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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자는 다 그래]와 [남성합창 축제]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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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18 조회수1,247 추천수7 반대(0) 신고

광복절의 음악회 두 무대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다물도 춤을 춘다!......

미사 전 후에 이 노래 부른 성당이 적지 않을 듯 합니다.

 

인간에게 인권이 중요하듯이 국가에 주권이 필수적입니다.

요즘 미운짓을 골라서 하는 일본 정치인들을 봐서는 하느님의 징벌이 없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8월15일은

한국인에게는 광복절이고,

한국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 개통일이고(1974)

육영수 여사가 흉탄에 맞아 돌아가신 날이며     (1974)

개인적으로는 약혼기념일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톨릭 신앙인들에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의 의미가 크지요.  

 

이 뜻깊은 광복절에 음악회 두 곳에 가 본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음악회 1

 

서울 정동 극장 오후 1시, 청소년 오페라 무대 "사랑내기" 원제"Cosi fan tutte"/모짜르트 곡. 이 곡은 희극 오페라로 "여자는 다 그래" 라고 이름 지었듯이 폭소를 자아내며 오페라의 맛을 볼 수 있는 교육적 무대였다.

 

지휘는 주성열(미카엘)씨이다. 대건합창단 및 잠원동 성당 파티마 성가대 지휘자이다.

객석 약 400석의 작은 규모이듯이 오케스트라 역할은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해 낸다.

출연자는 남자 셋, 여자 셋이다. 모두 젊은 솔리스트로서 신선해서 좋다. 우리말 표현도 코믹하다(남자가 여자에게:내가 군대에 간다고 고무신 거꾸로 신지마!.....결국 고무신 거꾸로 신고 다른 남자에게 속아서 갔다가 돌아오는 사필귀정? 스토리...).

 

독창, 2중창, 3중창, 혼성4중창,5중창 그리고 6중창까지 있는데 마치 수 십명의 합창단이

연기와 노래를 하는 것 같다. 지휘자도 지휘 폼이 진지하기 그지 없다.

관중은 초, 중등 학생이 거의 모두이고 나는 교장 선생님 처럼 보일정도였다.

약 두 시간, 오페라의 맛을 값싸게, 오붓하게 감상했다.

18(토)일과 19(일)일, 오후 1시와 4시 공연이 마지막이다. 데리고 갈 아이들이 없으면 어른만이라도 가 볼만하다.

참 재미있다.

 

음악회 2

 

서울 예술의 전당 저녁 7시 30분, 전국 일반 합창연합회 합창 페스티발이 있었다.

이름하여 콰이어링 "ChoirRing 2001" 이다.

13일 월요일에는 여성합창이 있었고 오늘은 남성합창단 순서이다.

 

출연팀은

-숭실 OB남성합창단    출연자 40명 지휘 이호중

-큰 빛 남성코랄       출연자 48명 지휘 권승수

-소망 여성합창단(찬조)출연자 27명 지휘 전소녀

-한국 기독 남성합창단 출연자 27명 지휘 이원용

-코리아 남성합창단    출연자 38명 지휘 윤종일

 

특이한 것은 개막축하곡으로 남성합창단 전체가 Gaudeamus Igitur를 합창했다.

이 노래는 독일 민요로 되어있는데 대학생 축제음악이다.

 

(우리가 젊기 때문에) 즐거워하자! 먹고 마시고 놀자...그런 노래이다.

 

우리 노래로 비유하면,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그런 노래말이므로

힘차게, 신나게 불러야 맛이 난다. 그런데...들어보니 우리말 가사인데,

 

"주님사랑 나누세.....함께 찬양드리세..." 하고 젊잖게 나온다.

나는 갑자기 멍....해졌다. 이런 노래를 찬송가로 변형시켜 쓰는 개신교인들의 순발력? 이

놀랍기도 하고....2절은 원어대로 라틴어로 부르기는 했는데 ...원곡과는 거리가 먼...노래가 되었다.

 

개막 노래에서 분위기를 읽을수 있듯이 이 합창제는 개신교 합창단 축제 성격이 완연했다.

사실 숭실은 유서 깊은 개신교 학교이고 큰빛 코랄은 대광고교, 소망 여성은 미자립교회에 찬양성가 지원을 하는

합창단이며 한국, 코리아도 모두 사실상 개신교 합창단이다. 찬조출연한  소망 여성 합창단은 톡톡 튀는 지휘자가

씨스터 액트를 연상케 한다.

음악회에 개신교든 가톨릭이든 불교든 상관은 없다.

그러나 레퍼토리가 거의 모두 한국 곡이든 외국 곡이든 찬송가라는데 문제가 있다.

 

다행히 숭실OB 남성합창단 지휘자는 이호중(라파엘)형제이기에 그레고리오 성가와

성모승천 대축일에 걸맞는 아베 마리아  두 곡, 그리고 쟝 라신느의 찬가, 마지막으로 김영자 수녀의

평화의 기도를 불러서 가톨릭 전례음악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

더욱이 아까펠라에 카운터 테너(김세진)의 곱고, 높고, 깊은 소리는 압권이었다.

그 어느 합창단도 엄두를 못 내던 시도라고 본다.

 

큰 빛 남성코랄이 구노의, 두 번째 미사곡" Deuxieme Mess..."를 연주해서 이채로왔다.

남성4부 합창곡인 이 곡은 2년 전 서울 KBS 홀에서 가톨릭 남성합창단 울바우이 초연한 곡이다

미사곡 중 글로리아, 오살루따리스, 아뉴스 데이를 연주했는데 미사곡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음악으로만 연주한 까닭에 신비스로운 맛을 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템포의 해석이

가톨릭적이 아니므로....글로리아는  첫 음부터 멜로디가 높은(파)음으로 힘차고 장엄한 부분인데  조를 바꿨는지

덜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강하게 나올 부분이 강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잘 진행되고, 깔끔한 복장, 훈련된 무대매너와 화음 다 좋다.

합창단 별로 색갈이 다른 장르의 곡을 골라 관객에게 재미를 주었다.

.

이 합창제에 이호중씨가 없었다면 100% 개신교풍의 찬송가 축제가 될 뻔했기에

그가 고맙기도 하고 그를 따라준 합창단(거의 개신교 신자)이 더 고맙게 느껴진다.

종교음악의 뿌리에 무슨 가톨릭, 개신교 차이가 있으랴! 모두 다... 인간이 갈라 놓은것이리니.....

 

광복절에 좋은 음악회에 다녀온 소감이었습니다. 샬롬!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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