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어떤 추억, 어떤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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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용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1-03-14 조회수996 추천수10 반대(0) 신고

예전에 ..아마 98년으로 기억 됩니다.

우리 성가대의 피정 계획이 잡혀져서

그 내용을 봤더니 장소가 "대화성당"이라는 곳이었읍니다.

"대화성당"...

강원도 영동고속도로에서 장평으로 진입..한참을 가보니

그림같은 성당이 눈에 보입니다.

주임 신부님은 황인찬신부님으로 기억..아마도 별명이 있었는데..

그 별명은 부시맨이었습니다^^.

키도 작으시며 얼굴이 약간 검으시다고 신자들이 그렇게 별명을

붙이셨다며 환한 웃음을 지으셨던..신부님..

 

우리 성가단원들은 저녁에 피정을 마치고 (약 35명 참가)

그 다음날..(주일이죠)

미사 봉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모이는 신자수는 대략 100여명 정도,,외부에서 피정오신분들까지

합쳐도 약 130명 정도였습니다.

 

연령은 거의 50~60대의 초로인 할아버지,할머님들이 주류..

아니면 아주 어린 신자들이었고 젊은 분들은 다들 도회지로 떠나서

그야말로 썰렁한 기분이 도는 그런 성당 분위기 였습니다.

당연히 성가대는 없었지요..

 

우린 그 분들을 위해 국악미사곡을 준비 했습니다.

국악 반주를 전문으로 하는 우리소리 관현악단의 단원들 몇분이

같이 동참 해 주었구요.....

 

오랜 만에 그 작은 동네가 떠나 갈듯이 신명이 날 정도로

불렀고 또한 오랜 만에 성가대 목소리를 듣는 현지 신자 분들도

무척 좋아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후,, 떠나 올 무렵에 우리 만을 위한 피정이 있었지요..

황인찬신부님께서 조용히 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성당을 짓기 위해서 제가 한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처음엔 원주교구의 안면 있는 성당등을 다니시며

지원을 협조 하셨답니다..그러나 아무리 말씀을 잘하고 마음에 우러나오는 감동을

드릴려고 하였지만...모금액은 기대에 못 미쳤죠...

신부님께선 수없이 주님께 기도 드리고 도와 달라고 하셨답니다.

그때 주님께서는 이런 응답을 내리셨답니다.

"온 몸을 바쳐라.너의 마음을 다 바쳐라"

 

신부님에게는 한가지 잘하시것이 있었답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펜플릇이라는 악기 였습니다

남미 아메리카인디오들이 잘 부르는 악기이죠..

(팝송중에 "엘콘도르 파사" 라는 곡,,아시죠?)

 

신자들에게 말씀보다는 그 악기를 2절까지 부르고 홀로 독창으로3절을 불르셨답니다.

(성가책에 나옵니다만 몇번인지는 제가 기억이 잘 안납니다.)

모인 신자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눈물을 흘리시곤...

..당연히 주님의 뜻대로 돈은 모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곤 저희에게도 똑 같이 펜플릇을 꺼내 드시더니

홀로 독주와 독창을 하셨던 것이었습니다.

 

그때의 대화성당에서 받았던 감동과 기쁨은....

뭐라고 표현 할 수가 없읍니다.

이 세상의 어떤 음악보다,,이 세상의 어떤 악기보다...

이 세상의 어떤 목소리보다...

가장 훌륭했고 가장 좋았습니다.다들 눈물을 흘렸습니다.

왜냐하면..그 음악에서 우린 분명 주님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 것은..신부님께서 불러야 하는 그 목적이 너무나 뚜렸했고

또한 너무나 거침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유가 없었습니다.

노래를 전문(?)으로 하는 우리 성가단,,누구하나도

신부님보다 더..잘 부른다고 애기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음악은 이 세상 모두를 기쁘게도,,슬프게도 할 수 있는

마술과도 같은 것이죠...

 

성가 가족여러분.

작은 기쁨들이 모여 큰 기쁨을 이루 듯..

작은 목소리이지만..서로의 마음이 합쳐지고

한 목소리로 불러질때..그리고 불러야 하는 그 이유가

뚜렸할 때..진정..주님께서 원하시는..신자들이 원하는

천상의 목소리로 들려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가 가족여러분...

가톨릭에서의 성가단에 대한 지원은 타 종교(특히 개신교..)에 비해

열악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맨 몸으로,맨손으로 대 역사를 일군 대화성당의 황인찬신부님처럼

작은 품 속에 감춰두었던 자기만의 펜플릇을 꺼낼 수 있다면..

우린 그렇게 실망하지도 체념하지도 불편 함을 느끼지도 않아도 될 것 같군요..

 

힘내세요..성가 가족여러분...!!

 

황인찬 베네딕또 신부님입니다..

 

감사합니다.http://amatus.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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