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분당요한성당 음악회 참관기 | |||
---|---|---|---|---|
이전글 | [안내] "악보및 감상실" 사용법 | |||
다음글 | 김건정음악칼럼...열한번째마당 | |||
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06-10 | 조회수1,394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분당 요한성당 음악회 참관기
날씨가 가물어서 식물도 사람도 몹시 힘듭니다. 옛 날 같으면 임금이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하여, 근신하고 친히 기우제를 지냈다는데..... 힘들고 지친 때에는 시원한 물줄기 같은 음악이, 특히 하느님을 찬미하는 음악이 좋지요.
2001년 6월 9일 , 토요일 저녁.... 오늘 수원교구 성남시 분당에 있는 요한성당에서 다채로운 음악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저는 이 번이 네 번째입니다.
한 번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봄에, 하도 크게 잘짓는 성당이라고 하여 견학차 가서 미사참례했고, 그 다음엔 파이프오르간 준공기념 연주회에, 그리고 이종철 신부님의 순교자 현양 마당극 공연을 보러 가 보았습니다. 이 번에 가서 보니 내부가 완공되어 정말로 지극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성당이 되었습니다. 주임신부님과 신자들이 큰 일을 이루었다고 하겠습니다.
규모가 동양 최대 성당이라고 하는데 여러면에서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신자 수가 약 1만 6천 명으로 서울 명동성당을 추월하였고 요즘도 늘어나는 전입자로 인하여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듯합니다.
파이프 오르간도 국내 세 번째로 큰 대형(파이프 수 5,134개, 4단건반, 65스톱) 이며 성당에 설치된것으로는 동양최대! 게다가 별도의 연주대(콘솔) 2대... 내부도 화강암과 목재 재질이라 소리 울림이 좋습니다. 잔향이 약 2.2초.... 이런것을 표현할 때 환상적이라고 하지요.
성전은 지상, 지하 합하여 10층 규모로 건평이 약 6천 평에 이르고 빼어난 로마네스크 양식은 멀리서도 무슨 궁전같이 보입니다.
대성당 좌석 수는 약 2,600석이며 전면 십자가상은 금 빛 찬란한 부활상이고요. 소 성당도 약 600석이니 웬만한 본당 보다 큽니다. 성당이 크기만 하다고 좋기야 하겠습니까? 신자들 여러단체가 쓸모 있어야 하고 신앙, 선교, 친교의 장이 되어야지요...
분당 요한 성당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현실화 시켜 나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음악부"를 독립시키고 전임 음악감독을 두고 있습니다. 지방의 교구 중 음악 감독이 없는 교구도 많은데 본당 단위에서 음악 감독을 운영하는 것은 본당 재정상태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개를 하다보니 마치 요한 성당 칭찬만 한 것 같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올 해로 2회째인 음악회는 본당 주임신부님 회갑 기념을 겸 하여 개최되었다. 저녁 8시10분부터 9시 50분 까지 약 900 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청중 수가 900 명이면 적은 수 가 아닌데 워낙 큰 성당이다 보니 1층은 거의 반 정도, 2층은 텅- 빈 상태이다. 일찍 가서 사람이 없는 시간에 성가대 연습하는 것을 들어 보았다. 1층에서 들을 때 보다 2층에서 듣는 것이 훨씬 울림이 크고 좋다. 그래서 2층 뒷 좌석에서 관람하기로 했다.
오늘 음악회를 연출한 음악감독은 러시아에서 종교음악을 공부하고 온 김종기(프란치스코) 형제이다. 젊은 사람인데 머리 모양이 그림에서 보던 헨델을 닮았다. 연주 순서대로 간략히 청취 소감을 나누기로 한다.
1. 오르간 독주: 한경숙 그라시아 Chorale No.3 in A minor ----- Cesar Franck 은 빛 찬란한 오르간 파이프가 제대 좌우에 설치되어 특이하다. 연주대도 우측 파이프 밑에 있어서 어느 위치에서나 연주 모습이 잘 보인다(연주자의 뒷 모습을 보게 됨) 곡은 모르지만 소리가 살아서 전 공간에 꽉 차게 전해 오는 것 같다.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을 보다가 제대 앞에 갖다 놓은 그랜드 피아노를 보니 작은 장난감 처럼 보인다.
2.셈프레 청년 성가대 합창: 지휘 이석배 남자 7명, 여자 8명의 중창단 규모. 청년성가대로서는 작은 규모가 아닌데 성당 공간이 워낙 크다보니 약한 듯 느껴진다. 15명이 혼성 4부로 부르니 소프라노 4명으로는 아무래도 힘이 달리는 형상이다. 그러나... 청년들은 성당의 미래를 담보하는 보배들인 것을! 그렇게 보면 기특하다.
