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뚝배기 같은 사랑을 보내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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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남진 | 작성일2001-09-14 | 조회수829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요즘 웬만한 기사들은 지면을 뜷고 들어가기 힘든때이다. 그러나 최근 추기경님의 사제수품 50주년을 맞아 언론사 종교담당 기자들과 오랜만에 가진 인터뷰는 엄청난 비극적인 기사들속에서 용케 살아나서 생명의 메시지를 던져 주며 눈길을 끈다.
어떤 기자는 "추기경님의 어깨가 가냘프게 느껴진다 "며 "아직도 우리사회와 국민들은 그의 어깨에 기대고 싶어한다"고 추기경님의 노쇠해지심을 슬퍼했다. 어떤 기자는 "나는 용기도 없었고 착한 사람도 아니었다"고 꾸밈없이 고백한 추기경님의 말씀을 첫머리에 내세우며 기사를 썼다. 그 많은 기사들을 보며 나는 그들의 추기경님께 대한 존경과 진한 사랑을 읽었다.
오늘 명동성당에서 있은 김수환추기경님의 사제수품 50주년및 팔순기념 미사에 참석했다. 추기경님은 50년전 대구에서 서품을 받으셨다고 했다. 십자가현양축일 (9월14일),성모님 통고 기념일(9월15일)과 김대건신부님이 순교하신 9월16일이 가까이 있는 날을 잡아서 1951년 9월15일에 사제가 되셨다고 했다.
오늘 미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메웠다.
질곡의 우리 현대사에서 만약 추기경님이 안 계셨다면? 그리고 명동성당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여기까지 살아왔을까를 생각하는 많은사람들이 모였고 군사 독재에 맞서 서울대교구장으로 버텨 내신 현장에서 추기경님은 뜻깊은 미사를 집전하셨다.
정진석서울대교구장님은 강론에서 추기경님께 반백년 사목 활동을 해 오실수 있었던 것을 축하드렸다. 전임 서울대교구장이셨던 추기경님이 서울대교구를 세계 수준의 교구로 발전시켰고 7,80년대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올곧게 헌신 해오셔서 존경받을 어른이 적은 우리사회에서 존경을 받고 계시다며 건강하시어 오래 오래 우리의 등불이 되어 주실것을 기원하셨다.
추기경님은 힘 있고 울림있는 목소리로 미사를 봉헌 하셨다. 이날 미사가 끝나고 있는 축하식에서는 참으로 특별한 축사가 있었다. 그것은 추기경님과 사이버로 편지를 주고 받았던 불광동성당의 주일학교 교사 김희정아네스 자매님이 뽑혀서 한 축하의 인사이다. 그는 건강을 염려하는 의사의 권유로 추기경님이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 추기경님의 홈페이지에서 글을 멈추기전까지 가장 여러번 사랑의 편지를 나눴다며 그날 처음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추기경님이 자신을 할아버지라 낮추시고 손녀딸에게 이르듯 편지를 주신 인연을 밝히고 추기경님이 건강하시어 언제나 사제들과 신자들의 중심이 되어 주실것을 청했다. 또한 우리 신자들이 추기경님께 바치는 사랑은 쉽게 달아올랐다가 허무하게 식어버리는 냄비같은 사랑이 아니라 은근히 닳아 쉽게 식어지지않는 ’뚝배기 같은 사랑’이라며 보이지않는 수많은 신자들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그리고 혜화동 근처에만 가면 할아버지가 계신 동네라서 마음이 따뜻해졌고 추기경님 같은분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할 수 있었다며 "이 사랑 영원할 것 "을 다짐했다. 그 자매가 소박하게 이야기 할 때, 널리 존경받는 사회의 스승, 큰 어른을 목자로 모신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끼며 나와 많은 이들은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추기경님은 주교님들이 팔순 선물로 주신 촛대와 초를 기뻐하셨다. 그 기쁨에서 마지막까지 자신을 녹여 우리 사회를 비추며 예수님이 가신 길을 따르겠다는 마음을 알수 있었다.
* 이날 미사에 이은 축하식에서 성가대는 최민순신부 작사 이문근신부 작곡의 ’추기경 서임 축가’를 연주했다. 김수환추기경님이 서울대교구장이 되신 다음해인 1969년 4월 28일 교황 바오로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받아 한국교회 최초의 추기경을 모시게 된 때, 한국 교회의 흥분과 기쁨을 담뿍 담아 작곡한 아름다운 합창곡이었다. 32년만에 다시 울리는 그 곡을 들으며 두분의 명콤비를 이을 교회음악가가 왜 다시 나오지 않는가 ? 아쉬움이 되살아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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