로만 적합한 경우
예컨대 노래의 대상이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인 곡, 거룩함과 보편성이 없는 곡, 음악적인 문제 등으로 전례를 돕지 못하는 곡들은 명백히 전례에 사용될 수 없고, 성격에 따라 연주회나 어떤 모임에서는 사용될 수 있습니다. 명백한 것은 아무리 뛰어난 사람들이 부른다 해도 이런 곡들은 전례에 허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의 부적합성은 곡 자체의 문제이므로 이런 곡들은 선곡의 예에 추천될 수 없습니다.
(2) 곡이 일반 성가대에게 어렵거나 긴 경우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성가대의 수준에 비추어 무리한 곡을 노래한다면 도리어 전례 및 기도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전례적으로 맞는 곡이라면 이를 잘 연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칠 때 전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곡들이 부적절하다면 그것은 곡이 아닌 연주자의 문제입니다. 한편 연주 시간이 긴 경우는 그 전례의 성격에 비추어 잘 판단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바흐의 b단조미사나 베토벤의 장엄미사 전곡을 통상부 성가로 사용한다면, 또는 비발디 신부의 Gloria 전곡을 대영광송 자리에 사용한다면, 이 부분이 지나치게 확대됨으로써 전례의 균형이 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장엄한 예식과 긴 행렬 등에는 오히려 긴 성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곡의 길이는 그 사용 목적에 따라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지만, ’길다’는 이유 자체만으로 전례에서 배척되어야 한다는 논리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곡들이라면 그 자체의 문제 때문에 선곡의 예에 포함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입니다. 다만 현장에서 곡을 선택하는 사람은 그 곡이 해당 연주진의 능력과 그 때의 전례 상황에 합당한지, 그래서 자신들이 그 곡을 통해 전례에 알맞게 봉사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주에 따라서는 상대적으로 평이한 곡도 분심을 살 수 있고, 정말 전례적인 곡도 비전례적인 모습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안할 만한 것으로, 이곳에서 쉬움, 중간, 어려움 등으로 난이도를 구별하여 각각 여러 곡들을 제시해 준다면 보다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이전부터 성가홈페이지 봉사팀 내부에서 이런 것들이 준비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글로서 실제 곡의 예를 통한 논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봉섭 바오로, 임진경 카타리나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