피아노 반주를 하니 통-통 거리는 소리가 피아노 주위에서 맴도는 듯 하다. 연주곡은 ,
야훼는 나의 목자----바하 꽂 밭에서 --------임형민 편곡 음악은 항상 내 곁에-죤 루터
3.기타 독주: 클래식 기타리스트 권대순씨가 우리 귀에 익은 영화주제가 등 4곡 연주.
4.상뚜스 여성성가대 합창:지휘 김종기 Cantate Domino----J. Cruger 곡과 Hasler 곡을 무반주로 연주 O Sacrum Convivium--G. Croce 여성 30명이 3성부로 잘 부른다. 빨간 드레스도 화려하다. 무리하지 않고 화성 위주로 빠른 듯한 템포로 엮어나간다. 다만 무반주로 시작하다가 음이 틀려 다시 시작하고 수습이 안되는지 피아노로 3화음을 쳐 준 음을 듣고 노래하는 촌 극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서울 유명 합창단에서도 흔히 있다. 지휘자의 과욕인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피아노나 소리 굽쇠로 음을 확인하고 부른다고 해서 체면이 깍이는 것도 아닌데...]
5.실내악:지휘 김종기 어린이와 엄마 그룹 30명의 연주....모두 현악기인 것이 이채롭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불 베이스....초/중/고 학생과 엄마들의 합주라서 보기에 좋다. 연주 곡이야 아무러면 어떠리....
Rumanian Raphsody 와 Bach At the Double을 약 9분간 열연!
6. 풍물패: 운우풍뢰 12명의 청장년이 4물을 신명나게 두들긴다. 덩-덩 덩더궁! 도 있고 연주 소리 보다 고수들이 흥이나서 몸을 흔들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이 동화되어. 신나는 것 같다.
7. 글로리아 성가대:지휘 김종기 오늘의 하이라이트 무대이다. 51명의 장년 혼성 성가대이다. 이 중 19명이 남자이고 이 중 8명이 테너, 11명이 베이스이니 구성은 그런대로 괜찮다. 흰 바탕에 십자가가 그려진 단복도 좋다.
빨레스트리나의 MISSA BREBIS 이다. 미사곡으로는 특별히 어려운 곡이 아니고 소화하기 좋은 모테트이다. 반주없이 지휘자가 첫 음 잡아 주고 연주!
4성부가 뚜렸하고 발음도 좋다. [어떤 연주회에 가 보면 Miserere를 미제레레로 고집하는데 이해할 수 없다] 템포도 적당하고 악상변화가 있고, 소리도 맑다. 발성을 많이 한 듯.... 다만, 테너 8명의 음색이 안 모아졌고 아뉴스데이에서 또 첫 음을 잘 못 잡아 다시 시작한다. 연주 첫 곡에서는 흔히 그런 수가 있다고 했지만 연주 중에 그런 것은 의아하다.
마지막 앙콜 곡으로 헨델의 할렐루야가 불리었다. 모처럼 파이프 오르간이 함께 힘을 실었다. 그런데 가사가 원래의 영어가 아니고 라틴어 이다. 이례적인 시도이다.
할렐루야-->알렐루야 로 바꾸어 부르니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고,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 왕의 왕(King of Kings)-->알렐루야
이렇게 바꾸다 보니 악센트가 안 맞게되었다. 알렐루야에서 "야" 발음이 강조되게 된다. [한글판을 가톨릭적으로 바꾸어 불렀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 분당 요한 성당의 음악회는 성대하고 잘 - 끝났다. 적절한 투자와 관심으로 성음악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으로 보고 싶다.
주임신부님이 인사말에서 언급했듯이 음악 연주의 3요소, 연주자, 관객, 그리고 장소 가 중요하다. 좋은 장소에서 좋은 연주를 했다. 그러나 관객은 이에 따르지 못한 듯하다.
미사곡은 전체를 한 곡으로 본다. 그런데....기리에 끝나고 박수!! 글리리아 끝나고 또 박수!!....심지어 쌍뚜스에 이어지는 베네딕뚜스 앞에서도 박수!! 원래 쌍뚜스와 베네딕뚜스는 이어서 부른다. 더구나 베네딕 뚜스는 소프라노 독창 과 앨토 독창에 이어 테너 독창으로 3중창을 이루는 조용한 부분이 아닌가?
미리 관객에게 공지를 했었으면...하는 부분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렇게 잔향이 길고 좋은 성당에서 성급한 박수소리 때문에 그 맛을 만끽하지 못 한 아쉬움이 있다.
오늘 음악회가 정식 연주회가 아니고 지역 주민과 신자들의 축제 마당이라면 상관 없는 일이긴 하다. 이 음악회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데 수고하신 사목협의회 여러분과 음악 감독님께 감사 드립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