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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고파]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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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용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26 조회수725 추천수3 반대(0) 신고

안녕하세요..

아마뚜스 합창단의 신용호바오로입니다.

이 글은 저희 홈페이지의

"신문교바오로의 몽당연필"에 있는 글입니다.

성가 가족 여러분께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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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곡 <가고파>를 생각하며..

 

이제는 기나긴 겨울의 끝자락

추적 추적 내리는 겨울비에 엊그제 쌓인 눈도 말끔히 녹아 내립니다.

이런 고즈넉한 밤일수록 우리 <한국가곡>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더욱 진하게 느껴집니다.

여러분 <가고파> 잘 아시죠? 이은상 선생이 시를 짓고, 김동진 선생이 곡을 붙인,

우리 가곡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곡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찾아올 새봄을

마음속에 그려 보면서 한번 <가고파>를 불러 보실까요?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지금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얼려 옛날같이 살고 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언제 불러 보아도 슬프도록 아름다운 곡이죠. 그런데 이 곡은 김동진 선생이

약관 이십대에 만드신 노래입니다.

평생을 작곡에 전념하신 선생은 젊은 나이에 작곡한 이 곡이 특히 마음에 남으셨답니다.

그래서 선생의 나이 칠십을 바라보는 어느날 이곡의 작사자인 이은상 선생을

찾아가서 말씀하셨죠.

 

"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시를 지으신 <가고파>가 그렇게 좋습니다. 하여 후편을

만들고 싶으니, 더 늦기 전에 <가고파 후편>의 가사를 좀 써 주십시오"

 

그리하여 연세 팔십을 바라보는 노 문학가 이은상 선생께서 가사를 지어,

<가고파>가 처음 작곡된지 실로 사십여년만에 한국가곡사상 유례가 없는 가고파의 전,후편이

완성된 것입니다.

 

<가고파 후편>은 어린시절 바닷가에서 뛰놀던 동심의 세계에서 시작됩니다.

"썰물이 나면 게들과 달음박질 치고, 밀물이 들면 밤하늘의 별을 헤는..."

마치 동요처럼 경쾌한 가락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차츰 안단테의 차분하고

서정적인 단조로 접어들면서 세상일에 힘겹고 고단한, 작곡자의 서글픈 심사를 노래합니다.

그러나 곡은 중반 이후 다시금 알레그로의 장조로 바뀌면서 인생의 모든 고뇌를 극복하고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노 시인의 청정한 바램으로 장중하게 끝을 맺습니다.

전편의 테마가 간간이 스며들어 반복되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우리말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정겹게 배어있는 노랫말은 실로 인생을 관조하는 연륜의 노 작곡가와

작사가가 아니면 지어낼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집니다.

 

이 곡의 연주시간은 대략 전편이 3분, 후편이 5분으로 도합 8분이 소요되는,

한국가곡 으로서는 보기 드문 대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로 가톨릭 성가를 노래하는 합창단입니다만, 이처럼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한국가곡의 아름다운 서정성에 취해 보는것도 뜻깊은 일 아니겠습니까?

이 곡은 합창용으로 편곡된 악보도 있으므로 후일 배워보기로 하고 우선

가사의 뜻을 마음속에 새기며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 치고

물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 가 알아보나

내몫 옛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ㅡ,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 바다 물을 따라 나명 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 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까나 살까나

돌아가 알몸으로 깨끗이도 깨끗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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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http://amatus.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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