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울바우]연주회 소감/회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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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06-23 | 조회수858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남성합창단 울바우 연주회 소감/회고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뭄이라고 양수기 보내기 운동을 펼치더니 곧 수재 의연금 내게 생겼습니다. 인간이 어찌 내일 일을 알겠습니까?
지난 6월 21일(목) 저녁 7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 홀에서는 예고한대로 가톨릭 남성합창단 [울바우]의 연주가 있었습니다[#2755 참조]
합창단(성가대)이라면 우리나라에 수 천개입니다만 우리 교회에 남성합창단은 서울, 인천 등에 몇 개 밖에 없습니다. 울바우는 울리는 바위, 또는 남정네 라는 우리말입니다.
연주 후 하루가 지나도록 아무도 참관기를 올리지 않으므로 역사 기록 차원에서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며 느낀 소감을 솔직하고 냉철하게 좀 하겠습니다.
1. 청중 동원면에서는 대박이 터졌다. KBS 홀은 좌석이 2층까지 약 1,800석이다 그런데 거짓말 처럼....다 찼다. 공식적으로 좌석표를 1,607매 배정했고 나중에는 좌석표가 부족하여 100 여명을 그냥 들여보냈다. 무대에 서고 보니 2층까지 꽉 ! 차서 힘이 솟는 듯 했다.. 재 작년 (1999.12.16) 에는 수능 시험일과 겹쳐서 2층은 텅 비었는데 이 번에는 거의 만석! 교회합창단 연주에 이렇게 많은 청중이 몰린 것은 매우 드문일이다. 신부님과 수녀님들도 많이 오셨다. 교통이 불편한 위치임에도 21년의 역사를 가진 남성합창단의 위상을 보는 듯 하다.
2. 출연 단원은 이 시대의 아빠들(31세-62세/평균 약50세) 42명과 지휘자 그리고 반주자 및 코리아 필 앙상불 10 명이 협연했다. 지휘자 이상호, 반주 이시아 ... 모두 아마추어 이지만 수준급이다..
제1부는 시작 전에 커튼을 내린 상태에서 아베마리아(라틴어, 성가책 274번)을 은은하게 불러서 청중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시작을 알렸고 한국 초연인 라틴어 미사곡 "MASS in honor of our Lady(성모미사 곡)"을 연주했다. 악보를 거의 다 외워서 지휘집중도가 높았다고 본다.
3. 청중의 수준이 매우 높아서 미사곡 연주중 박수 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찬조출연(가톨릭 여성 중창단 6인조)과 3부 일반 곡 연주 때마다 우레와 같은 격려 박수가 이어졌다. 앙콜 곡으로 Gaudeamus 와 가곡 꽃 밭에서를 청중과 함께 불렀다.
4. 울바우 합창단은 반주 악기에 신경을 쓰는 합창단이다. 비용이 좀 들더라도 오르간과 피아노를 준비하여 곡에 따라 선별해서 쓴다. (미사곡은 무조건 오르간). 이 번에는 코리아 필 오케스트라 단원 중 앙상불을 구성하여 곡에 날개를 달았다. 코리아 필 지휘자(박재광 교수)의 조언대로 4 바이올린, 2 비올라, 1 오보에, 1 첼로, 1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1 팀파니의 구성이었다. [기악 반주를 위하여 별도의 편곡을 했다].
5. 제3부에서 포레의 리베라메 같은 성가도 있고 반달, 고추 먹고 맴맴 같은 동요 메들리도 있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연출했다. 곡 중 선창/독창은 외부 도움 없이 단원이 훌륭하게 맡아 잘- 불렀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책(1998년 판) "교회 전례음악" 236쪽에 보면 (6)항 반주의 문제, 오르간과 악단 이라는 글이 있다. 전문가 그룹인 오케스트라와 협연시 합동 연습 부족으로 인하여 호흡 맞추기가 어렵다는 대목이 있다.
이 번에 그 사실이 입증되 듯 했다. 합동 연습을 두 번 (연주 1일 전, 당일)밖에 못하고 무대에 서니 잘 맞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단원 개개인의 연주 능력이 우수해도 합창단과의 충분한 연습은 필수적이다.(합창단은 일년 전부터 연습을 했다).
-미사곡 중 쌍뚜스는 전주 없이 베이스가 먼저 나와줘야 바리톤, 제 2테너, 제 1테너 순으로 한 마디 간격으로 나오는 재미있는 곡인데 .....베이스 일부 단원들이 첫 음을 못 잡아서 멈칫, 하고 제 때에 못 나와서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연주하지 못했다. 다행히 일곱 번째 마디에 쉼표가 있어서 위기가 수습되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지휘자님 등골에 식은 땀이 흘렀을 듯...)
7. 교훈 -절대 음감이 좋은 합창단이라도 전주 없이 무대에서 첫 음을 정확히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약하게라도 첫 음을 주고 나가는 것이 낫다. 성가 경연대회가 아닌 한 공연히 위험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
-악보 암기를 위하여 마지막 연습 때는 악보를 안보고 불렀다. 연주 때는 보면대에 악보를 놓고 불렀지만 이 방법은 단원들에게 자극도 되고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악보는 총 103 쪽에 달하는 적지 않은 분량임)
-좋은 음악을 연주하는 합창단이라는 소문이 나면 청중이 많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느꼈다.
이 연주를 위하여 특별회원과 일반회원으로 성원해 주신 은인 모두와 협찬을 해주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대전(군종교구 삼위일체 성가대)을 비롯한 먼 곳에서 와 주신분 들께 특별한 경의를 표 합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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