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STABAT MATER]감동과 눈물의 사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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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09-16 | 조회수1,460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아베 마리아, 오라 쁘로 노비스! (성모 마리아, 우리 위해 빌어주소서)
한국인은 다정다감한 민족이다.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운다. 그러나 고생으로 점철된 지나날을 생각할 때의 눈물은 짜지 않고 달며 환희이다.
2001년 9월15일 저녁 8시.... 서울 당산동 성당에서는 이례적인 음악회가 있었다. 본당 성가대도 아니고, 교회 전문 합창단도 아닌, 그렇다고 인근 자매 결연 학교도 아닌, 인천 부천의 소명 여자 중학교 합창단이 수 백명의 성음악 애호가들의 가슴을 뭉쿨하고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 날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을 맞이하여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 협회가 주최하고 대구 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 뜨리니따스 성음악 연구회, 숭실 OB 합창단이 후원하는 묵상 음악회가 연주되었는데......
소명여중 "세라핌합창단"은 총 70명으로 구성되었다. 지휘자는 위 학교 음악 선생님인 이호중 형제이다. 성음악에 관한 한, 옆을 돌아보지 않는 돌부처 같은 사나이이다. 오늘 따라 더욱 열정적에 지휘를 했다.
흔히 STABAT MATER라고 하는 이 곡은 매우 유명한 부속가이다. 즉 알렐루야에 부속된 찬미가인데 중세 때 약 5천개의 곡이 있었다지만 모두 정비되고 지금은 일년 중 네 번, 즉 부활대축일, 성령강림대축일, 그리스도 성체와 성혈대축일, 그리고 바로 오늘 부르는 곡이다. 3행시 20절의 이 시는 여러사람이 작곡을 했지만 페르골레시(1710-1736)의 곡이 유명하다.
프로그람을 보면..........
ORGAN 양수진------------멘델스죤의 소나타 작품65-1악장
숭실 OB 남성합창단 -아베 마리아 그레고리오 성가+아르카델트곡 -아베 마리아 카치니 곡 -삐에 예수 웨버
숭실합창단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남성합창단이다. 이호중형제가 지휘를 맡은 이후 선곡에서 가톨릭적인 곡을 많이 연주하고 있는데 오늘 매우 좋은 연주를 했다. 늘 그렇듯이 소리의 절제를 통하여 피아노 효과를 잘 내고 여러 번의 연주기회로 자신감이 있다.
오늘 이 23명의 멋쟁이 오빠를 뒤에(백 코러스로) 세우고 곡 중 독창을 한 신데렐라가 있으니... 이름도 예쁜 이기쁨 이라는 중학생이다. 호흡을 좀더 키우면 훌륭한 성악가가 되겠다.
이어서 이 날 입당송과 부속가가 그레고리오 성가 교창으로 불리었다. 한 없이 조용하고 경건하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원이나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원 본원에나 가야 들어 볼 수 있는 분위기의 전례성가이다.
본론에 들어가면....
STABAT MATER Dolorosa 로부터 시작하여 Quanto corpus morietur. Amen 으로 끝날 때 까지 약 45분간 청중은 숨을 죽였다.
67명의 합창단은 교복을 입었다. 세련된 학생복이다. 여성 3부인데 비브라토가 전혀 없는 소리인데다가 잘 다듬어졌고,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리만치 소리를 줄이고 또 줄였다.
독창자인 소프라노 이보나... 참 좋은 재능을 가졌다. 예전에 날렸던 대우합창단의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데 눈을 뜨고 들으면 이보나 소리이고, 눈을 감고 들으면 조수미의 노래소리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앨토 독창자인 메조 소프라노 권소현... 숨어 있던 진주이다. 이 곡은 사실상 앨토 독창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 큼 중요하다. 보통사람들은 허스키 하다고 하는 음색인데 흔치 않은 소리이다.
위 두사람의 듀엣과 합창단의 열창은 근래에 보기 드문 연주였다. 이런 대곡을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암보로 , 라틴어로 부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곧 풀렸다.
노래 도중 두 명이 현기증으로 무대를 떠났고 또 한 명은 고통과 싸우며 노래를 한다. 마지막, 아--메-ㄴ을 부를 때는 지휘자도 단원도 눈물 바다가 되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다든가?
이들은 중학생이다. 거의 1년 반을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니 지휘자의 눈빛만 봐도 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학교에서, 가정에서 적극 지원 했을까? 아닐 것이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합창단에서 빠지라는 압력이 왜 없었겠는가?
시간을 못 내어 지휘자와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먹든지, 걸르든지 하며 눈치를 보고 연습을 했을 것이다. 언제, 어느 무대에 선다는 기약도 없이...... 올 여름 또 얼마나 무더웠던가? 시원한 음료라도 마셔가며 연습했는지.....미안한 마음 꼬리를 문다....
이렇게 어렵게 준비한 곡을 서울의 유수한 대성당에서 6백여 성음악인들을 모시고 성모님께 봉헌하는데 어찌 감동이 없겠는가? 마지막 곡 까지 성공적으로 다 부르고 나니 그동안의 서름과 고생이 보람이 있어서 가슴 북바쳐서 눈물이 솟구쳐 나오게 된 소이이다. 울면서 불러도 피치는 안 떨어지니 신기하다.
평소 돌부처(김빠뜨리시오 가 붙여준 별명)같은 지휘자 이호중형제도 감정을 못 이기고 청중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사나이 울긴 왜 울어?) 이를 본 청중도 감염이 되어? 가슴 뭉클.... 더러는 눈물 찔끔하며 박수로 답례...
세라핌 합창단 참으로 잘하고 수고 했다. 눈물 반, 땀 반으로 얼룩진 얼굴이지만 천사가 따로 있나? 그러고 보니 합창단 이름인 세라핌은 천사 이름이다.
앙콜곡으로 그 유명한 말롯데의 주님의 기도를 불렀다. 원문(영어)가사이다. 전례를 아는 지휘자이다. 그 누구도 시비할 수 없지 않은가? 마지막 아-멘 부분은 정말이지...작품이다.
[영산아트홀에서 어느 시립합창단 프로그람을 보니....예술의 전당에서 곧 정기연주회를 하는데...미사곡 소개에 " Kyrie/긍휼히 여기사" 이다. 공식 번역으로 "자비송" 이 엄연히 있는데 이런식으로 번역해 쓰는 음악인(종교 불문하고)은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정한 공식용어를 무시하는 것이 된다. 가톨릭에서는 전례를 위하여 음악을 이용한다. 음악을 위하여 전례를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소명여중 세라핌 합창단은 그 이름을 대대로 소중히 지켜 나아가기 바랍니다. 10년 후 음악을 공부한 사람들이 모여서 "소명 OB 합창단"을 만들어 다시 만납시다!
지휘자, 반주자, 독창자,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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